가을비 오시는 날

2013년 9월 25일

가을비 오시는 날을 습자지 같은 눈시울로 바라봅니다. 이런 날은 조금 앓아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당신은 오랜 음성의 무게와 기억으로 내 이마를 어루만지시겠지요. 옛 편지 아직 푸르고 무성하여 내겐 돌아갈 상처가 이토록 환합니다. 물이파리에 든 송사리처럼 절룩거리며 나는 어디로든 흘러가 앓아내고야 말 것 같습니다. 눈을 감고도 당신의 먼 자리에 깃들여 한 계절을 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지금 어느 빗방울 아래 우산 없는 나날을 건너가고 계신가요. 어느 음악의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나오고 계신가요. 나는 아직도 비 내리는 시절에 갇혀 어떤 슬픔의 문장에도 귀 기울이지 못 하겠습니다. 당신의 부재가 남겨 둔 자리 너무 깊어서 빗소리조차 여기에 닿지 않습니다. 당신의 자리 내게 늘 그런 것이었습니다.

가을비 오시는 날을 습자지 같은 눈시울로 바라봅니다. 이런 날은 조금 앓아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앓아서 남김 없이 비의 육신으로 흩어져 가을가을 고통으로 스러져 가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머나먼 당신,

친구 페이스북 담벼락에서 발견한 인용글.

그닥 내 취향은 아니지만 오랫만에 접하네 이런 글.

딱 오늘 같은 날이 아닐까? 감성지수 200. 이런 글, 이 가을에 위험하다.  ^^

어느 분의 어떤 글인지 궁금해진다.

               Rainy Str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