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밟고

가을을 밟고

가을을 밟고

 

이 길,

그저 검기만 했었는데.

밤새 그리고 종일 가을 잎이 내렸다.

이 길,

그저 까맣던 이 길.

고운 빛으로 단장하면 할수록

나무는 점점 헐벗어 간다.

시간이 흘러

포근포근 새 옷갈아 입을 때 까지

나무는 그렇게 흔들리고 서 있다.

 

뺏겼다기엔 미련 없이 떨궈낸

그 아름다운 가을 옷자락.

차마 밟을 수 없어 살포시 발을 대어본다.

이 고운 빛 땅으로 들어가

돌아오는 봄이면 꽃으로 다시 보겠지.

 

그래도 어쩌나.

가는 가을 아쉬운 것을.

이렇게 두 발로 즈려 밟은 채

잎으로 남아 떨어진 가을을 떠나 보낸다.

 

잎새는 어느새 바람에 날려 다시 돌아온다.

그리곤 쌓인다.

나무에, 내 어깨에, 그리고 이 길에.

하얗게.

난 이렇게 서 있다.

가을을 밟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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