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을 보고 오다

2008년 8월 11일

휴가의 마지막 날을 아쉬워 하는 두 분을 위해 아침 서둘러 먹고 조조로 놈놈놈을 보다. 
세가지 색의 남자들을 보는 재미 쏠쏠했으나, 딸과 입을 모은 한 마디. “송강호 없었음 어쩔뻔 했니?”
아무리 멋지고 간지나는 남자들이 온갖 폼을  다 잰다 해도 무엇하리.  몽골리안의 전형으로 보이는 송강호 아저씨가 없었음  이영화는 말짱 꽝일뻔 했던 것을. 

만주를 너무 심각하게 다루지 않은 것도 좋았다. 세상엔 나라 팔아먹은 놈도 있고, 그런 놈들 등쳐먹는 놈들도 있으며, 와중에도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시민들도 있다. 물론 독립운동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 점에서 이병헌에게 당하던 육곳간 아저씨가 왜 그리 친근하게 느껴지던지. 난 그저 하루하루 꿋꿋이 살아가는 소시민이었던게야. 

영화를 보면서 첨 들었던 생각은 ‘누가 나쁜 놈, 좋은 놈, 이상한 놈일까?’하는 것이었다. 
나쁜 놈은 금방 결정났다.   마적단 박창이. 잭 스패로우와 흡사한 검은 아이라인으로 싸이코패스적인 향기를 풀풀 날리며 잔인스런 짓을 해대는  박창이 때문에 울 막내가 15금에 걸려 이 영화를 못보게 되었으니, 이 놈이 나쁜 놈이로고.
이상한 놈은 허허실실의 전법을 구사하는 떠벌이 윤태구. 핵전쟁이 나도 살아남는다는 바퀴벌레처럼 불멸의 생명력을 발휘하는 윤태구야 말로 정말 이상한 놈이다. 
그럼 좋은 놈은 말 달리며 장총을 권총 다루듯 쏴제끼는 박도원인겐가? 하기야 스텟슨 모자 깊숙이 눌러쓰고 코트자락 휘날리며 빙글빙글 장총 돌려주시는 저 모습이야말로 뭇 아낙의 눈을 즐겁게 하니 그것만으로도 착하기야하다. 
하지만 끝까지 영화를 보고나면 과연 누가 착하고 나쁘고 이상한 놈인가에 대한 생각은 바뀐다. 하기야 인간인 이상 어느 누가 끝까지 착하기만 하고 나쁘기만 할 것이며 늘 이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영화를 보고 결말이 허술하다느니,  엉성하다느니하는 말은 하지말자. 이 영화는 오락영화다. 그저 인디애나 존스나 다이하드 시리즈 보는 기분으로 보고 즐기면 된다. 오락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어쨌든 나로선 조조 4000원에 팝콘 러브콤보 6000원이 아깝지 않은 즐거운 영화였다. 

덤, 영화촬영장 뒷 이야기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