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채링크로스 84번지

2013년 6월 16일

 

어느 누구도 그 자체로서 온전한 하나의 섬은 아닐지니 무릇 인간이란 대륙의 한 조각이요, 또한 대양의 한 부분이어라. 한 줌 흙이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 땅은 또 그만큼 작아질지며, 작은 곶 하나가 그리 되어도, 그대 벗들이나 그대 자신의 영지가 그리되어도 마찬가지어라.

그 누구의 죽음이라 할지라도 나를 축소시키나니, 나란 인류 속에 포함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이를 알고저 사람을 보내지는 말지어다.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기에….

헤밍웨이가 인용한 이 구절은 사실 17세기 영국 시인 John Don이 쓴 설교문의 한 구절이다.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t, a part of the main. If a clod b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the less, as well as if a promontory were, as well as if a manor of thy friend’s or of thine own were.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어제부터 ‘채링크로스84번지’라는 책을 읽고 있다. 뉴욕에 살았던 한 방송작가와 런던 고서점 주인과의 편지 묶음이다. 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삶이란 우리의 생각 밖으로 무척 궁핍한 삶이었나보다. 고기도 주 1회 1인당 60그람씩 배급받고 달걀도 배급이 끊기기도 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한창 6.25동란 중이던 무렵인 1952년의 상황이다. 독일 재건에 돈을 들어 붓느라 우방인 영국을 굶주리게 해서 미국국민으로서 미안해 한다는 구절도 있다.

고서 한 권 값에 해당하는 당시 2.5불이 치과보철치료비의 1/50이란 구절도 나온다. 그때도 미국 의료비 부담은 대단했나보다.

이 글을 포스팅하며 다시 뒤적여본 책 ‘the Norton Anthology of English Literature’. 

 

3,4학년 시절, 원어민 선생님이 진행하는 영어강의를 들으며 반은 어리둥절한 채 지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단체로 갸우뚱 하는 모습이 강아지 같다고 했던 김영걸 선생님. 학기초 수업 시작과 동시에 학생들의 사진을 걷고 이름과 매치시켜 외우고, 각종 시청각자료를 활용해서 이해를 도왔으며 채점한 시험지는 학생들에게 나눠줘 이의가 있는지 늘 확인시킨 뒤 회수하고 학점을 매겼다. 채점은 빨간 볼펜으로 일일이 주석과 감상을 달아 놓아 우리들을 감동시켰다.

부전공 수업이었지만 가장 존경하는 교수를 꼽자면 난 늘 우리 전공이 아닌 영어교육과 교수인 김영걸 선생님을 첫째로 꼽는다. 지금은 은퇴하셨겠지만 늘 안부가 궁금하다. 페이스북이라도 하시려나. ㅎㅎ

강의는 영어, 교재도 영어. 한글이라고는 귀에도 눈에도 걸리지 않았던 유학이나 마찬가지였던 그 시절엔 없었던 책. 있었으면 바로 사지 않았을까 싶은 책. 노튼앤솔로지의 번역판이 나왔구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