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가라아게동

2014년 5월 28일

 

사랑하는 딸에게, 

딸, 지난 일요일. 네가 사준 점심은 정말 맛있었단다. 요즘 통 입맛이 없어 하는 내게 데이트를 권하고, 또 아르바이트 월급을 탔다며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말했지. 정말 고마웠다. 

사실 먹고 싶은 것은 없었지만 문득 생각나는 덮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종로에 있는 돈돈부리라는 곳이 맛있다고 안내하는 너를 보며 우리 딸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싶어 대견했단다. 메뉴판을 봤다. 원래는 국물이 촉촉한 규동을 생각했었는데, 마요가라아게를 보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어. 너와 함께 보았던 심야식장의 가라아게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ㅎㅎ

따끈한 흰 밥에 채 썬 양배추, 바삭한 닭튀김 위에 소스와 마요네즈를 얹은 마요가라아게동은 제법 맛있었어. 그러고 보니, 우리 둘이 밥 먹을 때에는 덮밥 종류를 많이 먹게 되는 것 같구나. 월요일 부터 금요일, 여덟시 까지 일해서 번 소중한 돈을 나를 위해 쓰겠다니, 그 마음이 얼마나 예쁘던지. 내가 사려다가 네 성의를 무시하는 일이 될까봐 고맙게 받았다.  

너와 나눈 것은 한 그릇의 밥 뿐 아니라 시간과 마음, 사랑이란걸 알기에 더욱 소중한 것을. 너도 알고 있겠지. 

언제 결혼을 하고 엄마 곁에서 떠나갈지 모르지만, 그때도 오늘 이 시간을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