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지금 당기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멸종의 방아쇠

2015년 6월 30일

 

지난 주말, 본가에 들러 신문을 뒤적이다 눈에 확 띄는 인포그래픽을 보게 되었다. 여러가지 동식물들이 빨강과 보라, 그리고 회색으로 부챗살처럼 그려진 도표였다. 하지만 무척이나 고운 그 그림이 수록된 기사는 안타깝게도 ‘멸종의 방아쇠 인류가 당기고 있다’였다.

그 기사에 따르면,

  1. 매년 한반도 3/4에 달하는 75,000제곱킬로미터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고, 100~1000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
  2. 인간이 등장하기 전에는 1년에 1,000만 종 중 하나가 사라진데 비해, 인류 이후 멸종 속도는 1,000배 이상 빨라졌다. 이런 속도라면 100년 후엔 현재 생물 중 약 70%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3. 멸종은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저 사라져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곤충이 멸종하면 많은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이것은 농업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게 된다.
  4. 기후변화 역시 식물의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80년이 되면 에티오피아의 아라비카 나무의 85~99.7%가 사라진다. 스타벅스나 카페베네도 사라질 수 있다.
  5. 지구에는 고생대부터 지금까지 생물종의 ¾ 이상이 사라지는 대멸종기가 다섯 번 있었다. 여섯번째 대멸종의 조짐은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0세기 중반부터 핵실험, 화학비료사용, 물 사용량, 대형 댐 건설이 급속하게 늘어났고, 과학자들은 현 지질시대를 ‘인류세 Anthropocene’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아프리카 같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유례없는 가뭄은 소양댐의 바닥을 드러내게 했다. 동네 뒷산으로 산책을 가면 계곡은 말랐고 산길에는 흙먼지가 풀풀 날린다. 얼마전은 아카시아가 한창일 시기였는데, 전에 같으면 붕붕대고 힘차게 날아다녔을 꿀벌들은 찾기 어려워졌다. 채소값도 올라 천원에 4,5 묶음이던 깻잎은 달랑 한 묶음만 준다. 환경파괴와 생물의 멸종은 내 주변 이야기다. 어쩌다 우리는 이런 처지가 되고 말았을까.

과거 제국주의 열강은 식민지를 늘리는데 열을 올렸다. 식민지는 부를 위한 수탈의 대상이었다. 원료가 되는 자원은 헐값에 빼앗아 가고 그것으로 만든 상품은 고가에 팔았다. 식민지는 자국 영토이긴 했으나 본국이 아닌 수탈의 대상에 불과했기에 탈탈 털어간 뒤 빈 껍데기만 남는 그곳 사정은 알 바 아니었다. 마치 거미가 거미줄에 걸린 먹이의 진액만 빨아먹고 껍데기는 내버리듯 그랬다. 우리가 지금 지구에 하고 있는 일이 이때와 무엇이 다른가. 이웃도 후손도 내일도 없는 듯이 행동하는 우리는 기사 제목 그대로 ‘멸종의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것만 같다.

 

[관련정보]
1. Entering the sixth mass extinction, Science Advances
2. 지구에서 인간행위로 6차 대량멸종 진행중
3. 제6의 멸종-도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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