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2013년 10월 31일

바벨1

 

그 옛날, 온 땅의 언어는 하나였다.

낙원에서 나온 이후 사람들은 동쪽으로 동쪽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어느 날 시날 평지에 머물러 살게 되었다.

사람들은 서로 말했다.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하게 굽자.”

“벽돌로 돌을 대신하고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바벨[Pieter Bruegel/ The Tower of Babel/ Vienna, 구글이미지]

시날 (Shinar)평지는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의 사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오늘날 이라크 남부에 해당한다. 수메르 문명이 꽃 폈던 이곳은 비옥한 곳이었으나 반면 산이 없었던 까닭에 석재나 목재가 귀했다. 따라서흙반죽으로 벽돌을 구워 만들어 사용할 수 밖에 없었고, 책도 다른 문명처럼 나무나 파피루스가 아닌 점토판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연료문제로 불의 온도가 낮아 구워진 작업물의 강도는 강한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는 자기를 높이고 이름을 날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본능처럼 존재한다. 오죽했으면 입신양명(立身揚名)과 부귀영화가 인생의 목표가 되어 고전에 그렇게도 많이 등장하곤 했을까. 자기를 높이고자 할 때, 마음속엔 다른 것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높고 큰 자리를 차지하고 그것이 최우선이 된다. 하나님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내가 우상이 되어 내 자신만 섬기게 된다. 하나님이 내 맘에 없는데 이웃인들 있을까. 그들은 벽돌을 굳히며 양심도 굳혔고, 탑을 높이 쌓으며 교만도 쌓아가지 않았을까.하나님은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다. 그들은 그 도시 건설하기를 그쳤다. 우리들은 그 이름을 바벨이라고 부른다.

 

 

사족1 : 학교다닐 때, 영어나 불어 공부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괴롭기도 했다. 시험을 봐야 했으니까. 그럴 때면 바벨을 떠올리며 ‘그때 그 사람들이 바벨탑만 쌓지 않았어도 외국어란 없었을텐데’하고 생각하곤 했었다. 교만의 댓가란 늘 크다.

사족2 : 더 어린 시절, 바벨2세란 만화가 있었다. 바벨탑을 외계인의 유적으로, 초능력을 전수받은 외계인의 자손인 주인공에 이르러 바벨탑에 있던 기지를 복구하고 지구를 노리는 침입자와 싸우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나중에 중학교 들어가서는 세계각지의 고대유적들과 외계인에 얽힌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그 부작용으로 한 1년 가까이 하나님과 멀어진 생활을 하기도 했었다. 이것으로 절실히 깨닫게 된 것은 ‘어린 친구들의 독서는 어른들의 지도가 꼭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단, 지도와 간섭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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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s

  1. 바벨에는 ‘혼잡’이라는 뜻과 함께 ‘gate of God’이라는 뜻도 있다고한다. [현대판 바벨탑, SOSTV](http://sostv.net/mag/2010-05-25-14-59-33/survivors1-50/36-surv-36/328-survivors3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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