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다채롭다

2016년 4월 21일

지난 13일.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촉촉히 내리는 봄비에 젖은 길, 눈처럼 떨어진 꽃잎들. 벚꽃의 낙화는 산산이 흩어지는 까닭일까, 어쩐지 처연한 느낌을 준다. 폭탄의 잔해처럼 느껴지기도 하니 장렬하다는 느낌을 받는 이도 있겠지만 내겐 그 얇으레한 하늘거리는 꽃잎 덕에 여리고 처연한 느낌이 든다. 가장 여리고 깨끗하던 것이 더러운 젖은 땅 위에 뒹굴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안타까운 현실…  

 

그로부터 며칠 뒤, 아파트 단지는 라일락 향기로 휩싸이고…

 

 

 

또 그로부터 며칠 뒤엔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산에 가면 정말 이름도 모를 꽃들이 다채로움을 자랑하며 앞다퉈 피어나지만, 또 이렇게 집 근처는 그 나름대로 사람이 손으로 가꾼 아름다움이 있다. 

봄은 정말 다채롭다. 또 며칠 후엔 어떤 꽃과 어떤 초록 빛으로 바뀌어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