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렛 저널과 아트박스 수첩 ‘Journey’

2016년 10월 23일

1. 다이어리 이야기-아트박스 수첩 Journey

오래 전부터 아기자기 다이어리 꾸며가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럽고 나도 하고 싶었지만 번번이 실패. 쓰다만 다이어리만 쌓여가고 스마트 폰을 쓰게 되면서부터는 종이에 뭘 쓰는 일은 거의 하지않게 되었다. 조금 긴 글은 노트북으로 쓰고 메모나 스크랩은 에버노트, 연락처 기록도 일기도 모두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동시켜 놓고 쓰니 은행에서 나눠주는 수첩은 그야말로 뭘 얼마 썼다는 기록만 남게 되었다. 

 

그러다가 불렛 저널(Bullet Journal)이란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런 다이어리라면 나도 쓰겠더란 말이지. 교보 간 길에 그 인기 좋다는 몰스킨 노트를 살펴보고 가격에 기함할 지경이었다. 수첩이란 자고로 몇 천원 아니었던가. 손바닥만한 수첩에 2만원 전후를 왔다갔다 하다니.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적당한 사이즈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직구해야겠다는 생각에 Wordery라는 책방을 찾아 주문을 넣었다. 14영업일 이후면 도착한단다. 그러던 중, 중국으로 생산지가 바뀌면서 제본이나 종이질이 좋지 않아졌다는 소식에 만년필에 적당한 수첩을 찾다 로디아뷰띠크웹노트를 위메프에 주문했다. 다음날이면 출고된다던 것이 소식이 없기를 며칠. 재고부족으로 취소통보를 받게되었다. 세상에… 바로 전날 교보에 나갔었는데, 차라리 하루만 더 빨리 알았어도 나간 길에 뭔가 사 왔을텐데…. 그래서 집 앞 핫트랙스며 알파문구 등등 문구점을 뒤지다 아트박스에서 찾아낸 것이 바로 이 Jorney라는 노트다. 

 

 

표지

겉장은 까만 인조가죽으로 싸인 하드커버. 광택이 심하거나 너무 맨질거리지 않는다. 약간 폭신한 느낌마저 드는 촉감이 마음에 든다.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금박으로 찍힌 저 글씨. En ce moment. 위는 영어고 아래는 불어.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어쩐지 오그라든다. 작은 글씨 하나가 참 많이 망설이게 했다. 

 

뒷면 역시 깔끔하고 점잖다. 끄트머리도 모나지 않고 둥근부분의 마무리도 아주 깔끔해 고급스럽다. 

역시 금박으로 각인된 글씨. 아트박스. 한국산. 뭐든 중국산이 흔한 요즘 한국산이라니 반갑다. 역시 그래서인지 제품 마감이 더 돋보인다. ㅎㅎ

 

속지

속지는 적당히 매끄럽다. 굵은 만년필로 써도 그리 번지지 않는다. 두께는 그람 수가 써 있지는 않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앞장에 쓴 글씨가 뒷장에 비치는 편이다. 주로 쓰는 스테들러 트리플러스 파인라이너나 만년필이나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도 보다시피  뒷장에 적은 글씨를 읽는데 방해되는 정도는 아니다. 

매수는 속표지 빼고 80장(160페이지)이다. 실로 탄탄하게 제본해 어떤 면을 펼치든 180도로 쫙 펼쳐지고 낱장이 떨어져 나가지도 않는다. 

 

크기 및 가격

크기는 가로*세로 90mm*170mm(속지기준)의 포켓 사이즈이며 가격은 아트박스 오프라인 매장에서 7,000원에 구입했다. 비슷한 크기(90*140/192페이지)의 몰스킨 클래식 노트가 온라인 몰에서 19,8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속지 매수는 16장 차이가 있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바라는 점

1. 오래도록 나왔으면 좋겠다. 

아트박스 스럽지 않은 점잖은 디자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찾기 어렵다. 진열장 맨 아래 선반에 몇 개 남지 않은 상태로 놓여 있었다. 품질로나 가격 면으로나 매력적인 제품을 발견한만큼 오래 나왔으면 좋겠다. 단종되서 다음엔 쓰지 못하게 될까봐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품질저하를 말하면서도 몰스킨이 꾸준히 팔리는 것은 연속성도 한 몫 하지 않나 생각된다. 

 

2. 디자인

1) 겉표지 – 다른 바라는 점은 없다. 만족스럽다. 단 하나, 금박 문구는 다른 걸로 바꿔줬으면 좋겠다. 보다 단순하게. 

2) 속지 – 이왕이면 모눈이나 무지도 나왔으면 좋겠지만 큰 불만 없다. 조금만 더 두꺼워도 감사하겠지만 단가가 올라가야 가능하다면 그대로도 좋다.

3) 고무밴드 – 쓰다보면 아무래도 벌어지기 마련이다. 처음 맵시를 유지하고 갖고다니기 편하려면 고정시켜줄 고무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적당한 고무줄을 찾지 못해 다이소에서 세 개 1,000원 하는 머리 끈을 이용하고 있는데 나쁘지 않다.  

 

2. 불렛저널 Bullet Journal

불렛 저널이란 자신이 정한 bullet을 이용해서 내가 쓰고 싶은대로 쓰는 다이어리를 말한다. 기존 플래너나 다이어리와 다른 점이 규격이 없다는 점, 줄공책 부터 모눈, 무지공책까지 구애받지 않고 뭐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우기 쓰다말다 하는 일이 잦은 사람들은 공백이 길어지면 쓰기 싫어지지만, 이 방식으로 써보면 공백이란 생길 수가 없다. 또 일상 뿐 아니라 공부, 독서, 여행, 노래, 운동, 다이어트, 기도, 급전출납부… 등등 다양한 주제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이 한 권에 다 담을 수 있어 내게 딱 맞는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내가 이번에 새로 구입한 아트박스 수첩에 뷸렛 저널 방식으로 쓰고 있는 모습이다.  

 

인덱스 – 목차

내가 써 나가고 있는 저널이기 때문에 인덱스는 이 한 권을 다 써야 완성된다. 보통 한 달이 다 차고 다음 달 저널을 쓰기 시작해야 목차가 하나씩 생긴다. 

아래 사진에 보면 10월 말고 뚝 덜어져서 써 있는 것들이 보이는데, 이것은 내가 다달이 진행하는 저널 외에 뒤에서부터 쓰고 있는 내용들이다. 

 

연간계획/기록

이걸 계획이라고 해야할지 기록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엔 계획으로 사용하다 시간이 흐르고 기록이 더해지다보면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future log 라는 것이 들어가야 하지만, 내겐 이것이 더 맞을 것 같아 이렇게 써 봤다. 10월부터 쓰기 시작해 10, 11, 12 석달 밖에 없다. 

 

Monthly Log

그 달의 날짜와 요일, task, event, appointment 등이 들어가는 면이다.

원래 왼쪽 페이지에 날짜와 요일을 그냥 한줄로 쭉 써 넣고, 오른편에는 할일, 이벤트, 약속 등등의 계획을 적지만, 한 눈에 들어오기 쉽고 쓰기 편하도록 달력을 그려넣었다.  

 

Daily Log

매일매일의 일상과 할일, 약속, 기타 등등의 일들을 적는 면이다. 쓸게 있으면 쓰고 쓰기 싫으면 적지 않는다. 보통 인쇄되어 나오는 다이어리는 무조건 1일부터 시작하지만 이 시스템으로는 언제 시작하든 상관 없다. 그래서 다이어리가 아니라 저널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8일 부터 시작했다. 

 

 

중간중간 생각을 적기도 하고 공부한 것을 정리하기도 한다. 일기장, 독서록, 공책이 뒤죽박죽 섞인 느낌이 들기도 하겠지만, 어디 제출할 일도 없으니 쓰는 나로선 무척 편하다. 나중에 비슷한 크기 수첩들이 조르르 꽂혀있으면 어쩐지 뿌듯할 것 같다. 다시 펴 볼 일이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에버노트에 이것저것 스크랩 하고 메모하고 글을 써 놔도 다시 보는 일은 가뭄에 콩 나듯 별로 없더라. 이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은 뭔가 미적 욕구, 유희 욕구를 해소할 데가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지금은 남편 생일날 선물하려고 하네뮬레 저널에 그림을 그려 모으고 있지만, 그 한권을 채우고 나면 아마 그림도 여기 편입될지도 모른다. 

 

 

기타 특별한 노트-역순으로 써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는 것과는 달리,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묶어줘야 되는 기록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공책 뒤에서부터 시작해 따로 쓴다. 

 

뭘 읽었는지, 언제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것들이 많아 순서불문하고 생각나는대로 일단 적어보았다. 다행히 적어 놓은 것이 있는 책은 날짜를 옮겨적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그냥 체크만 했다. 빠진 책도 있고 올해 읽지 않은 것도 있겠다. (나중에 오래된 수첩을 정리하다 보니, 저 ‘1인 기업…’은 2014년에 읽은 책이더라.)

 

요것도 내겐 중요한 것이, 가급적 할부는 하지 않지만 이번 여름에는 두 차례 병원에 다녀온 까닭에 이런 관리가 필요해졌다. 

아래 사진은 기도노트 뒤쪽과(아직 나라와 민족, 세계평화, 환경… 등은 쓰지 못했다. ㅋㅋㅋ) 사야지… 하고 마음 먹은 것들이다. 

 

아래 사진은 3M 인덱스 테이프로 찾기 쉽게 표시해 놓은 것. 이 수첩은 북마크 하는 끈이 없다. 연두색으로 오늘 쓸 곳을 표시하다 보니 괜찮아 다른 것까지 조르르 해버렸다. 

 

 

 

– 다양한 뷸렛 저널 활용 예 이미지 모음

– 불렛저널 다이어리 작성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