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토요일 오후에

2013년 11월 2일

비가 오리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비가 오니 굳이 나갈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따뜻하지 않은 날씨여서 그렇겠지? 아직 뭐 을씨년스럽지는 않은 날이지만 포근함을 더 찾게되긴 하는 것 같다. 급하지 않은 모든 일정은 다른 날로 미루고 모처럼 한가한 오후를 보내기로 했다. 덕분에 낮잠이란 것도 다 자 보고 나쁘지 않은 토요일 오후다. 일하다 보면 평일에 못보는 모든 볼일이 토요일에 몰리게 되는데 그동안 정말 바쁜 주말을 보냈던 터라 이런 휴식은 선물 같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날씨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해서 떠오른 점심 메뉴는 뜨끈한 멸치다시 국물이 시원한 국수장국. 그런데 룸메 A의 뜻하지 않은 결정에 뜬금없이 빵을 먹게 되었다. 롤빵을 해동하고 촉촉 파근한 빵의 배를 뜯어(호러?) 딸기 잼을 발랐다. 커피를 연하게 차처럼 끓여 함께 하니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뭔가 허전해 만두를 쪘다. 쫀득하고 야들한 만두피와 탁 터지는 따끈한 속. 초간장에 콕 찍어 입에 가져가는 그 맛. 역시.. 난 단맛보다는 짭조롬한 맛이 좋아~. 티비를 보며 남은 롤빵 하나에 자동적으로 손이 가는데, 보고 있던 것은 ‘황금알’. 여러 고수들이 나와 추억이나 자신의 전문분야(특히 건강)를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침 하는 말이, ‘밀가루의 글루아딘은 콜라겐을 파괴. 내분비교란. 부종. 지방축적. 빵은 백밀가루 백설탕 소금의 집합체. 구운 음식이라 피로물질 생성’ 등등. 남은 빵들은 다시 지퍼백 속으로. 

 

 

문제는 그런 말을 듣고 보니 먹었던 빵이 뱃속에서 돌덩이 처럼 느껴지는 것.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는 친구들과 페북을 통해 수다 떨고나니 역시 ‘차가 최고’라는 친구들 말에 공감하고 차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