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

2015년 12월 15일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내 잠을 나눠주는 거나 다름없다. 갓난쟁이였을 때, 큰 애는 두 시간마다 깨서 젖을 먹었다. 그 사이사이엔 오줌을 싸고 똥을 쌌다. 싸고 나면 또 배가 고프고, 배가 차면 또 싸고… 그런 틈틈이 애도 자고 나도 잤다. 아니다. 그 녀석은 잤는지 모르지만 난 졸았다. 맞다. 졸았다. 기저귀 갈다 말고 기저귀 커버를 손에 쥔 채 졸아본 적도 있다. 그만큼 잠이 모자랐다.

 

아이가 조금 자라 네 살 정도 되자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 그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과 함께 살 때였는데, 어머니는 종종 예언자처럼 “그래. 잘 수 있을 때 실컷 자둬라. 애 크면 그것도 맘대로 못 잔다.”고 하시곤 했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이렇게 오래 일찍 일어나야 하리라고는.

 

유치원을 가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일어나는 시간은 점점 빨라졌다. 중학교는 일곱 시 반까지 등교해야 했다. 고등학생 언니들 학습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같은 시간에 도착해야 한단다. 여섯 시 반에는 밥을 먹고 출발해야 하니, 나는 다섯 시 반에 일어나야 아침을 차리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할 수 있었다. 큰 애가 졸업하니 작은 애도 고등학생이 되었다. 또 그렇게 아침잠을 깎아 아이들을 주었다.

 

학교를 졸업하면 나도 깜깜할 때 일어나는 것에서 졸업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겨울방학이 되지도 않아 취업한 아이들은 백수생활도 없이 출근을 시작했다. 일곱 시면 집을 나서야 하는 아이들. 큰 애는 이번 달부터 영어학원에 들렀다 출근하기 시작했다. 다섯 시 반에 집에서 나선다. 난 다섯 시 전에 일어나야 하게 되었다. 졸업은커녕 레벨 업이 되었다.

 

오늘은 일곱 시가 되어도 어둡다. 막내는 어찌나 캄캄한지 아침에 엄마랑 함께 가고 싶단다. 언제 한 번 그러자고 했다. 일찍 나가서 아침 데이트라도 하지 뭐. 도란도란 손 붙잡고 얘기하며 가다가 회사 근처 패스트푸드점 모닝 세트나 해장국이라도 먹어보자. 아침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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