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 - 열매맺는나무

영화 설국열차

2013년 8월 5일

 

휴가 마지막 날 열차를 기다리며 경주 시내에서 본 영화 설국열차.

너무나 폭력적으로 보였던 예고편의 장면장면들은 큰 애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없게 만들었지만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관계로 선택하게 되었다. 좀 뜬금없다 싶게 서둘러 마무리 된 느낌이 없지 않은 결말부를 제외하면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도 있었고 짜임도 좋았다. 캐스팅도 나쁘지 않았는데 특히 남궁민수의 딸 요나를 연기한 고아성이 눈에 들어왔다. 

 

 

1. 노아의 방주, 출애굽, 물고기 뱃속의 요나

이 이야기를 보면서 연상되었던 이야기들이다. 빙하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설국열차는 대홍수를 피하기 위한 노아의 방주에 대비된다. 여행기간 내내 식량을 비롯한 여러가지 것들이 자급자족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둘 다 재난을 피하기 위한 자급시설이란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노아의 방주가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주위 환경에서 승객들을 단절하고 오로지 하나님께 집중하게 하기 위해 창을 위로만 내었던 것과는 반대로 설국열차에서는 양 옆으로 내고 있다. 끝없는 설원을 보도록 하여 바깥 환경에 공포심을 갖고 탈출을 포기하여 체제에 순종하게 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열차에서 벗어나 얼어죽은 일곱명의 시체는 소돔과 고모라를 돌아보다 소금기둥이 되어버린 롯의 아내처럼 일 년에 한 번씩 교육에 쓰인다. 

 

커다란 괴물 물고기 뱃속에 갇혔던 요나와 이름마저 같은 요나. 요나는 커다란 물고기나 다름 없는 설국열차에 갇힌채 17년을 돌았다.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곧바로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었다. 믿음 없고 부정적이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던 노예근성이 남아있던 이집트 출신 성인들은 하나도 들어가지 못했다. 노예생활을 경험하지 않았던 새로 태어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심지어는 무리를 이끌던 지도자 모세까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설국열차에서 벗어나 새로운 땅을 찾아 나아가는 사람은 윌포드도 남궁민수도, 리더라고 할 수 있었던 커티스도 아니었다. 요나와 티미였다. 

 

 

 

2. 영원한 엔진의 연료, 에너지 원은 무엇이었을까?

설국열차의 엔진은 영원히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꼬리칸에서 앞쪽으로 갈 수록 에너지 사용은 절약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각종 채소가 자라는 온실이나 목장, 수족관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도 막대할 것이다. 줄 베르느의 바다 밑 2만 마일에서 에너지는 전기였다. 열차의 에너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태양열? 수소? 핵?

 

 

 

3. 바퀴벌레는 어디서?

사실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곤충을 먹는다. 아프리카나 뉴질랜드 오지 뿐 아니라 가까운 중국을 여행해도 각종 곤충들을 튀기거나 볶아 간식으로 팔고 있고, 우리들도 메뚜기나 번데기를 먹는다. 곤충을 먹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화적 편견이다. 원료를 다른 여러가지 곤충으로 하지 않고 바퀴벌레로 국한한 것은 ‘못먹을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하기 위한 것일듯 하다. 하지만 궁금한 것은 설국열차에서 필요한 양의 프로틴 바를 만드는데 들어갈 충분한 양의 바퀴벌레는 어디서 조달되는 것일까? 그것도 비밀리에. 

 

 

 

4. 부품공장은 왜 만들지 않았을까?

충격적인 장면중 하나는 부속이 떨어진 자리에 어린 아이들을 집어 넣어 사람을 부속대신 쓰는 장면이다. 마모된 부품을 녹여 다시 주물떠서 만드는데 필요한 공간은 사실 농장이나 목장이 차지하는 자리보다 터무니 없이 좁다. 하지만 설국열차에 농장, 목장, 다른 소비재제조공장은 있어도 부품을 만드는 공장은 없다. 왜 만들지 않았을까?

 

 

 

4. 꼬리칸은 왜?

꼬리칸 사람들이 없다면 설국열차는 달리는 낙원이라 해도 좋을 것 처럼 보인다. 비록 클럽 칸과 청나라 아편굴을 연상시키는 칸에서는 환락과 퇴폐를 엿볼 수 있었지만. 작가는 어째서 그것도 무료로 문제가 될 것이 뻔한 꼬리칸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 윌포드가 말한 것 처럼 ‘균형’을 위해서일까?  아니면 영원한 엔진의 부속품이 떨어질 것을 대비한 생체부품 조달용 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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