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 열매맺는나무

요양병원

2012년 6월 6일

온화한 살구빛 꽃무늬벽지. 

기둥 모서리에 둘린 스텐레스에도, 자잘한 돌무늬 바닥에도 티끌하나 없고,

가습기 하나 틀어져있지 않아도 촉촉한 공기는 따스하다 못해 살짝 덥기까지하다.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적막해서 더 나른한 대기. 

열대 숲 같다. 

온실일지도 모르지.

그래서일까.

문득 눈을 떠 보니 옹기종기 나란히 놓인 다섯개 침대들이 화분처럼 보인다.

물 주는 대로 살아가는 식물들. 

초록식물들은 쑥쑥 자라지만 이들은 자라지 않는점이 다를뿐. 

하지만 또 다른 눈이 열리면 

시들어가만 가는 듯한 육신의 이면에 보이지 않게 자라나는 꿈들이 보일지도 모른다.

초록식물들은 언젠가 색색의 꽃을 피우겠지만

개화기를 이미 지나버린 이들이 피울 꽃들은 누가 볼 수 있을끼? 

태아가 탯줄에 의지하듯 갖가지 튜브에 의지한채,

아니, 어쩜 의지한줄도 모른채 하루는 지나가고

또 하루도 지나가고.

그러겠지.

하지만 그래도 또 다른 안경을 쓰고 본다면 

아무리 애써도 전달되지 않는 말들, 단조로운 신음속에 얘기하고픈 꿈이 꽃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옆 병실 한 할머니는 고운 목청으로 엣노래를 불러제끼고

또 다른 할머니는 일 밀리미터씩 보행기를 밀고 다니는 것일게다.

자유롭게 저 밖에서 산책하겠다는 꿈을 위해. 

 

참. 

노래부르는 할머니 앞에서 박수로 장단을 맞추는 천사같은 간병인 아주머니.

 보이지 않는 꽃은 무슨 색일까/

 궁금하다. 

이모부 병문안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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