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온화한 살구빛 꽃무늬벽지. 

기둥 모서리에 둘린 스텐레스에도, 자잘한 돌무늬 바닥에도 티끌하나 없고,

가습기 하나 틀어져있지 않아도 촉촉한 공기는 따스하다 못해 살짝 덥기까지하다.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적막해서 더 나른한 대기. 

열대 숲 같다. 

온실일지도 모르지.

그래서일까.

문득 눈을 떠 보니 옹기종기 나란히 놓인 다섯개 침대들이 화분처럼 보인다.

물 주는 대로 살아가는 식물들. 

초록식물들은 쑥쑥 자라지만 이들은 자라지 않는점이 다를뿐. 

하지만 또 다른 눈이 열리면 

시들어가만 가는 듯한 육신의 이면에 보이지 않게 자라나는 꿈들이 보일지도 모른다.

초록식물들은 언젠가 색색의 꽃을 피우겠지만

개화기를 이미 지나버린 이들이 피울 꽃들은 누가 볼 수 있을끼? 

태아가 탯줄에 의지하듯 갖가지 튜브에 의지한채,

아니, 어쩜 의지한줄도 모른채 하루는 지나가고

또 하루도 지나가고.

그러겠지.

하지만 그래도 또 다른 안경을 쓰고 본다면 

아무리 애써도 전달되지 않는 말들, 단조로운 신음속에 얘기하고픈 꿈이 꽃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옆 병실 한 할머니는 고운 목청으로 엣노래를 불러제끼고

또 다른 할머니는 일 밀리미터씩 보행기를 밀고 다니는 것일게다.

자유롭게 저 밖에서 산책하겠다는 꿈을 위해. 

 

참. 

노래부르는 할머니 앞에서 박수로 장단을 맞추는 천사같은 간병인 아주머니.

 보이지 않는 꽃은 무슨 색일까/

 궁금하다. 

이모부 병문안을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