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수성동계곡

2013년 10월 3일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 더욱 이름난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찾았다. 친구가 올린 사진이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내려오는 길에 남도분식의 상추튀김을 맛보기로 했다.
 검색해 보니 이런저런 도시락들도 마음에 들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은 산에 오르는 것 보다는 잠깐의 산책 뒤에 오는 맛있는 것들을 먹는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9번을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바로 수성동 계곡이다. 종점에서 왼쪽으로 돌아서면 바로 다가오는 인왕산과 계곡 입구. 바람도 시원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이렇게 파랄 수가 없다. 청명함. 이것이 진짜 가을이로구나 싶었다.

 

 

 

왼쪽 아래에 보이는 돌다리가 아래 그림에 나오는 ‘기린교’이다. 그림 속 계곡에선 남자 넷이 기린교를 지나 산을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다. 겸재는 저 사람 중 하나였을까, 아니면 관찰자였을까?  

 

 

 

 

 

정선은 인왕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이 약도에는 그림을 그린 장소가 표시되어 있다. 다음엔 이곳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계곡은 생각보다 깊다. 자칫하다가 발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큰 일.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위험 표지판과 함께 쇠로 만든 울타리가 군데군데 쳐져 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옆으로는 이렇게 가을 들꽃과 열매가 지천이다. 어떤 짐승들이 이걸 먹는 걸까? 이런 고운 열매를 먹는 짐승은 생김새도 고와질 것만 같다. 비록 내가 먹을 수는 없더라도 눈이 즐거우니 좋다. 

 

 

 

계곡가엔 정자도 하나 있다. 비가 오지 않아 계곡은 많이 말랐지만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돌다리, 나무다리. 직선과 아치. 계곡에는 다양한 재료로 만든 여러가지 모습의 다리들이 걸려있다. 

 

 

 

비록 메마르긴 했지만, 물소리 여전히 고운 계곡. 물이 어찌나 맑은지 멀리 보이는 고인 물에 하늘도 담겨 있고 산도 담겨있었다. 이곳도 전에 갔던 백사실계곡처럼 작은 친구들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찻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달리면 자하문을 지나 팔각정에 이른다. 부쩍 가까워 보이는 인왕산 봉우리. 찻길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가면 오르막 길이고 왼쪽은 내리막 길이다. 산을 오르려면 길을 건너 마주 보이는 초소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길은 많다. 배가 고파온다. 지난 번 대남문 오를 때 도시락 없이 고생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산에 오르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산책만 하기로 했다. 

 

 

 

오른쪽으로 꺾어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말이 오르는 것이지 그저 평지나 다름 없다. 이렇게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걷는 것도 재미있다. 아쉬웠던 것은 산책로 공사로 걷기 불편할 듯 싶어 자하문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되돌아 온 것. 실은 상추튀김을 얼른 먹고 싶었던 것도 한몫 차지했지만 말이다. 

 

 

 

내려오는 길도 아름답다. 별 것 아닌 강아지 풀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한강을 걸을 때 봤던 강아지 풀은 까만 빛을 띄었는데 이것들은 정말 가을을 가득 담았는지 황갈색으로 윤이 났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기분마저 좋은 아침을 보냈다. 하지만… 결국 상추튀김이며 이런저런 도시락들은 먹지 못했다. 산책도 중간에 마치고 부지런히 가게를 찾아갔지만(종점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있다.) 남도분식은 속상하게도 12시에 문을 열더라는…ㅠㅠ

 

 

 

 


상추튀김 대신 먹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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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뜬금없이 이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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