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의 이해

2015년 6월 29일

정복의 이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세기 1:28-

 

‘생육하고 번성하여 충만하라’는 말씀은 다른 모든 생물에게도 주어진 것이지만 ‘정복하라, 다스리라’는 말씀은 오직 인간에게만 주어진 것이다. 보통 정복, 정복자라고 하면 피정복자 입장이나 제 삼자의 위치에서 볼 때 좋은 느낌의 말은 아니다. 이 ‘정복’이란 말은 우리가 늘 사용하는 그런 뜻일까?

사전에서 정복하다의 뜻을 찾아보았다.

정복하다

  • 남의 나라나 이민족 따위를 정벌하여 복종시키다
  • 높은 산 따위의 매우 가기 힘든 곳을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다
  • 다루기 어렵거나 힘든 대상 따위를 뜻대로 다룰 수 있게 되다
  • 질병 따위를 완치할 수 있게 되다

 

이번에는 영어성경에서 이것에 해당하는 단어인 subdue를 찾아보았다.

subdue

  • ~을 정복하다, 진압하다
  • (정신적으로)~을 복종시키다, 위압하다, 길들이다
  • (충동)을 억제하다
  • (강도/세기)를 완화하다
  • 땅을 개간, 개척하다, 잡초따위를 뿌리뽑다
  • 고통을 경감, 완화하다 이런 뜻이 있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정복’은 정복자로서 군림하고 빼앗고 착취해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내 품 안에 두고 길들이고 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롭게 하기 위해 그 대상을 개간, 경영하며 고통을 줄여주는 그런 것은 아닐지. 다스리는 자세를 배울 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재물을 대하는 기독교인의 바람직한 자세로 ‘선한 청지기’ 자세를 이야기 한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이것이 내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을 잠시 맡아 가지고 있을 뿐, 착하고 충성된 마음으로 내 욕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관리하는 태도를 말한다. 이런 관점은 자녀관으로도 이어진다. 내가 낳은 내 자식이지만 하나님의 자녀를 맡아 사랑으로 양육할 뿐 내 소유물이 아니라는 태도다. 같은 시각을 우리 환경에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앞서 ‘멸종의 방아쇠’라는 글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장래 일도 남의 일도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의 태도는 매년 한반도 면적의 3/4에 달하는 열대우림과 100~1,000종의 생물이 사라지게 하고 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정복일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은 인간만이 아닌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게 내려진 축복의 명령이다. 우리는 지금 사용설명서나 복용법을 무시하고 내 위주, 내 기준, 내 안목을 만족시키려는 욕심에 환경을 오.남용하므로써 다른 생물종이 생육하고 번성할 권리를 가로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