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쓰기 2 – 자꾸 쓰자

2014년 4월 4일

[wikipedia이미지]

 

좋은 글 쓰기 2-자꾸 쓰자

 

앞 글 ‘좋은 글 쓰기 1 – 체계적인 글쓰기에서 좋은 글을 쓰려면 체계적으로 써야 한다고 했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뭘 써야할지 막막하고 때론 하얀 종이나 화면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글쓰기가 수월해질 수 있을까?

답은 하나다. 자꾸 쓰는 거다. 언제 어디서건, 말이 되건 안되건 그냥 쓰자. 자꾸 쓰자. 빵을 구워도 오븐을 예열해야 하고 하다못해 달걀 하나를 부치려 해도 프라이팬을 미리 달궈야 한다. 뚝딱하고 나오는 것은 없다.

그래도 시간이 나지 않는다, 나만의 방이나 책상이 없다… 등등 이런저런 이유를 떠올리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귀한 비법 네 가지를 전수한다. 돈이라고는 한 푼도 들지 않는 방법이니 한 번 시도해 보시길.

 

어디서나 쓴다.
언제든 쓴다.
뭐든지 쓴다.
무엇으로든 쓴다.

 

간단하지 않은가? 언제 어디서나 아무거나 뭘로든 쓰는 거다. 아직 감이 오지 않는 분들을 위해 살을 붙여본다.

 

1. 어디서나 쓴다

나만의 멋진 서재에서 나만의 책상에 앉으면 멋진 생각이 잇달아 떠오르고 키보드에 손을 얹거나 만년필을 잡기만 하면 술술 써 내려가게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녹음짙은 풍경이 보이는 커다란 창문과 책으로 꽉 들어찬 책장, 27인치 아이맥(맥 프로는 아니더라도)… 나도 물론 이런 나만의 방을 꿈꾼다. 하지만 이런 공간이 있다고 글이 저절로 써지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공간에서는 사실 딴 짓할 확률도 높다. 

길을 걷다가, 전철로 이동하다, 카페에서 혼자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는 동안에 오히려 깜짝 놀랄 정도로 집중력이 발휘될 때가 있다. 실제로 지난 번 ‘좋은 글 쓰기 1 – 체계적 글쓰기’는 2호선, 3호선 전철에서 에버노트 앱을 이용해 아이폰으로 쓴 글이고, 지금 쓰고 있는 두번째 이 글도 학교 앞 스타벅스에서 쓰고 있다. 걷는 것은 두뇌 활동을 돕는다는 연구결과1 도 있고, 공개된 장소에서는 아무래도 남들 눈이 조금은 의식되므로 혼자있을 때 보다 더 글쓰기에 집중하게 되는 의도치 않았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2. 언제든 쓴다

전업작가가 아닌 이상 글 쓰는데 넉넉하게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사람은 무척 드물거라 생각된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전업주부는 또 전업주부대로 모두 바쁘다. 하루 세끼를 모두 집에서 해결하는 자유전문직 남편과 함께 생활하고 바깥일도 해야하는 나 같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잠깐의 틈이 나는 바로 그 시간을 노려야 한다. 

다른 식구보다 먼저 일어난 아침 시간,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집안 일 해치우고 나서 점심준비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그 시간이나 일하고 돌아와 저녁식탁 치우고나서 자기 전까지의 시간, 어쩌다 생기는 이동중의 시간이나 지금 이 순간 처럼 어쩌다 얻게 된 금싸라기 같은 짧지만 귀한 여유시간.. 바로 이럴 때를 이용해야 한다.

 

3. 뭐든지 쓴다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였다. 피아노 명곡집이나 소나타, 하다못해 동요집에 있는 곡이라도 멋지게 치고 싶었지만, 실제로 내가 쳐야 했던 것은 ‘도레도레도레도레 도~’이런 식으로 되풀이 되는 바이엘이었고 ‘도미파솔라솔파미 레파솔라시라솔파’이런 하농 이었다. 한 마디로 손을 풀고 힘을 기르는 연습곡이었다. 그렇다. 

글을 쓰기 위해서도 손을 풀고 힘을 길러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뭐든 옆에 있는 것이나 생각나는 것을 붙잡고 글을 써 보자. 손 연습이라 생각하고 그냥 떠오르는대로 생각하지 말고 써보는 거다.

 

’아버지. 아버지는 제가 어릴적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하셨지요. 뭐라고 그러지는 않으셨지만 제가 아버지라고 부르면 거북하신지 남처럼 대하는게 느껴졌어요. 순전히 제 생각인건도 모르겠지만요. 다시 아빠라고 부르니 다시 전처럼 귀여워하시더군요. 그래서 그게 지금 이나이에도 아빠라고 부르는 이유에요…’

 

’오늘 마신 유자 쉐이큰 티. 요거 물건이다. 좀 단 듯 하지만 마끼아또 류의 달디단 단 맛이 아니라 청량한 단맛이라 좋다. 감귤류의 쌉싸래한 뒷맛과 텁텁하지 않은 그 산뜻함이 형기와 함께 입 안을 오래도록 상쾌하게 한다. 치아 착색과 위장 건강을 생각하게 된 내게 요건 아주 물건이다. ‘

뭐이런 식으로 말이다.

 

4. 뭐로든 쓴다

가. 손으로 쓰기, 컴퓨터로 쓰기

메모, 노트 등 ‘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 주는 책은 정말 많다. 이런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언제어디서나 쉽게 쓸 수 있도록 손이 닿는 곳에 필기도구를 준비해 놓는 것이다. 

나는 짧은 글은 작은 노트나 수첩 등 종이에 손으로 잘 쓰고, 긴 글은 노트북을 즐겨 사용한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오를 때도 노트북을 사용한다. 손으로 쓰는 것이 아무래도 타이핑보다 느리기에 미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천천히 적다 보면 뭘 적으려고 했는지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종종 들기 때문이다. 나중에 고치기도 쉽다. 

하지만 많은 대가들이 육필로 꾹꾹 눌러 쓰는 것을 선호한다. 이것은 뭐 개인의 스타일이고 선택이니 뭐라 할 바도 아니고 옳고 그름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나는 생각을 써내려 가는 글에는 빨리 써내려갈 수 있는 타이핑을, 내가 차분히 익히고 내면화 해야할 필요가 있어 적을 때는 오히려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손으로 쓰기를 선택한다.

 

나. 모바일 기기 이용하기

모바일 기기도 뛰어난 글쓰기 도구다. 좁거나 흔들려서 컴퓨터나 공책을 펴놓고 쓰기 어려운 장소, 어두워서 내가 쓰는 글씨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 남들 다 자는 밤, 손에 아무것도 들고 나서지 않은 산책길이나 여행길… 이런 때와 장소에서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모바일 기기다. 스마트 폰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쓰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더 이상 비즈니스 맨의 전유물도 아니고 비싼 장난감도 아니다. 스케줄러, 다이어리, 사진기, MP3플레이어, 녹음기, 앨범, 메모장, 전화기, 신문, 잡지, 책, TV 등등을 모두 합친 기기다. 덕분에 내 가방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모른다.

걷거나 전철을 타고 움직일 때 떠오르는 생각을 모바일 기기에 입력한다. 지난 번에 썼던 ‘좋은 글 쓰기 1 – 체계적인 글 쓰기’는 전철에서 에버노트로 썼던 글이다. 이 글은 카페에서 기본 메모 앱으로 쓰기 시작한 글이다. 두 가지 모두 밖에서 아이폰으로 썼던 것을 집에 돌아와서는 맥북으로 보고 수정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이어서 쓸 수 있는 것이다. 요즘엔 핸드백에도 들어갈만큼 깜찍한 크기의 모바일 키보드가 나와 훨씬 편하고 정확히 입력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수월하다.

한편, 어두운 곳이나 걸어가는 도중일 때도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글을 쓸 수 있다. 과거에도 글을 쓰는 데 많은 사람들이 녹음기를 사용했다. 녹음한 것을 듣고 스스로 든 비서를 시키든 받아 썼다. 하지만 스마트 폰의 받아쓰기 기능을 이용하면 어떤 앱이든지 자판을 누르지 않아도 받아쓰기를 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말하는 것 만으로도 에버노트, 메모 등의 앱을 이용해 글을 쓰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로써 자판과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수월하게 글을 입력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으로든 뭐든지 써보자. 자꾸자꾸 써 보자. 글쓰기와 친근하게 되고, 어느 틈에 훨씬 수월하게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걷기와 두뇌 건강에 관련된 글 보기 >> 1.뇌박사 서유헌의 두뇌건강 비법2. 걷기, 두뇌 노화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