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의 기쁨

2014년 11월 16일

곧 여러분에게 하늘로부터 비를 내리시며 결실기를 주시는 선한 일을 하사 음식과 기쁨으로 여러분의 마음에 만족하게 하셨느니라

-사도행전 14:17-

 

 

가을걷이를 마치고 겨우내 먹을 양식을 쟁여 놓은 마음은 푸근하다. 넉넉함 때문이다. 그 넉넉함은 어느 정도를 말할까? 자족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넉넉함과는 상관 없이 흡족하지 못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수확을 하기까지 들였던 공이 내 마음에 차지 않을 때다. 결과는 감수한다고 하지만,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노력의 절대 양과 질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고, 내가 정한 어떤 기준에 맞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이제 와서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노력이 부족해도 이만한 결실을 맺게 하심에 감사하고 다음을 위해 마음 밭부터 다질 일이다. 그러고 보면 감사하지 않을 것이 없구나. 거둔 것이 많으면 많아서 감사. 적으면 적은 대로 거둘 것 있음에 감사. 노력이 부족했다면 다음을 기약하며 마음 다질 수 있음에 감사.

 

늦은 가을. 이맘 때면 모든 것을 거두는 때인가 보다. 농부든 학생이든.. 짧은 인생이라지만, 어찌 보면 참 긴 인생이다. 지금 당장 거두는 것의 양이나 질이 그 인생 전체로 보면 그렇게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내가 눈치가 둔한지, 이제서야 겨우 느끼기 시작한다. 인생에 오점이란 없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은 겸허해짐을 말한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겸손히 받아들일 때 감사할 수 있다. 낮아짐. 오늘도 낮아지게 하시고 감사하게 하심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