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프레스로 커피 만들기

2016년 3월 2일

커피를 처음 마신 것은 아주 어릴 때였다. 커피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도 역시 어렸을 때였는데, 처음은 생각나지도 않는다. 할머니나 할머니 친구분들을 위해 탔던 것이 생각난다. 커피잔에 초이스 커피를 두 숟갈 넣고 주전자로 팔팔 끓인 물을 부은 다음, 카네이션 연유를 조르르 적당한 색이 나올 때 까지 섞어줬다. 그무렵엔 인스턴트와 원두 구분도 못해서 물붓고 녹아나지 않는 커피를 보고 놀랬던 기억도 있다. 

 

할머니가 마셨던 커피는 부드러운 고동색의 달달한 것이었는데, 아버지가 만드는 커피는 분명 투명한데 속은 비치지 않는 그런 쌩고동색에 한약같은 맛이어서 절대 일정 거리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그런 맛이었다. 향기에 끌려 가까이 갔다가 맛을 보게되면 치를 떨게 되는 아버지의 커피는, 나중에 그 아름다운 호박색에 이끌려 들어갔다 컥컥댔던 스카치 위스키와 함께 범접할 수 없는 어른의 액체로 각인되었다. 술과 커피가 쓰지 않으면 어른이 되는 걸까. 아니면 어른이 되면 달게 느껴지는 걸까. 

 

시나브로 스며든 커피향은 어느덧 나도 어른들이나 마실성 싶었던 원두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들었고, 커피메이커, 드리퍼, 모카포트, 프렌치프레스 등등 이런저런 도구들을 사용하게 만들었다. 그 가운데 요즘 정착해서 애용하고 있는 것이 오늘 소개할 프렌치 프레스다. 

 

 

 

프렌치프레스는 말 그대로 프레스 즉, 눌러서 커피를 만드는 방식으로 주방기기로 유명한 덴마크 보덤이란 회사에서 만든 상품명이라고 한다. 

이 도구의 좋은 점은 첫째, 간편하다는 것이다. 

거름망, 거름종이, 드립주전자, 서버, 드리퍼… 이런저런 도구가 필요 없다. 주전자, 프레스, 잔 딱 이 셋만 있으면 된다. 다른 도구가 필요 없다.

둘째, 향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모카포트는 진하게 한두잔 추출하기 위해 열을 직접 가해야 하는데 비해, 프렌치프레스는 끓인 물을 붓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향과 맛이 진하다. 그래서인지 시음할 때도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들었다. 

 

 

 

내가 만드는 프렌치 프레스 커피

 

1. 프렌치프레스에 8~10그람 정도의 커피를 굵게 갈아 넣는다.

2. 끓인 물을 조금만 부어 커피를 불린다.

3. 진한 커피를 원하면 2잔 만큼, 보통 커피를 원하면 3잔 만큼 물을 조금씩 붓는다.

4. 연한 커피를 원하면 다 마시고 다시 물을 부어 재탕해 마셔도 된다. 

– 남편은 아메리카노 마시듯 조금 진하게 우린 다음 물을 첨가해 마시고, 나는 연하게 마실 때는 차라리 처음부터 물을 넉넉히 붓는 쪽을 좋아한다.

  

 

 

 

 

이렇게 프렌치프레스로 내린 커피의 딱 한가지 단점으로 꼽자면, 원두의 작은 입자들이 쇠 거름망 사이로 나와 커피잔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원두는 적당히 굵게 갈고 프레스 누를때나 커피를 따를 때 가능한 천천히 하는 수 밖에 없겠다.

 

 

 

프렌치 프레스의 또 다른 쓰임새

 

1. 홍차, 녹차등 다른 차를 우릴 때 좋다.

2. 찬물 그대로 더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3. 스팀 밀크 거품낼 때 쓸 수 있다는데, 전용 프레스가 있다면 모를까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청소하기 나쁘고 차나 커피 맛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