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때

2016년 1월 4일

하나님의 때

2016.1.3. 양명수목사님 설교를 요약한 것입니다. 올해 첫 예배 첫 설교에 느낀 바가 많아 정리했는데, 중간중간 내 생각과 느낌도 들어가 있습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는 그의 시 ‘歲時雜詠’에서 다음과 같이 시간을 노래했다.

 

한평생 마음이 거칠고 게을러 / 섣달그믐만 되면 늘 슬퍼지네 섣달그믐 마음가짐 언제나 간직하고 / 다가오는 새해에는 사람 노릇 잘 해야지

갑신년이 조수처럼 물러가니 / 거세게 흐르는 세월 잡아 둘 수 없네 장사도 이것은 어쩔 수 없어 / 하얀 귀밑머리 짧아지려 하네

사람들은 나이가 쉰 살이 되면 / 말끝마다 반백이라고 탄식하네 내 나이 이제 스물 다섯이니 / 바로 쉰 살의 절반이 되었네 

새해와 묵은 해가 나뉠 즈음 / 대청의 등잔 불꽃 어느덧 낮아졌네 나에게 길고 긴 새끼줄이 있다면 / 첫새벽 우는 닭을 묶어 두고 싶네

 

이덕무는 조선의 2대 임금님이었던 정종의 10대 손이지만 서얼이었다. 정조가 발탁해 규장각 검서관으로 봉직했는데 과로와 생활고에 감기.폐렴이 겹쳐 53세게 갑자기 죽었다. 

 

이 시를 지은 것은 반백년의 반이자 그 일생의 반이 되는 25세 때였다. 흐르는 세월을 탄식하고 시간을 붙잡아 매고 싶어하기에는 이른 나이가 아닌가 생각되지만, 그 평생의 반이 되는 시기였다고 생각하니 우리네가 4,50에 생각하는 것이나 진배 없구나 싶기도 하다. 

 

1. 시간은 은총이고 기회다

이덕무는 위 시에서 ‘갑신년이 조수처럼 물러가니 거세게 흐르는 세월 잡아 둘 수 없다’고 했다. 이덕무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흘러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시간은 흘러 가는 것이 아니라, 흘러 ‘오는’ 것이다. 시간은 미래로부터 흘러온다. 우리의 미래는 하나님이다. 여기서 미래는 물리적인 의미가 아니라 신앙적이고 실존적 의미를 지닌다. 시간은 은총이다. 기회기 때문이다. 시간은 하나님으로부터 흘러와 깨끗한 주단처럼 내 앞에 펼쳐지는 기회의 장이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을 만드셨다. 공간은 인간에게 소유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더 많이 가지려하는 인간의 특성으로 공간은 공평하지 못하게 되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私有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온전히 하나님의 것으로 남아있다. 시간은 하늘과 땅을 잇는 통로며, 오염될 수 없는 신성하고 순결한 것이다. 

 

천지는 없어질지언정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마태복음24:35)

 

영원하며 또 영원히 새로운 것이 말씀이다. 말씀은 곧 하나님이며 하나님은 영존하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제 안에서 시간을 오염시키곤 한다. 오래된 습관으로, 내려오는 관습으로, 아무런 꿈 없이 새해를 맞이한다. 어떤 가능성과 어떤 꿈을 갖고 시간을 맞이할 것인가. 우리의 가능성을 하나님 안에서 찾아보자.

 

2. 시간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기회다

우리는 창세 전부터 존재감이 있었다. 창세 전에 가능성으로 존재했다면 창세 후에는 현실로 존재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만세전부터 우리를 아시고 택하셨다. 성부 하나님이 시간을 창조하고 또 초월하는 존재라면, 성자 하나님은 시간을 내주신 분이다. 시간 속으로 들어와 나와 만나주시고 동행하고 함께 해주시는 분이다.

 

우리는 하늘과 통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자녀이지만 자녀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품위와 능력을 갖추고 성숙해지는 것은 시간속에서 가능하다. 이미 그런 존재지만 그렇게 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그렇기에 시간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기회다. 

 

3.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자

사람이 세상을 바꾸지만, 세상이 바뀌어야 사람이 바뀐다. 우리는 사람을 바꾸기 위해 세상을 바꿔야 한다. 세상이, 이 공간이 하나님 나라에 보다 가까워지도록하는 하나님 역사에 동참하자. 

 

시간의 흐름은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과정이다. 歷史는 시간에 쌓인 인간의 자취다. 때론 후퇴하는 것 같으나 진보하고 있다. 시간을 하나님께로 향하는 기회로 인식하는 사람들과 함께 진보한다. 이 세상이 하나님 나라에 보다 가까워지도록 하는 하나님의 役事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