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미술,책,여행,블로그,일상 /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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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못지 않게 바람 불고 비마저 몹시 내리던 어제 아침.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른 봄 새로 생긴 북카페 파오에 갔다. 아무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 나라도 어제만큼은 따듯한 커피가 당겼던지라... 주문한 것은 카푸치노. 원래 둘이 가면 그 집의 음료와 케이크나 샌드위치를 하나씩 시켜서 맛보는 즐거움을 누렸는데, '나는 빵, 너는 커피'는 안된단다. 무조건 1인 1음료의 원칙을 고수한단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와 카푸치노 하나. 뭐 금액으로 따지면 덜 들긴 했지만, 아침을 여섯시 반에 먹는 나로선 10시경의 간식을 포기해야 해서 아쉽긴 했다. 

 

넓직한 통창으로 보이는 푸른 잎은 마치 수족관에 온 것만 같다.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넘실넘실 춤을춰서 그랬나?

 

 

툭 트인 공간에 매대와 서가가 마주보고 있는 구조다. 구비된 책들도 마음에 들었다. 도서관에서도 보기 힘든 책들도 보였고... 취향이 맞는달까. 

어제 뽑아 읽은 책은 '일본잡지 모던 일본과 조선 1940'과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였다. 

 

 

 

 

잡지 광고를 보라. 어쩜 이렇게 요즘과 다름 없을까 싶다. 편리하게 튜브에 담았다는 크림이며 프랑스 유수 제품은 입자가 큰데 비해 우리 제품은 입자가 곱다,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연지 빛깔도 십여가지나 된단다. 우드 케이스에 꼼꼼하게 짜 넣은 빅터 라디오는 당시 얼리 어답터를 겨냥한 광고였겠지. 사람 사는 것이 다 매한가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눈을 반짝이며 광고를 구경했지만, 그 다음 눈에 띈 기사들은 나를 우울하게 했다. 소위 '황국신민'은 어떠해야 하는지, 얼마나 조선 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자원해서 군대를 가고 물자를 실어 본토로 보내는지... 나라 잃은 백성은 그렇게 살았다. 

 

 

그 다음으로 뽑아 읽은 것은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눈으로 보고 그리고 쓴 책 코리아. 원산, 평양, 서울 등등을 고관대작의 집에서부터 동대문, 청계천 다리밑 까지 사방을 다니며 스케치하고 수채화로 그리고 다시 목판이나 동판화로 찍어낸 여러 그림과 함께 글이 수록되어있다. 일본의 우키요에가 유행하던 끝물을 타고 배운 목판화로 한국을 그리고 일본에서 전시했지만 그림을 사가는 사람은 서양사람들이었다고 한다. 한국에 와서 보고 자기를 매료시켰던 일본은 어디에 있을까 의아해 하고 서구 문물을 받아들였지만 물질문물만 받아들여 기형적으로 성장한 일본이 한국 사람들과 한국문화를 시기해 저지르는 범죄행위에 분노하는 것이 곳곳에 보인다. 그림을 보면 흑백사진에서 보던 것과는 아주 다른 우아함과 영국여자의 눈을 통해 본 우리 모습을 새롭게 발견.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해 스쳐 지나가버리는 것들을 새삼 새롭게 느끼게된다.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40 - 10점
모던일본사 지음, 한비문 외 옮김/어문학사

 

2016/05/04 21:46 2016/05/04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