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pin

Posted by 열매맺는나무
2009/07/14 12:09 일상/리뷰 또는 프리뷰


학기말 시험이 끝난뒤 서점에서 고른 책은 다름아닌 '뤼팽 베스트 걸작선'.
동해출판에서 나온 문고판 책이었는데 가로11, 세로 15센티미터로, 손에 쥐고 읽기에 딱 좋은 크기였다.
어렸을 때의 가슴두근거림을 다시 느껴보고, 막내에게도 추리와 모험의 세계를 선사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기 위한 첫 시도였다.

뤼팽 베스트 걸작선 (포켓판) - 10점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박현석 옮김/동해


이 책의 맨 처음은 르블랑이 처음 쓴 '아르센 뤼팽의 체포'로 시작한다. 읽기 시작하자마자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때 상황이 어쩜 그렇게 요즘과 비슷한지. 당시는 전신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나보다. 다음 구절을 읽어보시라. 무선 인터넷이 마구 보급되고있는 요즘과 얼마나 비슷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항해의 감격에 또다른 풍취를 더해주는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타났다. 기선이라는 이 떠 있는 섬, 세상에서 해방되었다고 믿게 하는 이 작은 섬도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하나의 연결고리가 바다 위에서 점점 풀어져가지만 그와 동시에 이것은 바다 위에서 또다른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무선전신의 발명이 바로 그것이다!

아주 신비한 방법으로 뉴스를 전해오는 그것은 별세계로부터의 호출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통신이 전해지는 전선 안의 공동을 상상할 수 없다. 신비로움은 더욱 알 수 없고 더욱 시적인 것이 되었기 대문에 이 새로운 신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바람의 날개를 단 전령의 도움을 얻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다. 

당시엔 아마도 요즘 우리가 무선 인터넷을 느끼는 것 이상으로 몇 배나 더 신비롭게 무선전신에 대해 느꼈을 것이다. 어렸을 적에 이 구절을 읽었을 때는 과거엔 그런 것도 다 신기했나보다고 대수롭지 않게 읽고 넘어갔었는데, 몇십년의 세월이 흐른 뒤 지금은 그 때 르블랑이 느꼈던 감흥을  백년 뒤 다시 공감하게 되다니!  세상엔 정말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이 딱 맞는것 같다. 이제 상황의 비슷함에 놀라고, 르블랑과 동시대 사람이 된듯한 공감대 형성에 놀라면서 다시금 뤼팽의 매력속으로 빨려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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