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의 명암 - 열매맺는나무

3D 프린팅의 명암

2013년 9월 2일

약 20년 전 일까, 스트라타 비젼, 스트라타 스튜디오, 3D 맥스… 컴퓨터에서 입체를 디자인하고 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 놀라고 열광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3D기술들이 축적되어 이제는 프린팅하고 결과물을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경제적, 기술적인 여러가지 장점들로 세계 각국에서 국가 차원에서 육성, 장려할 뿐 아니라 개인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올 초 국정연설에서  “모든 것의 생산방식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혁신기술”로 언급했고, 지난해 Economist지는 ‘3차 산업혁을 가져올 기술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했다.

 

 

1. 기존의 기술과 다른 점

 

기존 기술과 3D프린팅이 다른 점은 기존 기술이 절삭가공 기술인데 반해 이것은 적층가공 기술이라는 점이다. 즉,  덩어리를 깎아나가는 조각과 붙여감으로 완성해 나가는 소조의 차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덩어리를 깎아 나가자면 외부에서 부터 작업해 나갈 수 밖에 없으므로 내부가 복잡한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조금씩 붙여 나가는 방법이라면 가능하다. 따라서 표면은 매끈하지만 내부는 복잡한 구조로 된 구조물도 조립 없이 한 번에 만들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적용범위가 넓을 뿐 아니라 깎아내 버리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자원절약도 가능하다. 

 

 

 

2. 활용분야

 

1) 시제품 제작

현재까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분야이다. 금형제작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디자인에 따라 다른 시제품을 다양하게 즉시 만들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람보르기니는 4달 동안 40,000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던 과정을 스포츠카 Aventador 시제품 제작시에는 3D 프린팅을 사용하여 20일 동안 3,000 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시간과 비용의 절감이라는 장점은 기업에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은 3D프린터가 워낙 고가인 터라 주로 기업이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가격이 낮아진다면 소규모기업이나 발명가, 디자이너등 1인 기업들의 수요도 많아지리라 생각된다.

 

 

2) 다품종 소량생산과 1인 맞춤형 생산

한 가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시장에 내놓는 전통적 산업사회 생산방식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겠지만, 디자인과 소비자 개개인의 요구와 필요를 반영해야 하는 생산방식인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취하는 기업에게는 잘 어울리는 생산방식이다.  이미 지금도 3D프린팅으로 만든 주방기구, 액세서리, 휴대폰 케이스 등이 선보이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피규어 제작사업은 특히 일본에서 활성화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돌 그룹의 피규어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3) 의료계

의료계야 말로 부작용을 줄이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개인맞춤형 제품이 꼭 필요한 분야이다.  의족.의수임플란트 처럼 특정 1인에 맞춤식으로 제공해야 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선 안성맞춤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수술부위를 미리 스캔하고 3D프린터로 골격모형을 제작함으로써 함몰부위를 최소화한 부비동암 수술을 성공한 바 있다. 3D 프린터를 검색하면 ‘부작용 없는 양악수술’에 대한 광고성 글이 몇 페이지에 걸쳐 뜨기도 한다. 인공혈관과 배아줄기세포의 복제는 이미 성공했고 DNA복제도 추진중에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몇 년 안에 부작용없는 맞춤형 장기, 피부이식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가는 이들은 파일을 내려받아 가정에서 유전정보를 이용해 백신등 치료물질을 프린팅해 사용하는 이른바 ‘DIY Bio‘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 프린팅 대행산업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제작하게 되면 숙련된 노동력을 고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이 필요 없게 되고 금형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도 필요 없어진다. 에너지와 자원 절약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소비자의 욕구와 필요를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과 맞물려 1인제조업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당장 그렇게 되기에는 프린터의 보급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런 틈새를 메꿔주는 것이 요즘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 프린팅 대행산업이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이 바로 Shapeways라는 회사인데, 세계각국의 디자이너들이 올려 놓은 디자인을 소비자가 고르면 프린팅 해서 배송까지 해 주고, 디자이너에게는 일정분을 돌려주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3. 세계각국의 지원현황

 

미국과 유럽은 첨단기술을 통한 제조업의 부흥, 실업인구 감소, 저성장 타개 등을 목표로 국가와 기업이 기술발전과 인재육성에 힘쓰고 있으며 그 수준 또한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학계의 기여도 또한 높은데, MIT에서는 가방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제품을 개발했고 버지니아 공대는 초.중.고등학교 학생까지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앞서 언급한 바 있는 Shapeways가  네덜란드 기업이고, 독일에서는 3D 프린터로 인공혈관을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인간배아줄기세포를 3D 프린터로 복사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일본은 현재 로봇산업과 연계시킨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대중적으로는 캐릭터나 피규어 산업에 3D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는데, 자신을 피규어로 만들어주는 사업도 등장했다. 이제까지 축적된 기술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3D프린터를 일반소비자가 가장 먼저 접근할 수 있는 국가로 떠올랐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3D 프린터 기술의 산업화와 시장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베이징에 중국의 주요 3D 프린터 관련 교육기관과 협회, 기업 등 각 계가 참여하는 ‘3D 프린터 기술산업연맹’을 세우는 등 정부주도로 3D 프린팅 기술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련 학계를 중심으로 그 중요성을 인식하는 단계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주도의 육성정책도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시동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학·연과 함께 지난 7월 8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새로운 제조업 패러다임을 주도할 핵심분야로 부상 중인 3D 프린팅산업 육성을 위한 ‘3D 프린팅산업 발전전략 포럼’ 발대식을 가졌고, 미래기술연구원은 오는12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빌딩에서 기업·연구소·대학·투자기관 등을 대상으로 ‘3D 프린팅 및 스캐닝 산업을 위한 기술 심화교육과정’을 개최한다.우리나라의 3D 프린터 개발 소식은 오브젝트빌드의 윌리봇과 로킷의 에디슨에게서 들려온다. 또한 프린터 기술은 뒤지지만 두개골 임플란트등 의학관련 프린팅 특허는 의외로 앞서있기도 하다.

 

 

 

4. 3D 프린팅 기술발달로 생기는 그늘

 

기술발달, 책상위 제조업이라는 3차산업혁명, 맞춤생산, 의료혁명 등등 갖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드리워지는 어두운 그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가짜 건강식품, 가짜 약, 가짜 항공기 부품, 심지어는 가짜 원전 부품까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누구나 3D 프린터를 가질 수 있게 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때, 우리 앞에 닥칠 문제는 그 혜택이 혁명적인 것 만큼, 혹은 그 이상의 크기로 다가올 수 있다.

 

1) 무단복제-특허 및 저작권 침해 문제

프린팅을 하기 위해서는 파일이 있어야 한다. 이 파일을 어떤 경로가 되었건 내려받아 프린팅 해서 제품을 만들었을  때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혹은 제품을 구입한 뒤 3D 스캔해서 프린팅 한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예를 들어 엄청난 투자를 해서 아이돌 가수나 게임 캐릭터를 피규어로 만들었는데, 이것을 무단 복제한다면 회사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2) 무기, 유전정보 복제-범죄, 테러위험 증가

얼마전 3D프린터로 만든 총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제 설계도 파일만 있으면 실물을 힘들여 밀거래 하지 않아도 현지에서 얼마든지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공항이나 항만에서의 검색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유전정보를 프린팅하면 생물학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또한 3D스캔과 유전정보 복제로 타깃이 되는 사람의 얼굴을 프린팅한다면 수술같은 외과적 처치 없이 페이스 오프가 가능한 상황도 오지 않을까. 지문이나 홍채의 경우는 어떨까. 만약 장기 등 신체의 일부뿐 아니라 신체 전부가 프린팅 가능해 진다면 그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연예인이나 짝사랑하는 사람, 스토킹 대상 등 손에 닿지 않는 사람 대신 손쉽게 소유하기 위해 프린팅 하거나 구입하려는 사람은 없을까.    

 

 

 

3) 의학적 위험성 증가

앞서 DIY Bio에 대해 말한 바 있지만, 2012년엔 벨기에의 한 디자이너가 박테리아를 변형시켜 항우울제를 만들었던 사실도 있었다.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어질 미생물 변형체들이 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호르몬생성을 위한 파일이 누군가의 실수 혹은 악의로 손상을 입거나 변형되었을 경우는 어떻게 될까. 저질 재료로 프린팅된 장기나 골격 등이 환자의 몸에 이식된다면 어떻게 될까. 

 

 

 

 

투자에 있어서도 수익이 많이 나는 종목일 수록 리스크가 크다. 기술도 마찬가지다. 유익함을 많이 가져다 주는 기술일 수록 잘못 되었을 경우 돌아오는 위험 역시 크다. 지레 짐작으로 겁먹고 움츠러들 필요는 없지만 잘못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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