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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국역에서 현대사옥을 바라보고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들어가면 나오는 길을 따라 중앙고등학교까지 걸었다. 계동은 그저 사람 사는 냄새 폴폴 나는 그런 옛날 동네였다. 목욕탕, 참기름집, 연탄집, 떡방앗간, 철물점... 마치 70년대 초반을 연상하게 하는 그런 동네였다. 사람들이 계동을 찾을 때는 그런 것들을 보고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도 삼청동 처럼 점점 상업지구가 되고 있다. 구두 팔고, 장신구 팔고, 쿠키며 케이크를 파는 카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대동세무고 앞에 있던 동네 서점마저 없어졌다. 오늘 보니 참기름집, 철물점이 눈에 띄지 않았다. 내가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르지만 진짜 없어졌다면 서글프다. 

 

 

계동 초입의 계동문구점. 현대사옥 주차장 바로 맞은편에 있다. 뒷집 옥상에는 마침 감을 따러 올라오신 아저 씨.

 

 

 

화덕이 돋보이는 이 피자집은 근처 대동세무고 출신 사장님의 가게라고 한다. 계동은 토박이들의 동네다. 사실 10년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동네라고 한다. 

 

 

 

계동에서 보이는 북한산은 상당히 가까워 보인다. 

 

 

 

주머니가 가볍고 먹성은 좋은 학생들이 자주 간다는 황금알식당. 70년대 리즈시절을 보냈던 양은 도시락에 그 시절 반찬을 담아 나온 다는데, 요즘 아이들은 이 도시락을 들고 흔들어 비벼먹는 재미를 신기해 하며 즐긴다고 한다.   

 

 

 

 

 

계동교회와 목욕탕을 지나 골목을 끝까지 올라가면 왼쪽으로 스타 브로마이드 사진을 파는 가게를 지나쳐 삼청동, 가회동 한옥마을 가는 길이 나오고, 정면으로는 중앙고등학교가 보인다. 중앙고등학교는 말이 고등학교지 일단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거의 대학 캠퍼스 수준으로 보이는 교정과 건물들이 보인다. 역사가 오래된 곳이라 더욱 그렇다. 이곳은 한류 드라마 최고봉을 자랑하는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한데, 그래서 인지 우리가 내려가는 길에도 거슬러 올라가는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바람은 어찌나 부는지... 머리가 다 띵해진다. 이럴 땐 커피보다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바로 어묵. 대나무 꼬챙이에 꿴 꼬불이 오뎅과 뜨끈한 국물을 먹고 마시면 저절로 몸이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어묵을 먹은 곳은 '순이네 가게'. 이름마저 정겹다. 순이네 김밥 한 줄 1,500원, 꼬치어묵 한 개 1,000이다. 떡볶이, 삶은 달걀 등 분식 메뉴 외에도 이름 그대로 가게를 겸하고 있어 여러가지 생필품도 살 수 있고, 편의점에서 파는 모든 먹을 것도 함께 사서 같이 먹을 수 있다. 

2013/11/10 07:14 2013/11/10 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