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산책 Archives - 열매맺는나무
연트럴파크 산책 – 커피식탁
신촌산책 / 2017년 5월 12일

연트럴파크 산책 – 커피식탁 지난 일요일. 그동안 좀 불편하시긴 했지만 갑작스럽게 안좋아 지셨다가 훌훌 떠나신 엄마. 일요일 임종을 맞고, 월요일엔 입관예배를 드리고, 화요일엔 발인예배를 드렸다. 서울 추모공원에 들렀다가 가족 납골당에 모셨다. 첫날은 늘어진 듯 시간이 가지 않았다. 들이 닥치는 손님을 맞으며 시계를 보고 또 봐도 잘만 가던 시간이 멈춘 듯 가지 않았다. 그러다 점점 시간의 흐름을 잊게 되었고, 지나고 보니 이렇게 또 연휴가 다 훌쩍 가버렸다. 어떻게 간 줄 모르게. 식구들 손에 이끌려 연트럴파크로 산책을 나갔다. 전부터 당근 케이크를 먹으러 가자고 했기에 미루지 않고 길을 나섰다. 볕이 뜨거웠다. 선글라스 대신 양산을 챙긴 큰 애를 빼고 나머지 식구들은 눈이 부셔 선글라스를 썼다. 옛 철길을 공원으로 꾸몄는데 동네 이름을 따서 연트럴파크라고 지은 별명이 재미있다. 철길 주변 우뚝 솟은 메타세콰이어가 푸르르다. 다닥다닥 별이 달라붙은 것만 같은 하얀 미선나무, 비록 인공이지만 졸졸 흐르는 개울물… 정말 오월이구나 싶었다. 사천교까지 걷다가 왼쪽으로 돌면 ‘커피식탁’이라는 작은 카페가 나온다. 근처 연남동에 있는 많은 카페 중에 내가 가장 아끼는 곳이다. 코웃음 나오는 가격 대신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된 가격이 돋보여 들어왔던 곳인데, 분위기도 커피 맛도 훌륭해 자주 들리고 또 추천하는 곳이다. 앞에 것은 당근 케이크고 뒤에 보이는 것은 ‘무뚝뚝한 얼그레이씨’란다. 당근 케이크를 받으면 ‘두부?’라는 생각이 들어 눈을 동그랗게 뜨게 된다. 크림이 두툼해 보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상큼하다. 케이크도 촉촉하고 달지 않아…

20160925 마르쉐@ 상암 문화비축기지
신촌산책 / 2016년 9월 27일

20160925 마르쉐@ 상암 문화비축기지 지난 일요일, 예배를 드리고나서 그동안 가봐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있던 마르쉐 장터에 다녀왔다.  아직 생소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마르쉐는 한 달에 한 번 매달 둘째 주 일요일 열리는 도시형 생활장터다. 기른 사람이 사는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사고 파는 직거래 장터로 2012년 부터 지금까지 4년동안 유지되어왔다. 주로 혜화동/대학로에서 열리지만 시민의 숲이나 명동 등 다른 곳에서 열리기도 하고, 이번에는 월드컵경기장에서 가까운 문화비축기지에 펼쳐졌다.    문화비축기지. 이름도 생소하다. 문화를 어떻게 비축할 것이며 군사시설도 아닌데 ‘기지’는 또 무엇일까. 이곳은 오일쇼크를 겪으며 민간에서 쓰일 석유를 비축하고자 70년대에 만들어진 저장고로 40년간 출입이 통제되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시민 문화공간으로 바꿔가는 곳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시민 문화공간으로 첫 삽을 뜹니다‘란 기사를 참고하자. 내년 4월 준공이 목표란다. 그래서였구나 진입로나 분위기가 공사장 같던 이유가 거기 있었다.    마르쉐 앞치마 두른 두 분을 입구에서 만나지 못했다면 그냥 지나칠뻔 했다. 우둘두둘 자갈길을 지나 제법 넓은 공간으로 들어섰다. 여기가 오늘 장터다. 하늘은 어쩜 이렇게 파란건지, 그에 비례해 태양은 어찌 그렇게 뜨거운건지. 그 아래 눈부시게 하얀 천막과 갖가지 알록달록한 농산물에 눈길을 빼앗겼다.      마르쉐는 농부, 음식, 수공예 세 팀으로 운영된다. 도착한 것은 12시 점심시간. 문을 여는 11시에 맞춰오고자 마음먹었으나 초행길인데다 자동화기기를 찾아 현금을 찾아 오느라(카드결제가 안된다) 늦어버렸다. 사람들이 몰리면 어디 앉아 먹을 데도 먹을 것도 없을 것 같아 구경과 쇼핑은 뒤로 미루고 곧바로 음식 팀을…

이대 소오밥집 폭찹&커리
신촌산책 / 2016년 7월 25일

이대 소오밥집 폭찹&커리   여우비가 내리던 일요일 점심. 덥기도 무척 덥던 그날.  점심을 먹기 위해 골목을 걸었다. 생각나는 곳은 소오밥집.  무덥고 비오는 날엔 나도 부엌에 들어가기 싫지만, 이 더위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위생. 파는 음식 같지 않게 엄마가 내주는 음식같은 그런 집을 생각하니 떠오른 집이 바로 소오밥집이었다.  전에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 혼자 작업실을 지키고 있을 남편의 점심 때문에 들린 그 집은 참 정갈해보였다. 마주볼 수 있는 테이블이라고는 문 밖에 나와있는 것 딱 하나 밖에 없고, 모두 한 줄로 벽을 보고 먹게 되어있는 좁은 곳이었지만, 그렇게 혼밥에 맞는 구조여서였는지 그곳은 학기중 평일이면 늘 학생들로 만석인 곳이다.        적당한 가격은 호감을 상승시키는 일등 조건이다.  매운 음식임을 나타내는 제육덮밥 옆의 빨간 고추 그림이 귀엽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내다보는 창밖 풍경.  울타리 밖은 철길이다. 철길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기차 신촌역이 나오고 더 쭉 가면 문산(갈아타면 도라산역까지 갈 수 있다)이 나온다.  현재는 도라산역이 종점이지만, 원래는 신의주까지 가는 경의선 철도다.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경의선을 타고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간 다음 다시 중국횡단철도로 환승하는 여행도 할 수 있으려나. 잠시 꿈을 꿔 본다.          폭찹과 커리가 나왔다.  폭찹은 돼지고기로 만들어 소고기가 재료인 찹스테이크보다 부드럽다. 씹는 맛을 즐기려면 찹 스테이크를, 부드러운 맛을 원하면 폭찹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곳 커리의 특징은…

봄은 다채롭다
신촌산책 / 2016년 4월 21일

지난 13일.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촉촉히 내리는 봄비에 젖은 길, 눈처럼 떨어진 꽃잎들. 벚꽃의 낙화는 산산이 흩어지는 까닭일까, 어쩐지 처연한 느낌을 준다. 폭탄의 잔해처럼 느껴지기도 하니 장렬하다는 느낌을 받는 이도 있겠지만 내겐 그 얇으레한 하늘거리는 꽃잎 덕에 여리고 처연한 느낌이 든다. 가장 여리고 깨끗하던 것이 더러운 젖은 땅 위에 뒹굴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안타까운 현실…     그로부터 며칠 뒤, 아파트 단지는 라일락 향기로 휩싸이고…       또 그로부터 며칠 뒤엔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산에 가면 정말 이름도 모를 꽃들이 다채로움을 자랑하며 앞다퉈 피어나지만, 또 이렇게 집 근처는 그 나름대로 사람이 손으로 가꾼 아름다움이 있다.  봄은 정말 다채롭다. 또 며칠 후엔 어떤 꽃과 어떤 초록 빛으로 바뀌어있을지. 

봄맞이 산책
신촌산책 / 2016년 4월 11일

뿌옇던 하늘. 밤새 불어댄 바람에 먼지가 다 날아갔는지 활짝 갠 하늘이 반갑다. 나흘 상관에 연거퍼 두 번 드린 추모예배 준비로 쌓인 피로도 풀 겸 가까운 안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언제 이렇게 파란 잎이 돋았는지. 짧게 내린 봄비가 물을 들인걸까 싶게 사방이 고운 연두빛이다.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아직 푸른 잎은 돋지 않았지만, 꽃 피고 잎새 펼친 다른 나무들로 산은 이제 완연한 봄이다.      바위에 앉은 새 한쌍이 보일런지. 물이 이제 더 이상 추워보이지만은 않는구나.  이 물은 홍제천으로 떨어지는 인공폭포의 물이 된다.    봄비와 바람으로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길을 따라 꽃으로 만들어진 터널이 좋다. 그야말로 꽃그늘이다.      4월에 피는 꽃들은 참말 흰색이 많다. 초록에 맞춘 하얀 조팝나무 꽃은 어쩜이리 곱고 싱그러운지.      장애우들 자립을 위한 오름카페. 여러가지 음료와 간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 같이 바람부는 날, 라떼 한 잔을 들고 벤치에 앉아 꽃구경을 하노라면  비 처럼 혹은 눈 처럼 흩날리는 꽃잎 속에 현실을 잊는다.   – ‘안산’과 관련된 다른 글과 사진도 보세요. ^^

연남동골목
신촌산책 / 2016년 3월 29일

어제는 연남동으로 산책을 나갔다. 춥다고, 감기기운 있다고, 미세먼지라고, 어제 못 잤다고…. 어젠 더 이상 댈 핑계도 없었고, 대충 돌아다녀도 될 기분이었다. 이렇게 집에만 있다가는 건강에 적신호가 올 것 같기도 했고. 광화문과 연남동을 저울질 하다가 연남동으로 정했다. 이대에서 출발해서 연대 서문을 통과해 연남동을 거쳐 성산동을 가로지르는 코스였다. 만두집, 중국집… 유혹하는 곳은 많았지만 일찍 나온 것이 다행이었다. 아직 아무데도 문을 열지 않았으니. ㅎㅎ   연남동과 성산동을 지나는 동안, 골목골목 얼마나 예쁜 가게들이 많은지 깜짝 놀랬다. 십여년전 일산신도시 처음 생겼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달까. 빌라촌과 단독주택들 사이로 난 골목쟁이의 이쁜 가게들이 그랬다.  꽃집과 카페를 겸한 가드닝 카페 VERS. 등산, 캠핑.. 아웃도어 용품 가게 Something Out 여긴 물어볼 것도 없이 게스트하우스겠지?   걷다걷다 지친 다리를 쉬게할 겸 들어간 곳은 성산동의 한 카페. 자리에는 없었지만 미술을 하는 분이 경영하는 듯하다. 곳곳에 꽂힌 전공서적과 손으로 만든 작품(판매도 한다)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크림치즈 듬뿍 바른 베이글로 심신에 휴식과 안정을 베풀었다.         접이식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룸이 하나 있는데, 종종 스터디가 이루어지나보다. 옆 벽면에 월간 달력엔 예약상황이 빽빽하다.    골목에서 나오면 마주치는 성미산. 신혼살림을 성산동에서 했었기에 더 다정하게 느껴지는 곳. 어제는 미처 올라가지 못하고 눈인사만 하고 돌아왔다. 개나리, 진달래… 성미산에도 꽃이 폈네. 봄이 왔네. 이러면서. 

동네 빵집 – 파파 브레드
신촌산책 / 2016년 3월 24일

  지금은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같은 간판의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있지만, 골목마다 구멍가게가 있고 다른 동네에서는 볼 수 없는 빵집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주인이 문을 열고 일을 하고 또 주인이 문을 닫는 그런 가게. 그런 가게는 아침 일찍 문을 열고 가게 앞을 비질해 가을이면 낙엽을, 겨울이면 눈을 치웠다. 내 가게, 우리 동네라서 그랬나. 동네 아이들이 모두 조카 같고 손주 같던 정감 있는 가게. 그런 가게들이 몹시 아쉬웠다.   언제부턴가 입소문을 타고 동네 빵집들이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소보루, 단팥, 식빵, 맘모스빵은 물론이고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던 귀하고 특별한 빵,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그런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빵을 보여준다. 우리 동네(라기엔 좀 멀긴 하다)에도 그런 곳이 있다. 전철역에서 골목으로 들어가 올라가다보면 보이는 작은 가게. 퇴근 시간, 때아닌 찬 바람과 그윽한 돼지갈비냄새의 유혹을 뿌리치고 찾아낸 그 빵집은 불빛도 정다웠다. 

와플 잇 업! Waffle it up!
신촌산책 / 2016년 2월 14일

  갓 구운 와플 4개+생크림 3+ 아이스크림 2. 이렇게 한 세트. 생크림은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다.      따끈한 아메리카노와 더불어 차가운 얼 그레이.     맛도 비주얼도 이쁜 와플이 나오는 집은 이화여대에서 기차 신촌역으로 내려가면 있는 와플 잇 업 Waffle it up. 교문 근처 작은 가게로 오픈했을 때 부터 마음에 들어 종종 이용하는 집.  입구에 들어서면 이렇게 목조로 오픈된 천장이 보인다. 입구 왼쪽은 수다를 위한 자리, 오른쪽은 조용한 것을 원하는 자리. 오른쪽 위층은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로 구분되어 있다. 자리마다 콘센트도 구비되어 있다.    영업시간은 12:00~22:00 베이직하게 아메리카노 3,900, 와플 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가을을 밟고
신촌산책 / 2015년 9월 24일

  가지 부러질까 싶도록 다닥다닥 매달린 대추들.  아직은 파랗지만,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햇살을 양분삼아 몇 밤 코 자고 또 자고. 곧 빨갛게 물들어 기쁜 만남 갖게 되겠지. 

여름저녁, 한강
신촌산책 / 2015년 8월 13일

​ 여름 저녁, 한강. 온 가족이 모여 치맥과 강바람을 즐겼다. 밖에 나온 사람들이 많음에 놀랬고 가족끼리 나온 이들이 대부분이라 또 한번 놀랬다.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저 멀리선 불꽃놀이가 펑펑 터지고, 잔디밭에선 강아지가 뛰논다.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런 느긋함을 함께 즐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