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피로증후군

2013년 11월 7일

SNS 피로증후군이라고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실은 별 것 아니다. 

그저 저녁 먹고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내 타임라인에 무척 많다는 사실이 급작스럽게 느껴졌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웬일인지 그것이 오늘 따라 더 심하게 느껴졌고 상당히 거슬리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정리. 새로 생긴 ‘친구>아는 사람’ 리스트는 구글 플러스 따라 한 것이라는 둥 말도 많지만, 이럴 때 요긴하다. 게다가 ‘뉴스피드에서 보기’를 해제하기까지 하면 완벽하다. 한참을 그러고 돌아다녔다. 그러다 문득,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이미지]

 

 

원래 친구였던 사람을 페이스북에서 친구로 한다거나 나중에 오프라인에서 만나 검증된 사람들은 나중에 갈등(일방적인 것이든 쌍방간의 것이든) 겪을 일이 드물다. 순전히 온라인에서만 만나고 얼굴조차 본 적 없는 사람들이거나 몇 번 보지 못한 사람들의 경우엔 좀 문제가 된다. 알고보니 생각이 너무나 다른 경우가 많다. 예민한 부분, 만나서 대화할 때 화제로 적당치 않은 여러가지 주제들에 관해 생각이 다른데, 그 생각을 강조해서 여러 번 자기 담벼락에 쓰는 분들의 경우에 특히 미묘하게 피곤해진다. 여가시간에 즐겁자고 하는 일에 이렇게 피곤함을 감수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고 급기야는 뉴스피드에서 감춘다거나 친구관계를 삭제한다거나 하게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게 뭔 짓인가,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피곤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위 자체가 피곤해진다. ‘이러면서 굳이 이걸 해야 하나?’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창을 꺼버린다. 그러다 피곤함을 잊을만하고 컨디션이 좋아지면 다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하는지, 뭘 먹는지 적고 사진 찍어 올리고 좋아요 단추를 누르고 다닌다. 이런 일은 어떤 주기를 두고 반복된다. 그러다 또 자신을 너무 드러낸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다시 위축되어 숨는다. 이것도 주기적으로 발생되는 일이다. 

 

하여간 남이 뭘 먹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줄지어 올라오는 것들이 피곤하다면 그땐 그만 둬야 한다. 그것이 단기적인 것이건 아니면 장기적인 것이건 일단 쉬어야 한다. 그리고 회복되면 자기 담벼락부터 들여다 봐야 한다. 인맥도, 앱도 가끔 정리해 줘야 한다. 하지만 나 자신부터 정리해야 맞다. 어디서부터건 정리하다 보면 길이 생긴다. 내가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보이게 된다. 어느 면에서 SNS로 인한 피로는 몸의 피로와 마찬가지로 나를, 그리고 다들과의 관계를 진단해 보라는 일종의 경고다.  

 

 

SOCIAL NETWORK from Beomseok Yang on Vimeo.

 

이 동영상은 내가 잘 가는 비메오(Vimeo)라는 곳에서 큰 애가 추천해 준 것인데, 이 글 내용과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