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길 – 정독도서관, 교육박물관
잡문집 / 2016년 7월 4일

삼청동길 – 정독도서관, 교육박물관 어제. 7월 첫번째 일요일.  삼청동 길을 걸었다. 풍문여고 돌담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 골목길로, 다시 금융연수원 있는 한길로 들어섰다.원래는 라땡(라면이 땡기는 날)에서 콩나물 듬뿍 들어간 해장라면을 먹고 1킬로에 만원씩 판다는 옷가게 두더지마켓을 가려고 했지만 늘어선 줄과 직벽에 가까운 계단에 포기했다. 대신 한가람이라는 곳에서 연잎밥과 곤드레나물밥을 먹고 그냥 걸었다. 그러다 다시 정독도서관 쪽으로 가다 발견한 곳이 서울교육박물관.   위 사진은 교육박물관 한켠에 설치된 문구점 모형이다. ‘정독 문방구’라니. 어릴적 살던 집 근처에 정덕국민학교가 있어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다. 문앞에 펼친 좌판에는 저런 장난감보다 지우개처럼 쌈직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비싼 것들은 문방구 안에 많이 있었다. 딱지나 종이인형 같은 것들은 처마 밑에 집게로 주렁주렁 걸려 아이들을 현혹했었지. 그옆엔 크고 작은 빨간 돼지저금통과 꽈리가 굴비 엮듯 길게 달려있었고.   서울교육박물관의 겉 모습은 이렇다. 지나가다 보면 보이는데, 정독 도서관 일부를 박물관으로 만들고 담을 헐어 문을 낸 것으로 보였다.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영희와 철수, 선생님의 모습이 반갑다. 단아한 선생님 패션. 날씬하시구나.     정독도서관은 옛날 경기고등학교 자리를 1975년 학교가 삼성동으로 이전하면서 1977년 개관한 시립도서관이다. 이 건물은 1938년 지어질 당시부터 난로가 아닌 스팀난방방식을 채택한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그 역사적 가치때문에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다니, 삭막하기 그지없던 내 모교들을 생각하면 여긴 궁궐이고 대학 캠퍼스나 다름 없구나 싶다.     [관련글] 삼청동 도토리 – 불떡콩   저장저장

정동길 걷기
잡문집 / 2016년 1월 5일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정동길은 큰 축복이다.  큰길에서 벗어나 작고 조용한, 오래된 길을 걷는 것은 큰 기쁨이다. 특히나 평일 오전, 촉촉하게 비까지 내리는 아침 정동길은 정갈한 고즈넉함이 그 풍취를 돋운다.  보통 좁은 뒷길은 대개 차와 사람이 한데 뒤섞여 걸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게 많지만, 정동길은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안전하다. 찻길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면 자동차도 속력을 낼만하고 몰릴 만도 하지만 통행량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래서 더 조용하고 배기가스가 덜하니 공기도 깨끗하다. 오래된 길이기에 좌우에  볼거리도 많다. 길 자체가 역사고 박물관이다.  하지만, 구한말-일제시대로 이어지는 역사가 정동길과 함께하기에 걷는 동안 때로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그 첫째가 바로 덕수궁 중명전이다. 왕실 도서관으로 지어졌던 이 붉은 벽돌 건물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굴욕의 장소가 되었다.  그다음은 을미사변 후 아관파천이 이루어졌던 러시아공사관이다. 한 나라의 궁에 자객이 난입해 황후를 해친 것 만도 기막힌 일인데, 하물며 황제는 외국 공사관으로 피신을 해야 했다니 백척간두에 놓였던 나라의 운명을 읽을 수 있는 것만 같아 괴롭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정동교회다.  이광수의 작품 ‘흙’에서 여주인공 정선이 겨울밤 괴로워하던 바로  그곳이고, 이문세가 광화문 연가에서 노래했던 곳이다. 이날은 벗은 나무며 비 내리는 회색 하늘이 그 운치를 더해줬다.  천천히 걸어 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이 시립미술관 역시 ‘경성재판소’로 지어져 사용되던 아픈 시절이 있는 건물이다. 하지만 월요일은 휴관.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 교보문고로 향했다.  큰길로 벗어나기 전에 나타나는 것은 구세군…

산책/이화여자대학교 2
일상 / 2015년 11월 16일

일요일. 어제. 예배를 드리고 학교를 찾았다.  전날 아침 신문에서 본 학교 사진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어제 찾은 교정의 아름다움이 카메라에 잘 담아지지 않아 안타깝다.              

남산 둘레길, 11월
잡문집 / 2015년 11월 11일

이제 11월도 중순으로 접어든다. 날이 추워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운동해두자는 마음에 남산 단풍구경을 하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동국대학교 입구에서 내려 국립극장을끼고 북쪽 순환로를 걷기로 했다.    동국대입구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오면 장충단공원이 나온다. 나오자 마자 보이는 신라 호텔. 그 앞에 수표교가 보인다. 원래는 청계천에 있다 옮겨온 것이다. 이 공원을 가로질러 계속 걷는다.    이 아담한 한옥은 매점과 화장실이다. 오른편으로 보면 산책로가 표시된 안내판이 보인다.    그 안내판을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 산책로를 오르면 시작부터 이런 계단을 만나게 된다. 계단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이 계단을 오르지 말것. 잠깐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남산 둘레길까지 쭉 계단으로 이어져있다. 계단을 피하려면 리틀 야구장을 오른쪽에 두고 계속 오른다. 남산2호 터널과 유관순 동상이 보인다.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반얀트리를 따라 가지 말고 이제 국립극장 쪽을 향해 오르자. 남산을 오르내리는 노란 버스도 이쪽으로 간다.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을 향해 올라가다 돌아서서 본 모습. 정말 고운 빛으로 아름다웠지만 아쉽게도 역광이라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지도를 보니 현재 위치는 북측 순환로 입구. 지하철역에서부터 꽤 많이 걸어올라왔구나. 차로 돌면 잠깐이지지만 걸어서 7.5킬로미터라니 만만히 볼 건 아니다. 오늘은 시간이 없으니 필동까지 가서 충무로 역으로 내려가고, 다음에 시간 내서 제대로 한 번 돌아봐야겠다.    북측 순환로를 걷다보면 갈래길이 나온다. 왼쪽은 차가 다니는 길이고 오른쪽은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가야 둘레길을 걷게된다. 차가…

설악산 주전골-용소-선녀탕-오색약수-양양 물치
잡문집 / 2015년 11월 3일

사방이 아직 깜깜한 새벽 5시 40분,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영하1도까지 떨어졌다. 설악산은 전날 영하 7도 까지 떨어졌다는데 오늘은 얼마나 추울까 하는 생각에 아래 위 모두 내복으로 무장하고 얇은 패딩까지 걸쳤다. 지난번 여행사에서 떠난 바다열차 여행의 오대산 전나무 숲 트래킹 코스는 샌들 신고도 걸을 정도였기에 운동화를 신을까 했지만, 이번은 ‘계곡’을 걷기에 등산화를 챙겨 신었다. 추운 날 미끄러지기까지 하면 큰 일이니까. 날이 어찌나 맑은지 별빛.   7시에 용산역에서 출발한 ITX-청춘 열차는 쾌적했다. 아침 대신 가져간 바나나, 요거트, 빵 등등의 간식을 먹고 잠깐 졸았더니 어느새 남춘천. 따뜻한 열차에서 졸다 나오니 아침보다 더 추운 느낌이다. 여행사에서 마련한 관광버스로 갈아타면 한계령을 거쳐 설악산에 도착한다. 한계령. 대학 수학여행 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를 뚫고 겨우겨우 도착한 한계령에서 덜덜 떨며 마신 커피는 일생을 통털어 가장 맛있는 커피였다. 운무와 커피. 한계령은 내게 안개와 커피로 기억되는 곳이다. 하지만 이날 도착한 한계령은 더 이상 안개와 커피의 고개가 아니었다. 바람과 바람과 바람의 계곡이 되어버릴 한계령. 그렇다. 한계령은 寒溪嶺인 것이다. 산행은 주전골 계곡에서 부터 시작한다. 계곡을 타고 계속 내려가는 내리막 길이다. 이 말은 올라가느라 땀 뻘뻘흘리고 헉헉거릴 필요 없이 사부작사부작 걸어내려가기만 하면 되는 쉬운 트래킹이란 뜻이고, 바꿔 말하면 주룩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물어 물 마른 계곡이니 잔돌이나 모래로 미끄러지기 쉬워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도 한 아가씨가 미끄러져 고통받고 있는 것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10월을 즐기다
일상 / 2015년 10월 10일

지난 금요일 한글날, 어린이대공원 숲에서 이제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을 느꼈다. 차가워지기 시작한 공기에 깜짝 놀랐지만, 놀이동산에 도착할 즈음에는 또 뜨거워진 햇살에 얼음 가득 아이스 커피를 찾게 되었다. 롤러 코스터, 바이킹, 후름라이드, 회전 그네… 어린이 대공원 놀이동산인 재미나라는 어린이대공원 개관 당시 우리나라 최고,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곳이었지만, 뒤 이어 문을 연 서울랜드나 자연농원(에버랜드)에 밀려나 버렸다. 하지만 2014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마치고 다시 개장하여 지금은 소박하지만 기본은 다 갖춘 시설로 오히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곳이 되었다. 이번엔 그저 먼 발치에서 구경하는 것으로 마치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코가 손이라는 코끼리. 코끼리 두 마리가 코로 흙을 쥐어 이리저리 흩뿌리며 놀고 있었다. 하지만 눈 부신 태양, 바싹 마른 바닥에 주변에 풀 한 포기 없는 사막같은 곳이라 마음이 아팠다. 이 아이들은 아시아 코끼리. 습한 곳이 익숙한 녀석들일 텐데… 어제 내린 비로 좀 견디기 괜찮아졌으려나.     맹수들이 사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자, 표범, 퓨마… 거의 모든 동물들이 자고 있었다. 겨우 열두시 였는데도. 고양이 족의 발바닥은 생각보다 크고도 귀여웠다.          유리 벽에 바짝 붙어서 자고 있는 퓨마. 반지르한 목덜미와 동글동글 발바닥은 정말 만져보고 싶었다. 저 동그라미를 누르면 말랑할까 아니면 단단할까. 거칠하면서도 폭신하고 또 단단할 것 같다. 아, 만져보고 싶어라. ㅎㅎ   남아메리카에 서식한다는 과나코. 라마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라마와는 친척관계려나. 맹수들은 유리벽으로 막혀있었는데, 뻥 뚫린 초식동물 우리는 냄새가…

7월 첫날, 한강
일상 / 2015년 7월 1일

​7월의 첫 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 타박타박 한강 산책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드디어 피기 시작한 무궁화가 나를 반긴다. 여름 내내 찬 바람 불 때 까지 피고지고 또 피고 질 무궁화. 도르르 말려 똑 하고 떨어지는 모습은 가는 뒷 태까지도 얼마나 단아한지. 온 길에 낭자하니 흩어지는 다른 꽃들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산책은 홍제천부터 시작해 한강으로 이어지는 코스. 사천교 근처 옹벽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능소화 무리. 한번 승은 입은 궁녀가 애절하게 임금님을 기다리다 꽃이 되었다는 그 꽃이다. 문득 주현미 ‘신사동 그사람’이 생각난다. ‘자정넘어 새벽으로 가는’ 시간까지 ‘행여 오늘도 다시 만날까 그 시간 그자리’를 헤맨다던 노래가사를 듣고 어처구니 없어했는데. 능소화가 되어버렸다던 그 궁녀는 연인을 기다렸던 것일까 아니면 출세의 기회를 기다렸던 것일까.    ​천변에는 나리 꽃이 한창이다.  돌틈에는 나도 봐 달라는 듯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애기똥풀도 있다. 왜 들꽃 이름이 하필이면 애기똥풀이냐고? ​ ​줄기를 꺾으면 이렇게 기저귀에 뭍은 애기 똥 처럼 노란 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감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도록 진하다.    ​비가 많이 오면 빗물을 강제로 빼는 관이다.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옆에 보인다. 크기를 알 수 있게 옆에 사람이라도 세워놓고 찍을 걸 그랬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다. 비가 억수로 오는 날이면 저 근처로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겠다. 그럴 때면 어차피 천변으로 가지도 못하게 통제가 되겠지만 저리로 나오는 물이라면 삽시간에 휩쓸려 무서운 상황이…

양재천 벚꽃
일상 / 2015년 4월 22일

‘저 집에 가면(http://www.fruitfulife.net/1204)‘에서 제주 흑돼지를 맛있게 먹고 양재천으로 산책을 나섰다. 퇴원 후, 검진을 위해 병원에 다녀온 것을 빼곤 한 번도 바깥출입 못하신 엄마를 위해서 가까운 곳으로 꽃구경을 나갔다. 밖은 온통 녹빛과 흰빛이였다. 그야말로 봄. ‘April’로 구글링 하면 주르르 나올것만 같은 그런 풍경이었다. 엄마와 내가 태어난 4월. 4월이 이렇게 아름다운 달이었나. 올 봄은 꽃소식이 빨라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휠체어에 탄 엄마도, 우리 형제도, 사위도, 아이들도 모두 연신 감탄했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사진은 머리 위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내려도 꽃만큼 많은 사람들 머리가 시야를 메운다.   날이 따뜻한데 이렇게 꽃 눈이 왔다.  서울엔 여의도가 유명하지만 이곳도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답다. 행사나 장사인파가 몰리지 않아 더 낭만적인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벚꽃길은 많은데, 왜 무궁화 길은 없는 것인지. 왕벚나무 원산지가 아무리 우리나라라 하더라도 아쉬운건 아쉬운거다. 더구나 벚꽃은 일본이란 등식이 우리 머리속엔 있는데. 개개인의 힘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것은 지자체에서 사업으로 벌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관악산 입구
잡문집 / 2014년 10월 25일

  서울 숲, 양재시민의 숲과 함께 서울 시내 단풍 3대 명소로 꼽혀 소개된 관악산.  지난 주말, 입구만 가도 새빨간 단풍이 좋다는 기사를 보고 찾았다.        요즘은 어딜 가도 보이는 친숙한 안내판 ‘서울 둘레길’ 하지만 그날은 삼막사 쪽을 가기로 마음 먹고 왔으니 이쪽은 다음에 오기로.      과연 관악산 입구는 단풍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불타는 단풍은 아니었다는 사실.  하기야 이 시기엔 설악산에 가도 온 산이 단풍은 아닐 시긴데 좀 서두르긴 했다.        관악산 단풍 가운데 요 나무가 절정.  내려오면서도 보니 번갈아 이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삼막사는 왼쪽. 우리도 왼쪽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 위에 써 있는 ‘깔딱고개’가 영 마음에 걸린다. 아무래도 저 순서대로 만나게 될 터인데 삼막사 가기 전에 깔딱고개를 만나게 된단 뜻일 것이다. 마음 한 쪽 구석에 싸~한 느낌을 무시하며 왼쪽 길로 접어든다.        군데 군데 오르막 계단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쉬운 코스. 하지만 ‘제1 깔딱고개’라고 써 있는 곳(내 눈으로는 그냥 ‘벽’이었다. ㅎㅎ)을 보고는 오른쪽으로 우회해 고개를 넘었다. 하지만 또 다시 나타나는 고개. 사진은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경사와 길이가 제법 되어 보였다.(사실 까마득해 보였다.) 따라서 이만 회군하기로 마음먹고 이정표 오른쪽 바위에 올라 산을 살핀다.            물들기 시작하는 관악산. 누르고 붉게 변하니 이제…

북한산 대서문
잡문집 / 2014년 9월 12일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그냥 집에서 보내기엔 아깝도록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다시 찾은 북한산.  대남문 코스는 막바지가 힘들어 피곤한 몸으로는 올라가기 싫어 반대편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 ​ ​ 오른쪽 위에 보이는 ‘교현리’쪽으로 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표지판을 보면 밤골공원지킴터가 나온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길엔 여기저기 비어있는 밤송이들이 버려진 채로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뜨거운 햇볕에 발걸음을 돌이켜 다시 늘 가던 계곡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늘이 나오니 얼마나 시원하던지…       ​ 대남문 쪽으로 얼마 가지 않아 나오는 계곡. 소리만 들어도 시원해진다.      ​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봉우리들. 아래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왼쪽부터 원효봉 – 염초봉 – 백운대 – 만경대 – 노적봉 순으로 늘어서 있다.   ​ 오늘 북한산은 산행이라기 보다 추석의 피곤을 씻기 위한 산책의 의미가 크기에 적당히 걷다 대서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서문을 통과하면 바로 진관사쪽 등산로 입구로 내려갈 수 있다.      ‘갈등’의 어원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며 뻗는 특징을 지닌 칡과 등나무 넝쿨에서 유래된다는 것은 이번 산책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렇게 간단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재미난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    ​ ​ 대서문. 다른 문들과는 달리 조금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 문을 지나면 거의 내리막 길만 나온다. 차도 지나다니는 길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     등산로…

와우산, 홍대 뒷길산책
일상 / 2014년 8월 28일

​ 홍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홍대’를 생각할 때 미대를 떠올리고 그 다음으로는 클럽으로 대표되는 밤 문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근처에 이모네 집이 있었던 내게 홍대란 내내 달리고 뛰어 놀던 옥수수 밭과 산등성이, 서강초등학교 뒤에 뚫린 으스스한 방공호를 생각하게 되는 시골이나 다름없는 그런 추억 어린 동네다.  지금도 홍대 뒤쪽 와우 공원 근처로 가면 그런 옛날 냄새가 나는 자취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   서강 어린이 공원이다. 아래쪽엔 놀이기구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고, 내가 서 있는 위쪽에는 어른들을 위한 체육기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 ​ 계단을 보니 어렴풋이 떠오르는 영상들. 돌고래 같은 소리를 내며 앞 서거니 뒤 서거니 달리는 어릴 적 사촌들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 길이 제법 단장되어 있구나 했더니 나타나는 ‘마포구 걷고 싶은 길’ 표지판. 어쩐지 북한산 자락길에서 많이 보던 표지판 같아 반갑다.      ​ 햇살 좋은 어제는 정말 상쾌하게 걸을 수 있었다.      ​ 와우정이라는 현판이 달려있는 정자.      ​ 정자 한쪽엔 길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공민왕 사당이 있다는 것은 어제 처음 알았다. 다음에 오게 되면 가봐야겠다.      ​ 이 길을 쭉 따라 내려가면 홍대 기숙사, 극동방송국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 길을 걷다 보면 재미있는 간판들이 보인다.  아직도 공사중에 있는 현장으로 보이는 이 곳은 컨셉이 그런 곳으로 엄연히 현재 영업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