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성경을 읽다보니 그저 눈으로 스치고 지나가고 머리속으로는 들어오지 않는 때가 많았습니다. 고민끝에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성경필사였어요.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쓰면 레위기, 민수기 등등 어쩐지 고비가 많을 것 같아 시편, 잠언 부터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왕이면 영어공부도 같이 해보자 하는 생각에 공책을 반으로 나눠 한쪽엔 우리말, 옆쪽엔 영어 성경을 베꼈습니다.

그렇게 써내려가 신약까지 마치고 다시 창세기 부터 시작해 역대하를 쓰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제 동생은 저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아주 열심입니다. 혼자 했을 때는 지지부진 고비도 자주 왔는데, 동생이 훅훅 좇아오니 도전이 됩니다. 저도 다시 열심을 내게 되는군요.

그렇게 한참 하다보니 성경필사가 그냥 베끼고 마는 것이 아니구나, 성경을 읽는 또 다른 방법으로서 이렇게 활용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들이 생각나 공유해봅니다.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1. 준비물

우선 성경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종이와 필기구를 준비해야죠. 그런데 이런 준비물-필사도구 선택에도 시행착오를 겪게 되더군요. 그걸 알려드릴께요.

가. 성경

우리말 성경은 각자 평소 옆에 두고 보시던 그 성경이면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아무래도 글씨가 어느 정도 큰 것이 편하더군요.

우리말과 다른 외국어 성경을 함께 필사하려면 해당 외국어로 된 성경이 필요하겠죠. 집에 외국어 성경이 있다면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구입을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굳이 사지 않아도 다번역 성경찬송 같은 스마트폰 앱이나 홀리 바이블이나 대한성서공회 등 웹사이트를 통해 얼마든지 볼 수 있어요.

특히 홀리 바이블 사이트에서는 한글성경 5종, 영문성경 3종, 중국어 성경 2종, 아제르바이쟌 성경 1종, 일본어 성경 3종이 제공됩니다. ‘대역’을 선택하면 양쪽으로 우리말과 외국어가 함께 나오지요.

한영 대역을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다번역 성경찬송 앱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한줄 한줄 대역이 번갈아 나와 내가 지금 쓰고 있던 곳이 어디인지 금방 찾을 수 있어 좋더군요. 성경책 옆에 켜놓고 보조로 사용하니 좋았어요.

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나. 종이

얇은 종이로 된 스프링 노트를 추천합니다. 얇아야 하는 이유는 쓰다 보면 부피가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성경책은 분명 4,5센티미터 두께의 책 한 권인데, 손으로 쓰다보면 그 부피가 대단합니다. 아직 다 쓰지도 못했는데 책꽂이 한 줄이 필사노트로 다 채워지고 있어요.

맨 앞의 사진에 나온 공책은 코스트코에서 묶음으로 산 것인데 얇은 만큼 매수도 많고 저렴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귀한 성경 말씀이니 얇고 예쁜 종이를 구입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두장으로 될 일이 아니라 곧 그만두게 되었죠. 일반 공책을 거쳐 이제는 얇은 종이로 된 공책에 쓰고 있습니다.

제 동생은 주변에서 받은 안쓰는 다이어리를 사용하는데 그것도 괜찮더군요. 크기나 규격이 달라 써놓은 모습이 중구난방이긴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칸마다 한 절씩 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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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와 요일이 써있는 칸은 비워 놓고 오른쪽에만 쓴 모습. 장/절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줄만 쳐진 공책에는 꽉채워 썼다. 꾸며놓은 모습이 정말 ‘성경책’같다.

 

다. 필기구

얇은 종이에 쓰는 만큼 가는 중성펜을 추천합니다. 전 동아 파인테크 0.5 까만색(필사용)과 0.3 파란색(보조용) 두 가지를 쓰고 있어요. 잉크가 마르고나면 절대 번지지 않는 것이 장점입니다. 0.5는 살짝 비칩니다. 0.3은 비치지 않아요. 이 파인테크 펜은 넘쳐나는 외국산 펜가운데 많지 않은 우리나라 제품인데다, 가격도 700원정도로 무척 저렴합니다.

만년필은 EF촉이 아니면 잘 비치고 물에 닿으면 번집니다. 만년필은 종이를 가리는 까탈스러운 도구입니다. 게다가 대부분 무거워 오래 쓰기 힘듭니다.

볼펜은 이른바 ‘볼펜 똥’이 나옵니다. 굵은 볼펜일 수록 그렇죠. 잉크에 포함된 기름기가 얇은 종이에 배어나와 뒷장에 비칩니다.

연필은 비치지도 않고 틀려도 고치기 쉽습니다. 가벼워 오래 써도 피곤하지 않아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루가 번집니다. 손에도 뭍고 종이끼리 비벼져 번져요.

 

2. 필사내용과 활용

저는 우리말과 영어성경 둘을 함께 쓰다 지금은 우리말 성경만 쓰고 영어대신 성경공부에 활용하고 있어요. 그 경험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 한가지 언어로 필사

보통 성경필사라고 하면 우리말 성경 하나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아니면 영어나 일어 또는 다른 나라말 성경을 베끼는 경우도 있겠구요.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봅니다.

 

나. 대역필사

두 가지 이상의 언어로 된 성경을 필사하는 경우입니다. 저도 이렇게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고 따라서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빨리 마치고 싶은 분 보다는 오래걸리더라도 외국어 공부겸 느긋하게 하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앞에 준비물>성경에서 말씀드린대로 앱이나 웹사이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다. 필사+성경공부

성경필사를 하다보면 한권 두권 쌓여가는 공책이 뿌듯합니다. 책꽂이에 줄지어 꽂힌 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그 활용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필사 그 자체도 보람있는 일이지만 또 다른 활용책이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성경을 읽다보면 밑줄도 긋고 그 의미도 쓰고 나름대로 각주도 달고 싶은데 여의치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궁리중에 아! 하면서 ‘필사노트를 활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그래서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밑줄도 자유롭게 긋고 모르는 말의 뜻도 쓰고 관련 성경구절도 적고, 때로는 생각이나 다짐도 적고 있습니다.

우리말 성경만 필사한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성경이 필요한 경우도 있더군요. 그럴때면 아까 말한 것처럼 스마트폰을 꺼내 다번역 성경찬송을 얼른얼른 찾아보곤 합니다.

 

3. 구비구비 찾아오는 고비

신약을 다 쓰고 다시 창세기로 돌아와 옮겨적는 동안에는 평탄한 길을 걷는 기분으로 수월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레위기에서 첫 고비를 맞았고 열왕기하에서 큰 고비를 맞았습니다.

유대와 이스라엘을 번갈아가며 나오는데다 두 왕가가 혼인으로 얽히고 반역과 암살로 점철된 이스라엘은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정말 오래걸렸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이해가 안될때면 나라별 왕들의 이름을(정말 列王이네요!^^) 표로 만들어 정리하기를 되풀이했습니다. 한편 열심히 써내려가는 동생의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새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필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보람되지만, 사실 그 진짜 목적은 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의 돌비(心碑)에 새기는데 있습니다1. 모든 일이 그렇듯 필사에도 고비가 옵니다. 이럴 때 함께 하는 사람이 있어 서로 힘을 주고받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함께하는 사람은 배우자가될 수도 있고, 형제나 친구, 구역식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이 성경필사를 시작하거나 필사도중 저처럼 고비를 맞이하게된 분들께 작으나마 도움되기 바랍니다.

 

 

성경을 읽는 여러가지 방법

Footnotes

  1. (신명기 6:6)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고린도후서 3:3)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한 것이며 또 돌비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심비에 한 것이라 

3 thoughts on “성경필사, 준비물과 활용 그리고 고비에 관하여

  1. 작년에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전교인 성경필사를 했어요..
    비록 양은 각 성도님의 건강과 나이에 따라 달랐으나 성경필사를 함으로써 하나님을 더욱 알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