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루이스) – 어떻게 하면 인간을 확실히, 효과적으로 거꾸러트릴 수 있을까?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루이스) - 어떻게 하면 인간을 확실히, 효과적으로 거꾸러트릴 수 있을까?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루이스) – 어떻게 하면 인간을 확실히, 효과적으로 거꾸러트릴 수 있을까?

어릴 적, 동물의 왕국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봤다. 무더운 정글, 사자들은 배가 고파 으르렁댄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정글을 두루 다니며 먹잇감을 찾는다. 여럿이 무리 지어, 혹은 단독으로 사냥을 나선다. 그러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 어리거나 약한 짐승을 발견하면 바로 낚아채 맛있게 냠냠 먹어치운다.

이 세상도 마찬가지다.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C.S.루이스가 묘사하고 있는 악마 역시 이 세상을 마치 우는 사자처럼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다. 갖은 방법으로 유혹하고 넘어뜨려 꿀꺽 삼킨다. 이미 타락한 사람은 맛이 없다. 최상의 진미는 원수(이 책에서 악마들이 부르는 하나님, 그리스도)의 손에서 빼내온 신선한 환자(patient. 각각의 악마들이 맡은 일반인)다. 가장 짜릿한 맛을 내는 것은 이 고비만 넘기면 바로 닥칠 구원의 순간을 모른 채 좌절한 인간이다.

사자들이 매번 사냥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처럼 악마들도 실패하는 경우가 꽤 있다. 특히 능숙하지 못한 새내기 악마들의 경우는 더하다. 이 책은 그런 초짜들을 위한 책이다.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Screwtape가 신참인 자기 조카 웜우드Wormwood에게 어떻게 인간을 확실히, 효과적으로 거꾸러트릴 수 있을까 하는 비결을 전수하는 책이다.

읽는 내내 무척 흥미진진했다. 남의 일기나 편지를 들여다 보는 것에 대한 재미를 알아버렸달까. 어린시절 동생들이 왜 내 일기장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듯이 낄낄거리며 읽었는지 그 느낌을 알만했다. 그리고 세상과 인간에 대한 작가의 통찰에 감탄했다.

그런데 중반을 넘어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읽는 속도가 느려졌다. 재미는 있는데 처음처럼 쭉쭉 읽어갈 수 없었다. 힘들었다. 작가 후기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악마의 마음으로 비트는 일은 설사 그것이 아무리 쉽다고 해도, 결코 재미있거나 오래 할 일은 못 된다. 그렇게 계속 마음을 비틀고 있다가는 일종의 영적 경련이 오게 되기 때문이다.

내 경우엔 읽다 보니 몸이 뒤틀렸다. 좀이 쑤시는 느낌이 들었는데, 재미있으면서도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스크루테이프를 통해 말하고 있는 내내, 온갖 먼지와 티끌과 갈망과 욕심으로 나 자신을 몰아가야 했고 아름답고 상쾌하고 온화한 것은 흔적도 없이 몰아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다 끝내기도 전에 거의 질식할 지경이 되었다. 책이 더 길어졌더라면 독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하거나 소개할까 했으나 그러지 않기로 했다. 기독교인이건 아니건 누구나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의도치 않은 기밀누설을 제삼자가 되어 감청하는 느낌도 든다.

결말도 이야기하지 않겠다. 책이 출판되었을 당시 사람들이 이 책을 선호한 이유가 그저 ‘책이 얇아서’라고 말한 사람도 있더라고 작가가 한탄할 만큼 짧은 책이다.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인스타그램 이웃 중 한 분은 “너무 재미있어서 일곱 번이나 읽었다”라고 하셨다. 그 말 한마디가 내가 들었던 추천사 가운데 가장 짧고 강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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