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외국어

아무튼 외국어
아무튼 외국어, 조지영

오늘은 삼청동 정독도서관 나들이를 했다. 김규림 작가의 뉴욕규림일기 를 읽으러 갔다가 먼저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아무튼 외국어‘를 읽게 되었다. ‘모든 나라에는 철수와 영희가 있다’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의 작가는 외국어를 배우는 취미가 있다. 깊이 파는 것이 아니다. 고비를 넘기 전 대략 석 달 정도 발을 담갔다 빼는 식으로 많은 외국어를 섭렵한다. 취미까지는 아니더라도 관심은 있으나 이런저런 이유(핑계)로 ‘바이엘 절반 정도까지만’ 하다 마는 처지에 사뭇 공감되었다.

작가 조지영은 불어불문과 출신이다. 그저 불어가 좋아서 지원했지만, 오히려 입학 후 불어와 멀어졌다고 한다.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J’ai mal à l’autre’ 를 읽다 보니, 문득 잊고 있었던 고등학교 동창이 떠오른다. 무조건 불문과를 외쳤던 친구. 노력에 비해 오르지 않던 성적에 낙담하기도 했지만, 꿋꿋이 노력해 불어교육과에 합격했다. 내 일처럼 기뻐했었는데….

말 없고 착했던 친구. 느리지만 묵묵히, 거북이처럼 자기 길을 걷는 모습이 멋지고 대견했다. 지금은 뭘 하고 지낼는지 궁금하다. 민정아. 너 지금 뭐 해? 까무잡잡한 얼굴에 반짝이는 눈동자, 발그레해지며 웃던 네가 보고싶어. ​

아무튼 외국어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 2019.9.30.

아침 햇살 가득한 창가 자리에 앉아 행복한 두 시간을 보냈다. 유쾌한 문장이 친구를 앞에 두고 들려주는 것만 같았다. 바이엘 상권을 마치고 하권에 들어서면 겪게되는 알 수없는 그 고비, 수학의 정석 앞부분만 새카맣던 경험, 동사 활용 전까지는 너무나 즐겁던 불어시간…. 누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틈틈이 소개하는 노래와 영화, 책들도 좋다. 지금은 Con los Años Que Me Quedan을 듣고 있다. 작가 말대로 With the years that I have left로는 그 느낌이 살지 않는다고 맞장구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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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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