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롤 –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움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움

세상에는 맵고 짜고 자극적인 맛으로 승부하는 음식들이 많다. 때론 달달함이 추가되어 또 다른 하모니를 이루기도 한다. 무교동에 즐비했던 낙지볶음이나 대전 진로집의 두부 두루치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 대척점에 선 요리들이 있다.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그저 엄마 품 같은 그런 맛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죽이나 떡국이다. 서양 요리로는 수프나 지금 이야기할 양배추 롤(캐비지 롤)을 들 수 있겠다.

위에 좋은 양배추

양배추는 옛날부터 위에 이로운 식품으로 유명하다. 비타민K, C, U와 함께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영양의 보고다. 항산화, 항균, 항염 작용도 한다.

비타민 C는 많이 들어봤어도 비타민 U는 좀 생소한데, 이것이 항궤양, 항암 효과를 가져다주는 비타민이다. 고온에서 익히지 않아야 효과가 더 좋다.

인돌 3 카비놀이나 설포라판 등의 면역증강물질도 들어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환절기마다 고생이다.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은 모든 채소 가운데 가장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늙는 것이 싫다면 양배추를 즐겨 먹어야겠다.

양배추에 들어있는 비타민을 잘 섭취하기 위해서는 생으로 갈아 먹어도좋다. 사과나 브로콜리를 섞어 먹기도 한다. 번거로운 사람들은 이나 으로 섭취하기도 한다. 막내는 어릴 적부터 체기 때문에 침을 맞곤 했는데, 얼마 전부터 직장동료의 소개로 양배추 환을 먹고는 속이 편하다고 한다.

양배추 롤
cabbage roll/pxhere

양배추 롤

양배추 잎을 쪄서 쌈으로 먹어도 좋고, 뭉근히 수프로 끓여도 좋다. 가늘게 채 썰어 각종 고기 요리나 덮밥에 곁들여 먹어도 사각사각한 식감이 일품이다. 가끔 매운 맛이 나는 양배추도 있는데, 썰어 물에 담가놓았다 먹으면 매운맛이 많이 가신다.

갈아 주스로도 먹고, 한때 유행하던 해독주스로도 먹은 적 있지만, 그렇게 먹으면 ‘약’을 먹는 기분이다. 약은 맛보다 의무적으로 먹는 것. 효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맛 좋고 기분 좋게 양배추 롤을 만들어 먹어보기로 했다.

돼지고기를 곱게 간다. 양파도 다진다. 식빵도 체에 문질러 곱게 가루를 낸다. 여기에 달걀노른자와 후추, 기타 허브와 소금을 넣고 반죽한다. 이것이 만두 속처럼 양배추 롤의 속이 된다. 양파를 슬쩍 볶아 넣으면 물이 생기지 않는다.

양배추 잎 몇 장을 떼어 찜통에 넣고 쪄낸다. 달달하게 양배추 익는 냄새가 나면 다 익은 것. 얇은 잎은 상관없지만 뼈처럼 단단한 심지가 있을 경우가 있다. 심을 제거하고 칼집을 잘게 내준다. 밀대나 손바닥을 써서 평평하게 펴준다.

적당한 크기로 길쭉한 완자로 만든 고기 속을 펼친 양배추 잎 위에 높고 돌돌 말아 싸놓는다. 밀가루가 있으면 말아놓은 롤 위로 솔솔 뿌려주자.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지진 다음 뚜껑을 덮어 수증기로 익힌다.

자작하게 우유나 생크림을 넣고 불을 작게 해서 끓인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하면 된다. 하지만 우유나 생크림 대신 육수를 넣고 끓이다 우스터소스나 돈가스 소스 등 입맛에 맞는 소스를 넣고 먹어도 좋다. 내가 먹기 위해 하는 요리는 내 입맛에 맞으면 된다.

양배추 롤은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다. 푸근한 엄마 품속 같은 맛이다. 뱃속도 마음도 편해지는 맛이다. 꽃이 피다가도 갑자기 바람 불고 추워지는 날 추운 몸을 녹이고 마음마저 흐뭇하게 풀어지는 그런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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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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