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길을 걷다 보면 어쩐지 자연스럽게 책방에 들르게 된다. 새 책을 파는 서점에 갈 때도 있지만, 중고 책방도 자주 구경한다. 중고 서점에는 보물찾기 하는 재미가 있다. 책의 숲에서 미처 생각하지도 않던 재미있는 보물을 발견할 때가 있다. 지금 읽는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도 그런 책이다.

미술에서 보이는 것들, 재발견하기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손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손가락

이 책이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림의 손과 손가락이 뜻하는 바를 풀어 설명해주고 있어서였다.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요한
다빈치의 세례 요한/위키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바커스
다빈치의 바커스/위키

전에 다빈치의 성 요한과 바커스의 오른손 검지를 비교한 글을 읽었던 적이 있어 더욱 관심이 갔다.

많은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에서 손동작은 어떤 특수한 의미를 지닌다.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의도가 들어간 것도 있고, 종교나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통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그림 속에서 그런 것을 발견해내는 것은 숨은 그림 찾기 이상으로 재미나는 일이다.

45쪽에 등장하는 것은 헤르메스 청동상이다. 이 작품 역시 오른손 검지를 하늘로 쳐들고 왼손은 아래로 향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런 자세는 도교의 음양이나 태극, 불교의 법륜과도 관계가 있다고도 하니 흥미롭지 않은가. 오늘날의 종교통합운동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밑밥이 깔려있는 셈인 것일까.

사실 그것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헤르메스가 딛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자세히 보면 맨 아래 바닥 쪽에 입을 벌린 사람 머리가 있고, 헤르메스는 그 입에서 나온 혀(처럼 보이는 것)를 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머리는 누구이고, 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중에 알아본 바로는 바람의 신 아에올로스와 그가 불고있는 바람이라고 한다.

미술에서 안 보이는 것들, 경험하기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춥다’라는 말을 한마디도 쓰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추위를 느끼게 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데이빗 호크니의 아래 그림을 보면, 물로 뛰어드는 사람 한 명 그리지 않았음에도 다이빙을 했다는 사실과 ‘풍덩’하는 물소리, 시원하게 튀기는 물을 느낄 수 있다.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풍덩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드가

드가의 이 그림을 보면, 이 가수가 길게 뽑아내는 고음이 들리는 것만 같다.

미술과 세상의 고정관념, 벗어나기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 성채는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커다란 바위 위에 있다. 어쩌면 이 바위 전체가 성채 인지도 모른다. 이 그림을 보면 이제 천공성 라퓨타나 아바타가 생각난다. 하지만 그 두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라퓨타 섬을 떠올렸다. 마그리트도 걸리버 여행기를 생각했을까?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라퓨타
Rex Whistler – Landscape of the Island /wiki

마치며

사람은 자연을 보고 배우고, 묘사하고, 상상을 덧붙여 사고를 발전시켜왔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구현해왔다. 그림은 미처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직관적으로 응축시켜 나타내는 훌륭하고 재미있는 도구다.

명작의 가치는 대단하지만, 비싼 그림이 명작은 아니다. 인간의 생각과 문화, 그 흐름을 담아 전달하는 그림이 명작이다. 이 책은 그런 그림을 보는 눈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 게다가 쉽다. 책 뒤표지를 보니 ‘2014년 아침독서 추천도서’, ‘창조교육을 위한 국민 미술 교과서’라고 나와있다. 이렇게 거창하게는 아니지만, 모처럼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되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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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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