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해변의 꽃게

올 봄이 되면서부터 궁금하던 곳이 있었다. 간장게장정식을 9천원에 판다는 해변의 꽃게라는 집이었다. 이상하게 약속을 잡을 때마다 무산되어 결국 지난 월요일에서야 가게 되었다. 꽃게탕도 맛있지만, 게장은 나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해변의 꽃게

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해변의 꽃게/ 입구
해변의 꽃게 인사동

안국동쪽 보다 종로 쪽에서 들어가는 편이 훨씬 가깝다. 종로에서 안국동을 바라보고 걷다보면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 다시 왼쪽으로 꺾어들어간 막다른 골목에 해변의 꽃게가 있다.

정말로 간장게장, 양념게장, 간장새우 정식이 각각 9천원이었다. 믿어지지 않는 가격. 어쩐지 여름 바다에 놀러간 기분이 되어 안으로 들어갔다.

간장게장, 간장새우 정식을 하나씩 주문했다. 간장게장도 새우장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전복장 정식도 곁들였다. 전복장 정식은 게장이나 새우장보다 3천원이 더 비싸다.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이 집 가격으로는 1/3이나 더 높은 가격이다.

드디어 맛본 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간장새우장 정식

저렴한 대신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한다. 수저, 물은 물론이고 샐러드, 각종 밑반찬과 계란 스프(녹말물을 탔는지 중식처럼 걸쭉하다) 등을 모두 자기가 가져다 상을 차려야 한다.

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해변의 꽃게 / 간장게장 간장새우장 전복장
간장게장, 간장새우장, 저 멀리 전복장

기다리던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전복장, 간장새우장, 그리고 간장게장이 보인다. 전복은 두 마리, 새우가 여섯 마리, 꽃게는 두 마리였다. 놀랄만한 구성이다.

간장게장

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해변의 꽃게
간장게장

1인분 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이다. 두 마리다. 맛을 봤다. 짜지 않고 심심한 것이 괜찮았다.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금방 집게발을 딸각거리며 바다로 달려갈 것만 같은 맛은 아니다. 애시당초 그만큼의 퀄리티는 기대하지 않았으니 별 상관 없다.

아이들이 저렴한 가격에 게장을 즐기기 적당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라면 두 번 먹을 거 한번만 먹고 평소 잘 가던 아현동 간장게장을 갈 것 같긴 하다. (링크를 걸으려고 옛글을 찾으니 하나도 없다. 조만간 가서 먹고 글도 새로 올려야겠다.)

간장 새우장

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해변의 꽃게/ 간장새우장
간장새우장

새까만 접시에 조르르 올라가있는 새우 여섯 마리가 입맛을 돋구는 비주얼이다. 집에서 만들 때에는 먹기 좋으라고 껍질을 까서 담는다. 한번만 고생하면 밥상에서 빨리 먹고 싶은 것을 꾹 참아가며 껍데기를 만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영업집에서 그런걸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새우 머리를 먹으면 카드뮴등 중금속 오염으로 위험하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지만, 무심코 또 쪽 하고 빨아먹어버렸다. 정확하게는 건보리새우 머리 떼고 드시라는 기사였지만 말이다. 집에서 국물 낼 때 쓰는 말린 새우는 그래서 머리를 뗀 두절새우를 사용한다.

새우장 역시 집에서 만든 것에 비할 것은 아니다. 밖에서 사 먹어본 적이 없으니 다른 식당하고도 비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가성비는 정말 좋다. 어디서 9천원에 새우 여섯 마리에 밥과 반찬, 국을 먹을 수 있을까.

전복장 정식

9천 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해변의 꽃게/ 전복장
전복장

음…. 전복장 정식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굳이 전복이라 부르려면 ‘아기 전복’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았다. 너무 작았다. 그리고 영 맛도 별로. 한 조각씩 맛보고 이건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 새우장, 게장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이것 대신 새우장과 게장을 뺏어 먹었을 정도.

다른 것은 그저 이 가격에 이만큼 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 면에서 점수를 줄 수 있었는데, 이 전복장은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전체적인 인상은 가격에 비해 괜찮은 구성이었다. 맛집이라기엔 조금 딸리지만 특색있는 집이기는 했다. 어른을 모시고 가기 보다는 허물 없는 친구들과 갈만한 집. 싱싱한 맛을 찾으려거든 돈 더 주고 다른 곳을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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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4 Responses

  1. 이카루스 댓글:

    간장게장이 정말 맛있어 보여요..
    저녁을 먹은지가 몇분 전인데 침이 꼴깍 넘어 가네요.. 그러나 9천원이면 요즘 물가에 비하면 서민적인 가격인 것 같습니다.
    사진이 최고인데요..^^

반갑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