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막내가 ‘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라는 책을 사 왔다. 어쩐지 책 제목부터 귀엽게 느껴지지 않는가. 하얀 머리 똑 단발 할머니가 부엌에서 뭔가 조물조물 만드는 뒷모습이 담긴 표지가 호기심을 끈다. 아니, 햇살 가득 창가에 모노톤의 할머니와 대조를 이루는 선명한 색감이 눈길을 잡아 끌었다.

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의 ‘귀여운 할머니’는 72살 할머니 아네트(사진 왼쪽)다. 오른쪽 젊은이는 할머니의 딸 줄리다. 아네트는 금속공예가(주얼리)인 동시에 곰돌이 푸가 좋아하는 꿀단지 닮은 손가방도 만드는 예술가다. 십자수로 생활을 수놓기도 한다.

아버지는 스테인레스와 나무를 조화시켜 커트러리를 만드는 금속공예가였다. 딸 아네트가 장신구를 만들게된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작가 하정과 딸 줄리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친구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덴마크 소도시 헬싱괴르에 있는 아네트와 옌스(아네트의 남편)의 집에서 한 달 동안 머물며 이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된다.

세대가 함께하는 인생

이 과정에서 ‘난 곳에서 받은 것 없던’ 하정은 낯선 곳에서 나누는 생활을 체험한다. ‘화’자 돌림이었으나 난데없이 ‘하’자가 들어간 이름을 갖게 된 이야기는 책에 몇 번이고 나온다. 그것부터 그에겐 아픔이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해프닝에 지나지 않지만, 아픔의 눈으로 보면 이름조차 그 상처의 흔적으로 남는 법이다.

뒤쪽에는 등장하는 인물들이 보내온 편지가 실려있다. 가족들이 놀려대는 낡은 옷걸이 더미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을 상상치도 못했던 아네트. 그는 해안 마을에서 조개 주우며 살던 일본 할머니들에 대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봤던 걸 기억해낸다. 일상 공유를 허락했기에 얼마나 고마웠던가 생각하고 하정과 프로젝트 참여를 함께하기로 했다고 한다.

덕분에 나도 저 멀리 한 번 가보지도 못한 북유럽 시골 마을의 한 가정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남편 것과 느낌이 비슷하네, 할아버지 작품은 고 선생 작품이 생각난다’ 중얼거리며 즐거워할 수 있었다.

미니멀리스트 or not?

한동안 미니멀리스트의 책들이 유행했다. 나도 전에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는 책을 읽은 적 있다. 이 책은 어찌 보면 그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 6대조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인형의 집이며 가구, 식기, 할아버지가 쓰다 물려준 문방구들을 보노라면 안타깝다. ‘우리도 6.25가 없었다면 그래도 가능했겠지? ‘하는 생각에서다.

피난살이로 맨바닥에서 시작했을 부모, 조부모 세대는 먹고살기 위해 뭔들 바꾸지 않았겠는가. 지금 아무리 살기 어렵다 해도 그때와 비교할 수 있을까. 절대 없다. 이웃이 아니라 적에게 둘러싸여 사는 우리.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과 너무나 비슷하지 않은가. 문제가 너무 많기에 문제를 바라볼 수 없다. 그럴수록 하나님을 바라봐야 하는 것을.

섣부른 일반화가 없어 다행이야

이런 책은 아무리 아니라 해도 엿보는 즐거움을 갖게 한다. 한편, 그곳의 다른 가정과는 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거라는 편견을 갖게 할 수 있다. 내가 근래 읽었던 것 중에서는 지난번에 읽었던 ‘프랑스인의 방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가 그 대표적인 예였다. 하지만 이 책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에서는 작가 스스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는 않는다. 나만 하지 않으면 된다. 이런 할머니가 귀여운 할머니라니, 그렇다면 어쩐지 나도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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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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