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에 발암물질 프탈레이트가… 안전한 지우개를 찾아서

지우개에 발암물질 프탈레이트가… 안전한 지우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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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에 발암물질 프탈레이트가… 안전한 지우개를 찾아서

지난 10월 4일, 지우개를 비롯한 어린이 학용품서 환경호르몬.가습기살균제 물질 검출이라는 텔레비전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저녁을 먹던 중이었는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늘 사용하는 톰보우 지우개 미술 지우개가 포함되어 있었다.

1.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지우개에 넣는 까닭은?

처음에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대체 무엇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를 지우개에 넣는다는 말인가. 하지만 지우개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가습기 살균제(사실 가습기 살균제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쓰면 안되지만 가습기 살균제로 잘못 쓰였던’이 맞는 말이다)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면서 의문이 풀렸다.

가. 지우개는 고무로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지우개를 고무라고 한다. 불어로도 고무(gomme)다. 고무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고무 지우개는 드물다. 1956년, 일본 SEED사가 최초로 PVC 재질로 지우개 P-101을 만든 이래1 점차 그 비중이 줄어, 이젠PVC로 만든 지우개가 대다수다2.

PVC? PVC는 파이프 만드는 딱딱한 재료 아니었나? 그렇다. 그렇게 딱딱하기 때문에 화학약품을 첨가해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약품을 넣을까? 바로 가소제다.

지우개에 발암물질 프탈레이트가… 안전한 지우개를 찾아서
PVC로 만든 파이프

나. 가습기 살균제 성분 = 프텔라이트 = 가소제

뉴스에 자주 나오는 그 ‘가습기 살균제’ 이름은 프텔라이트다. 프텔라이트는 가소제다. 가소제를 찾으면 ‘고분자를 고분자의 분해점 이하에서 가공할 수 있도록 하고, 고분자의 유연성 flexibility를 증가시키기 위해 고분자에 첨가하는 물질로 PVC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3‘고 나온다.

요즘 지우개는 PVC로 만든다. 딱딱한 PVC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가소제를 넣는 것이고, 그것이 가습기 살균제로 쓰면 안되는데 쓰였던 프텔라이트다.

프텔라이트는 발암물질이며 생식능력을 떨어뜨리는 물질이기도 하다4.

 

다. 지우개와 자를 겹쳐놓으면 달라붙는 이유

자와 지우개가 달라붙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어떤 것은 지우개가 플라스틱 자를 파먹듯 딱 붙어있는 것도 있다.

지우개에 들어있는 가소제가 플라스틱 자를 녹였기 때문이다. 가소제는 플라스틱 중에서도 폴리스틸렌이나 아크릴을 더 잘 녹인다. 내 지우개가 자와 딱 달라붙어있다면 이제까지 가소제가 들어있는 지우개를 사용했다는 뜻이다.

 

2. 안전한 지우개를 찾아서

오래전 이야기지만 한창 포켓 몬스터를 비롯한 만화 캐릭터를 모티브로한 ‘짱딱지‘장난감이 인기였다. 문제는 이 짱딱지에 무게의 1/3이 가소제였다.

가. 불안한 학부모들

장난감이야 선택사항이지만 문구류는 그렇지 못하다. 학생은 깨어있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문구류와 함께 보낸다. 입에 넣지 않으면 괜찮다고 하는 말도 있지만, 손톱을 물어뜯거나 코를 후빈다면? 가루가 공기중에 흩어진다면?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학부모들이 외국산 지우개를 찾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 유명한 지우개라고 모두 안전할까?

하지만 유명한 지우개라고 모두 안전하고 그렇지 않다고 유해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펜텔사에서 나온 같은 아인Ain 지우개라도 ‘입에 넣지 말것’이라고 쓰여있는 지우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들어있다5.

다. 안전한 지우개를 찾아보자

안전한 지우개는 가소제가 들어있지 않은 지우개, 즉 PVC로 만들지 않은 지우개를 찾으면 된다.

논 PVC(non-PVC) 나 PVC 프리(PVC-free) 지우개로 검색하니 스테들러, 톰보우 모노NP, 펜텔 NON-PVC 클릭이레이저 홀더지우개, 하이폴리머 아인 슬림 지우개, 사쿠라폼 NON-PVC지우개 등을 찾을 수 있었다. 모두 외국산이다.

라. 찾을 수 있었던 유일한 안전한 한국산 지우개 – 모나미 그리픽스-Z GRIPIX-Z 지우개

한국산 지우개는 없는 것일까? 없지는 않았다. 정말 어렵게 찾을 수 있었다. 모나미 그리픽스-Z GRIPIX-Z 지우개였다. 포장 겉면에 ‘프탈레이트 성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습니다’ 라고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상품 이미지를 보지 않았으면 미처 알 수 없었다.

외국산 지우개를 팔 때는 PVC 프리, 가소제 성분 없음을 내세우면서 어째서 국산 지우개를 팔 때에는 소극적일까.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경영이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 오프 라인 문구 매장에서 국산 문구류가 뒤로 밀리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품질만이 문제일까.

오랜 시간 찾았지만 모나미에서 나온 그리픽스-Z 지우개 외에 더이상은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알고계시거나 발견하신 분은 댓글로 정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타깝다. 개발중이거나 출시 되었는데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정보는 언론 매체도 중요하지만, 매장에서 알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사는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납 기준치 66배 초과한 필통, 카드뮴 12배 넘은 보드마카

팩트체크 – 유해물질 든 어린이용품, 제품명과 업체명을 공개합니다

유해성분 없는 안심 지우개 모나미 그리픽스 제트 출시

해롭다는 액괴, 슬라임을 아이들은 왜 그렇게 좋아할까? 어쩌지?

Footnotes

  1.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지우개 제작사 SEED의 Radar
  2. 2000년대 들어서는 세계 95% 정도가 플라스틱제를 사용하리라 추정함. ‘지우개 원료는 생고무나 플라스틱 사용,’ 2006.1.26. 용인시민신문
  3. 보다 자세한 설명은 chemistryculture.org를 참고
  4. 시판 분유서 독성물질 검출, 조선일보, 1996.9.13.
  5. 필독, 아인 지우개 발암물질 논란::버리세요

8 thoughts on “지우개에 발암물질 프탈레이트가… 안전한 지우개를 찾아서

  1. 안녕하세요?

    이미지 캡션의 텍스트 크기를 변경하고 이탤릭체로 바꾸려면 다음 코드로 테스트해보시겠어요?

    .wp-caption .wp-caption-text {
    font-size: 0.8em !important;
    font-style: italic !important;
    }

    1. 어른들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하루종일 사무용품 속에 있으니까요.
      지우개를 아이들처럼 입에 넣거나 하는 일은 드물겠지만요.
      비닐 필통에 지우개가 붙지 않는 것을 보니 좋은 지우개 쓰시나 봅니다.

  2. 어머나.. 그동안 뉴스에서 봤던 물질들이 다 같은 것이었군요.. 아릴 때 연필 뒤에 있는 지우개를 많이 물어뜯었는데;; 갑자기 생각나네요 ㅎㅎ;;

    1. 네. 짱딱지, 가소제, 잘못된 가습기 살균제 모두 같은 물질이었습니다. 모두 무지와 탐욕에서 비롯된 것들이죠.
      어이쿠… 저런… 그렇군요. 종종 보면 요즘도 연필 뒷꼭지 물어뜯는 아이들이 있던데 조심해야겠어요.

  3. 저희 아이도 지우개를 엄청 쓰는데… 소중한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 모나미 지우개 찾아 사야겠네요~~

반갑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