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 가을이구나!

꽃무릇 1
꽃무릇, 2019. 9.

꽃무릇 – 가을이구나!

아침 산책길에 꽃무릇을 만났다. 가을꽃이라면 보통 코스모스나 국화를 떠올리지만, 진정 가을을 알리는 첫 번째 꽃은 꽃무릇이라 생각된다. 아직 날이 뜨거운 9월 이맘때. 아침 산길을 오르다 보면 꽃무릇을 만난다. 온 산이 푸른데, 옹기종기 무리 지어 피어난 빨간 꽃들. 이 꽃무릇을 보면 ‘아, 가을이구나!’ 싶다. 그러고 나면 아니나 다를까, 곧 아침 저녁으로 선들선들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다시 감탄한다. ‘가을이구나!’

꽃무릇  봉오리
꽃무릇, 2019. 9.

꽃무릇 봉오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생겼다. 다른 꽃과는 달리 꽃밭침이 없다. 대롱에 달린 봉오리에서 바로 꽃이 피어난다. 그래서 아주 깔끔하고 독특해 보인다. 마치 아이들이 종이로 만든 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내가 본 바로는 대개 여섯 개 정도가 한 대에서 피어난다. 이것을 한 송이로 봐야 하는지, 한 번에 여섯 송이가 핀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멀리서 보면 마음대로 뻗쳐 헝클어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하나가 나리를 닮았다. 하지만 의외로 수선화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대와 잎을 보니 그렇구나 싶다.

꽃무릇 나리
나리, 2013. 7.

꽃무릇의 다른 이름들

그래서일까. 영어로는 red spider lily, hurricane lily 라고 한단다. 휘몰아치는 꽃잎이 허리케인을 연상케 했나. 그런데 이 예쁜 꽃을 보고 거미를 연상했다니, 그건 좀 너무하지 않았나. 거미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나보다.

또 다른 이름이 있다. Cluster amaryllis다. 아마릴리스는 수선화처럼 생긴 꽃이다. 그런데 변종이 많아 나리와 비슷한 것도 있다. 어떤 이는 그 꽃을 보고 ‘아마(maybe) 릴리스(lilies)?’ 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재미있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한자권 사람들은 꽃무릇을 ‘석산(石蒜)’으로 부른다. 구근이 마늘을 닮아서 ‘산’이고, 돌 틈에 살아서 ‘석’이 붙었다. 이 구근을 찧어 녹말을 만드는데, 리코린이나 노르벨라딘 알칼로이드 같은 꽃무릇의 독성 때문인지 이 녹말을 섞어 그림을 그리거나 풀을 쑤어 책을 제본하면 벌레가 생기지 않아 많이 이용하였다고 한다.

꽃무릇 2
꽃무릇, 2019. 9.

어제 아침 산책길에 꽃무릇을 만났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부터 바람이 다르다. 아, 가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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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2 Responses

  1. 이카루스 댓글:

    어느 듯 가을입니다..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는 춥고 기온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태풍 ‘타파’가 우리나라를 덮치고 있네요..
    비 피해 없도록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