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 해야할 것 두 가지

우리는 뭐든 빨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잽싸게 해치우고 다음 과제에 도전한다. 그런데 속히 해야 할 것이 있고, 더디 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한다. 오늘은 지난 구역예배 시간에 나눈 이야기, ‘더디 해야할 것 두 가지’ 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더디 해야할 것 두 가지
광화문 골목길의 장미. 아름다운 것은 오래 갔으면 좋겠지만 빨리 시든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의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니라. (야고보서 1:19~20)

듣는 것은 속히 하되 말하기, 성내기는 더디 하라고 한다. 성내기를 더디 하라는 말은 금방 알겠다. 그런데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내 말은 줄이라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일반적인 매너를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듣기는 속히 하라

듣기는 속히 하라는 것은 하나님 말씀 듣기를 속히 하라는 뜻이다. 영어 성경에서는 ‘be swift to hear’로 되어있다. swift는 빠르다(rapid), 지체함이 없다는 뜻이다. 듣는다는 말은 단순히 귀로 듣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순종이 포함되어 있다. 말을 듣는 즉시 온전하게 순종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에 즉각적으로 순종했던 것과 같은 그런 순종1이다.

말하기는 더디 하라

속히 말씀을 듣고 순종하라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말하기는 더디 하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하나님 말씀을 전할 때 미적거리라는 말은 아닐 텐데 말이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라, 급하게 말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한다.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전도서 5:2)

말씀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반응하라는 뜻이라 하겠다.

성내기도 더디 하라

성내기도 더디 하라고 한다. 성내는 것이 무엇인가. 노여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파도나 불길 따위가 거칠게 이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마음에 부는 풍랑도 마찬가지다.

성내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올게’(ὀργή)는 ‘자신을 뻗치다, 잡거나 만지려고 손을 뻗다, 소망하다, 탐하다, 돈에 대한 사랑에 빠지다, (열망하여) 도달하다’의 뜻을 가진 ‘오레고마이’(ὀρέγομαι)에서 파생된 단어로 ‘(마음의 흥분으로) 열망하다, 난폭한 열정, 영혼의 움직임이나 동요, 복수, 분노, 진노, 처벌을 나타내는 진노, 징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2. 보통 성내고 노여워하는 것은 나를 보호하려고 하는 마음에서 나올 때가 많다. 내 고집과 독선, 아집에서 비롯될 때가 많으니 내 안의 성령님 뜻과는 반대되기 마련이다. 우리가 함부로 성을 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믿는 자에게는 행위가 뒤따라야 한다. 듣기만 하는 것은 자기기만이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3이다. 그런 믿음은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4.

내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었느니라. (야고보서 2:22)

말씀을 행하는 것은 거창한 데서 출발하지 않는다. 말하기, 성내기 – 더디 해야할 것 두 가지, 이것을 지키는 것 역시 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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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s

  1. 크리스천 저널, 듣기는 속히, 말하기는 더디게, 2017.10.18.
  2. 헬라어 단어, 올게, 뉴저지 서머나 교회
  3. 야고보서 2:26
  4. 야고보서 2:14

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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