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6장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가치관 비교

마태복음 26장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가치관 비교 / 어제 주일 설교를 들으며 새로운 시각으로 마태복음 26장을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가치관이 어쩜 그렇게 극명하게 대비되던지, 한번 비교해 보기로 했다.

마태복음 26장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가치관 비교
인도 히말라야의 나드

마태복음 26장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가치관 비교

예수께서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 계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아와서 식사하시는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제자들이 보고 분하여 가로되 무슨 의사로 이것을 허비하느뇨

이것을 많은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거늘

예수께서 아시고 저희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 여자를 괴롭게 하느냐 저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이 여자가 내 몸에 이 향유를 부은 것은 내 장사를 위하여 함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 하시니라

그 때에 열 둘 중에 하나인 가룟 유다라 하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말하되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주리니 얼마나 주려느냐 하니 그들이 은 삼십을 달아 주거늘

저가 그 때부터 예수를 넘겨줄 기회를 찾더라 (마태복음 26:6~16)

예수님께서 베다니 문둥병자(문둥병자였다가 치료받고, 죽었다가 예수님이 다시 살리신) 시몬 나사로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고 계셨다. 2절에 ‘이틀을 지나면 유월절’이라고 하신 걸 보면 아마 화요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때, 한 여자가 옥합에 들어있던 향유를 식사하시는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다. 제자들은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는 데 쓸 것을 허비했다고 화를 냈지만, 주님께선 ‘내 장사를 위한 것’이라며 칭찬하셨다.

같은 장면이 요한복음 12장에도 나오는데, 요한은 좀 더 자세하게 묘사했다. 이것으로 미루어 ‘한 여자’는 나사로의 동생 마리아이고, 향유는 300데나리온이나 되는 순전한 나드 한 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나드(nard) 향유는 히말라야에서 나는 다년생 풀 나드의 뿌리에서 추출한 것으로, 휘발성이 강해 특별한 돌로 만든 그릇에 보관했다고 한다. 옥합은 영어 성경에 alabastar jar 또는 alabaster box로 나와 있는데, 앨러배스터는 대리석의 일종으로 설화석고라고 한다.

1. 기꺼이 향유를 부은 마리아

이 설화석고는 雪花라는 이름 그대로 눈처럼 희고 작은 알갱이가 치밀하게 모여 이뤄진 돌이다. 보통 반투명한 흰색이지만, 누르스름하거나 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불순물이 들어가 줄무늬 또는 구름무늬를 보이기도 한다. 영어로 설화석고를 앨러배스타라고 하는 것은 이 돌이 원래 이집트 알라바스트론 근처에서 많이 났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전한 나드 향유 한 근을 주님의 머리에 부었다. 액체 한 근은 약 350g 정도 된다. 물 한 컵이 200g이니, 두 컵 가까이 되는 양이다. 우리가 쓰는 향수는 향을 내는 향유(아로마 오일) 약간에 캐리어 오일과 알코올을 넣어 만든다. 그런데 마리아는 순수 향유 원액을 부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흘러내리면서 향이 진동했을 것이다.

교통이 불편했을 시기에 히말라야 고지대에서나 자라는 나드 뿌리에서 추출한 향유는 대단히 값이 비쌌을 것이다. 제자들의 대화에서 대략 300데나리온의 값어치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1데니리온이 일반 노동자의 하루치 품삯이니, 300데나리온이면 1년에 52번 정도 오는 안식일을 뺀 1년 치 연봉인 셈이다. 하루 10만 원으로 잡아도 3천만 원이 된다. 마리아는 3천만 원어치 향유를 주님을 위해 아끼지 않고 내어드렸다.

2. 300 데나리온을 아까워한 가룟 유다

마리아의 행동에 제자들은 화를 냈다. 그들은 마리아가 향유를 ‘허비한다’고 여겼다.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데 쓸 것이지 하며 아까워했다. 요한복음에서는 콕 찍어 가룟 유다라고 밝히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저는 도적이라 돈 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요한복음 12:6)

그런 일이 있고 나서, 가룟 유다는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가서 예수님의 몸값을 흥정한다. 300데나리온을 아까워한 유다가 받은 몸값은 은전 30개에 불과했다. 은전 30은 당시 노예 한 사람의 몸값이었다. 그는 단순히 인간적으로 생각해도 스승을, 그것도 재정을 맡길 만큼 자기를 신뢰한 그 스승의 가치를 그저 노예 정도로 여겼다. 사람들 앞에서는 거짓을 말하는 위선자였고, 돌아서선 치욕스러운 가격에 스승을 팔아버린 배신자였다.

3. 아낌 없이 내어놓으신 예수 그리스도

여기 한 사람이 더 있다. 바로 예수님이다. 너무나도 다른 두 제자를 한자리에서 보시면서, 그것도 장래 일까지 모두 이미 알고 계신 주님께서는 어떤 마음이셨을까.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은 늘 함께 있지만, 당신께선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기시키셨다. 그리고 마리아의 이 행위는 ‘내 장사(葬事, burial)’를 위한 것이고,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일도 함께 전해질 것이라고 칭찬하셨다.

그러고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뒤 잡히시어 십자가에 달리셨다. 예수님께서는 옥합처럼 자기 몸을 깨뜨리시고 향유가 흐른 것처럼 당신의 피를 흘리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해, 그리고 온 인류를 위해,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으셨다. 그리고 사흘 만에 죽음을 이기고 일어나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다.

맺는말

우리는 마음에 가득한 것이 입으로 나오고, 내가 가진 가치관에 따라 행동한다.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님이었다. 예수님께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었다. 가룟 유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나. 그리고 내가 가장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인가.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다. 누가복음 22장 3절을 보면 ‘사단이 들어가니’라고 나온다. 요한복음 13장 2절에는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니’라고 구체적으로 나온다.

사단 마귀는 창세부터 인간과 하나님 사이를 이간시키고 가능하면 믿는 이들까지 멸망시키려고 애쓴다. 마귀는 3년 동안이나 예수님과 직접 대면하고 동행한 제자까지도 사로잡았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고 시험에 들지 않게 해달라고 늘 기도해야 한다.

마귀의 궤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

그런즉 서서 진리로 너희 허리 띠를 띠고 의의 흉배를 붙이고

평안의 복음의 예비한 것으로 신을 신고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화전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 (에베소서 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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