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12 아들이 이스라엘의 12 지파로

야곱의 12 아들이 이스라엘의 12 지파로

이스라엘(야곱)은 아브라함의 손자이자 이삭의 아들이다. 그는 12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들은 각각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조상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나라의 이름이 되고, 그 아들의 이름은 역시 12 지파의 이름이 되었으니 재미있다.

그런데 야곱의 열두 아들 중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자꾸 헷갈린다. 일단 숫자가 너무 많다. 에서와 야곱, 가인과 아벨 하는 식으로 두어 명이면 그럴 일이 없는데, 다윗 형제처럼 7명이거나, 야곱의 아들처럼 12이나 되면 기억하기 어렵다.

더구나 12지파 이름과 또 다르고, 비중도 다르니 더 헷갈리기 쉽다.

야곱의 12 아들이 이스라엘의 12 지파로
Old Jerusalem Jewish Quarter street Mosaic 12 tribes(그림설명) @wikimedia

야곱의 결혼

야곱은 형 에서를 피해 밧단아람에 있는 외삼촌 라반에게로 도망쳤다. 그곳에서 야곱은 라반의 딸 라헬을 좋아하게 되었고, 7년 동안 일해주고 라헬을 아내로 맞게 되었다.

그런데 아뿔싸. 외삼촌이자 이제 장인이 된 라반의 농간으로 첫날밤 신부가 바뀌어 버렸다. 자기가 사랑하는 라헬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첫날밤을 보냈는데, 아침에 날이 밝아 보니 처형이라니 얼마나 놀랐을까.

야곱은 ‘이 결혼은 무효요!’하고 주장하지 않았다. 첫날밤을 지내버린 레아를 그대로 책임지고, 라헬을 아내로 맞기 위해 7년을 더 일했다. 한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14년을 무보수로 일했으니, 이런 절절한 사랑이 또 있을까 싶다.

야곱의 아들들이 태어난 순서

창세기 29장 30절에 ‘그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하고’라는 구절이 나오고, 뒤이어 31절에는 ‘여호와께서 레아에게 총이 없음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여셨으나 라헬은 무자하였더라’는 말씀이 나온다.

여기서 ‘총寵’은 남달리 귀엽게 여기어 아끼고 사랑하는 것, 즉 총애를 말한다. 야곱은 레아를 아내로 존중하긴 했지만, 라헬처럼 아끼고 사랑하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레아를 주목하시고 그에게 자식을 주셨다.

야곱의 아들들이 태어난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르우벤 (레아의 아들)
  2. 시므온 (레아의 아들)
  3. 레위 (레아의 아들)
  4. 유다 (레아의 아들)
  5. 단 (빌하의 아들)
  6. 납달리 (빌하의 아들)
  7. 갓 (실바의 아들)
  8. 아셀 (실바의 아들)
  9. 잇사갈 (레아의 아들)
  10. 스불론 (레아의 아들)
  11. 요셉 (라헬의 아들)
  12. 베냐민 (라헬의 아들)

1. 르우벤

르우벤은 ‘보라, 아들이라’라는 뜻이다. 레아는 르우벤을 낳고 ‘내가 이렇게 괴로운 걸 보시고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셨구나, 이제는 남편이 나를 아껴주겠지’하고 생각했다.

2. 시므온

레아는 또 아들을 낳았다. 둘째 이름은 시므온이라고 했다. ‘들으심’이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자기가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함을 들으시고 아들을 주셨다는 의미였다.

3. 레위

레아는 또 아들을 낳았다. 셋째 이름은 레위라고 지었다. 이는 ‘연합함’이라는 뜻이다. 레아는 ‘아들을 셋이나 낳아주었으니, 이제는 남편이 내게 매달릴 수밖에 없겠지’하고 생각했다.

4. 유다

레아는 연달아 넷째 아들을 낳고 이름을 유다라 지었다. 이는 ‘찬송함’이라는 뜻이다. ‘내게 또 아들을 주시다니, 항상 여호와를 찬송하겠다’는 의미였다.

5. 단

라헬은 자기는 하나도 없는 아이를 연달아 넷이나 낳은 언니 레아를 몹시 시기했다. 심지어는 야곱을 붙들고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죽고 말겠다’ 말하기까지 했다.

라헬은 자기 여종 빌하를 야곱에게 첩으로 주었다. 자기 대신 아이를 낳게 해 ‘내 무릎에 두리니(창세기 30장 2절)’라고 한 걸로 보아, 오늘날의 개념으로는 대리모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빌하가 아들을 낳자, 라헬은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시고 억울함을 푸시는 판결을 내어주셨다’는 뜻으로 단(재판장)이라고 불렀다.

6. 납달리

빌하가 연이어 둘째를 낳자, 라헬은 ‘내가 형과 경쟁하여 크게 이기었다’며 이름을 납달리(싸우다, 경쟁함)라고 지었다.

7. 갓

라헬이 자기 여종 빌하를 통해 아들을 둘이나 낳자, 레아도 자기 여종 실바를 야곱에게 보내 아들을 낳게 했다. 레아와 라헬의 경쟁은 이제 여종의 대리전이 되어버렸다.

실바가 아들을 낳자, 레아는 ‘나는 참 운도 좋아’하면서 갓이라 이름지었다. 갓은 ‘행운’이라는 뜻이었다.

8. 아셀

레아의 시녀 실바가 또 아들을 낳았다. 레아는 기뻐하며 이 아이의 이름을 기쁨이라는 의미로 ‘아셀’이라 지었다.

9. 잇사갈

한동안 아이를 낳지 못하던 레아가 다섯째 아들을 낳았다. 레아는 ‘하나님께서 내 시녀의 값을 주셨다’며 그를 ‘값’이라는 뜻의 잇사갈로 불렀다.

아내와 첩이 둘씩 되다 보니, 야곱과 함께하는 날을 미리 정해두고 차례로 함께 했던 것 같다. 잇사갈을 갖게 된 날은 원래 라헬이 야곱과 함께하는 날이었는데, 라헬이 레아의 아들 르우벤이 발견한 합환채를 산 값 대신 그 권리를 양도했던 것이었다. 다시 말해 레아가 합환채를 주고 동침할 권리를 산 것이다.

10. 스불론

레아가 다시 잉태하여 여섯째 아들을 낳았다. 레아는 ‘하나님께서 내게 후한 선물을 주셨다. 이제는 남편이 나와 함께 거하리라’하고 그 이름을 스불론(거함)이라고 지었다.

아들을 여섯을 낳고 사는 동안, 레아는 늘 남편의 사랑에 목말라했다. 아이를 일곱이 낳은 걸 보면 사랑이 없는 것은 아니었을 텐데. 처음부터 야곱의 사랑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고 있던 데다, 야곱이 확신을 주지 못했던 것이 큰 이유가 되었을 것 같다.

레아는 스불론을 낳은 다음 딸 디나를 낳았다.

11. 요셉

라헬은 야곱이 정말 사랑하는 여인이었으나, 그 사이에 자식이 없었다.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남편이 죽고 난 다음에는 아들의 돌봄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다. 게다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는 저주받은 여자로 간주되었기에 불임 여성의 고통은 현대보다 더욱 심했다.

이렇게 경제적, 사회적 문제도 있는 데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애정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기에 라헬은 간절히 기도했을 것이다. 창세기 30장 22절에는 ‘하나님이 라헬을 생각하신지라. 하나님이 그를 들으시고 그 태를 여신고로’ 아들을 낳게 되었다고 나온다.

라헬은 ‘하나님께서 나의 부끄러움을 씻으셨다’며 다른 아들을 더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함’이라는 뜻의 요셉이라는 이름을 주었다.

12. 베냐민

요셉까지는 밧단아람에서 라반과 함께 있을 때 태어났다. 하지만 막내 베냐민은 한참 세월이 흘러 디나의 사건이 있은 뒤, 세겜을 떠나 헤브론으로 돌아오는 길에 태어났다.

라헬은 에브랏(베들레헴) 가까이에서 막내를 낳았다. 난산이었다. 노산에 장거리 여행 중이라 힘든데 난산까지 겹치니, 막 태어난 아들을 ‘슬픔의 아들’이란 뜻의 베노니라 이름하고는 죽고 말았다.

라헬은 베들레헴 길에 장사되었고, 야곱은 베노니 대신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뜻의 베냐민으로 이름을 바꿔주었다.

창세기 49장 유언의 순서

창세기 49장에는 야곱이 임종시에 남긴 유언이 나온다. 일명 ‘이스라엘 열두 아들에 대한 예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순서는 다음과 같다.

르우벤 >> 시므온 >> 레위 >> 유다 >> 스불론 >> 잇사갈 >> 단 >> 갓 >> 아셀 >> 납달리 >> 요셉 >> 베냐민

르우벤부터 시작해 레아의 아들들 먼저 다 한 다음, 빌하와 실바의 아들을 예언하고, 마지막으로 라헬의 두 아들을 예언했다.

이스라엘 12 지파

크게 보면 야곱의 아들이 12지파(부족), 의 조상이 되고, 지파의 이름을 그들의 이름에서 딴 것은 맞다. 하지만 12 아들이 그대로 12지파가 된 것은 아니다.

셋째 아들 레위는 하나님을 섬겨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빠지고, 대신 요셉 대신 그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각각 한 지파가 되어 총 12지파가 되었다.

이스라엘 12지파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 르우벤 지파
  • 시므온 지파
  • 유다 지파
  • 잇사갈 지파
  • 스불론 지파
  • 단 지파
  • 납달리 지파
  • 갓 지파
  • 아셀 지파
  • 에브라임 지파
  • 므낫세 지파
  • 베냐민 지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명에 따라 그 가족과 종족별로 인구조사를 실시해, 이에 따라 회막을 중심으로 진을 쳤고(민수기 1장, 2장), 가나안에 들어가서 땅을 나눌 때에도 이에 따라 분배했다(민수기 3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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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위 이미지는 구 예루살렘 유대인 구역 길에 있는 모자이크로, 이스라엘 12아들을 나타낸다. 각 상징은 다음과 같다.

  1. 르우벤 : 물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2. 시므온: 요새화된 도시 세겜(나블루스)
  3. 레위: 대제사장의 흉패
  4. 유다: 사자
  5. 스불론: 배
  6. 잇사갈: 당나귀
  7. 단: 정의의 저울
  8. 갓: 군사 캠프
  9. 잇사갈: 올리브나무
  10. 납달리: 암사슴
  11. 요셉 : 밀
  12. 벤자민 : 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