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슬러 신드롬 (Kessler Sydrom)은 1978년 도널드 케슬러가 제기한 것으로, 지구 저궤도를 도는 물체의 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충돌을 일으키게 되고, 이로 인해 연쇄 충돌이 일어나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그렇게 되면 인공위성 이용은 물론이고 더 이상 우주선을 쏘아 올릴 수도 없게 될 수 있다.
우주 쓰레기
우주 쓰레기 (space trash)는 우주에 떠 있지만, 활용되지 않는 모든 인공 물체를 말한다. 여기에는 고장 나거나 수명이 다 된 인공위성, 우주비행사들이 떨어트린 공구나 장갑, 그것들이 서로 부딛쳐 생긴 파편 등이 포함된다. 아래 사진은 지구 저궤도를 도는 우주쓰레기의 분포 모형도이다.
인류가 지구 밖으로 처음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것은 1957년이다. 그 이후 1994년까지 약 6천여 개의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작년에는 1만 대를 넘어섰다1.
유럽우주국(ESA)은 현재 지구 주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는 9600t이 넘는다고 밝혔다. 지구 궤도를 돌고있는 10㎝ 이상의 우주 쓰레기는 약 3만6500 조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1㎝~10㎝ 사이는 약 100만 조각, 1㎜~1㎝ 사이는 약 3억3000만 조각인 것으로 추산했다2.
작은 조각들은 대기권으로 들어오면서 불타 없어지지만, 큰 것은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국제 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충돌해 큰 피해를 줄 수 있어 위험하다. 이런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파편을 관측하는 활동을 우주방위(Spaceguard)라고 한다. 이 우주 쓰레기들은 시속 2만5천 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맹렬히 돌고 있다.
사실 모래 알갱이만 한 것도 위험하다. 우주복에 구멍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3. 실생활에서는 어떨까. 만약 위성을 못 쓰게 되면 당장 GPS 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니 내비게이션은 무용지물이 되고, 일기예보나 지구 반대편의 월드컵 경기도 보기 어렵게 된다.
지구에도 토성처럼 고리가?
유타 대학 제이크 애벗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지구도 고리가 생기는 과정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쳐에 발표했다. 두께 약 7만 km에 달하는 토성의 아름다운 고리는 초당 1.5t씩 사라지고 있는데4, 지구의 고리는 이제 생성 중이다. 토성의 고리가 얼음과 우주 먼지로 이루어진 반면, 지구의 고리는 우주 쓰레기가 될 전망이다.
우주 청소부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골머리다. 이제 인간은 지구 표면뿐 아니라 대기 밖까지 더럽히고 있다. 2000년 들어서 매년 100개씩의 인공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처리되는 우주 쓰레기보다 새로 생기는 우주 쓰레기는 앞으로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그럴수록 케슬러 신드롬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러다가는 월 E에서 처럼 쓰레기장이 된 지구를 뒤로 하고 떠나는 우주 크루즈도 발사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세계 각국에서는 레이저 빗자루나 전자기 밧줄, 우주 끈끈이, 청소 위성 등 방법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넘쳐나는 우주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방법은 아직 묘연한 상태다.
인공위성 요격
그런데, 지난 16일, 러시아는 자국 인공위성 첼리나-D를 미사일로 요격해 파괴하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으로 약 1,500개의 우주 쓰레기가 더해졌고, 러시아 우주인 2명을 포함한 우주인 7명이 대피해야 했다.
하지만 위성 요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에는 중국이, 2008년에는 미국이, 그리고 2019년 인도가 인공위성을 요격했다. 우주 쓰레기는 그때마다 각각 10만 조각, 174조각, 400조각이 생겨났다.
인공위성을 요격해 파괴하는 실험은 왜 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군사적인 이유가 클 것이다. 지금은 자국의 인공위성을 지상에서 미사일을 쏘아 파괴하지만, 앞으로 킬러 위성에서 직접 상대편 위성을 공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러다 지구인들끼리 우주 전쟁을 벌이는 날이 오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 킬러위성 저격, 광선으로 파괴 – 스타워즈 같은 우주전쟁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