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랑을 버린 에베소 교회 /요한계시록 2장

처음 사랑을 버린 에베소 교회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요한계시록 2:2~4)

에베소 교회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 가운데 하나다. ‘욕망과 소망’이란 뜻의 에베소는 큰 항구도시로 동서양을 잇는 무역의 요충지였다. 또 이곳에는 달의 여신 다이아나의 신전이 있었다. 하지만 에베소 교회가 가진 뜨거운 선교의 열정이 있었다. 수많은 유대인들이 개종했다.

처음 사랑을 버린 에베소 교회
에베소에 있는 셀수스 도서관 유적@pixabay /100년 뒤, 두란노 서원과 비슷한 위치에 새로 지어진 건물이다.

에베소 교회는 어떤 교회였나?

말씀에 정통한 교회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여 이같이 두 해 동안을 하매 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을 듣더라 (사도행전 19:9~10)

에베소 교회는 성경 말씀에 정통한 교회였다. 바울은 두란노 서원에서 매일 11시부터 16시까지 2년 동안 말씀을 가르쳤다. 이는 30분짜리 주일 설교 112년분에 해당하는 대단한 분량이다. 바울의 이런 깊은 훈련으로 에베소 교회는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췄다.

칭찬할 것이 많은 교회, 그러나 처음 사랑을 버린 교회

그런데, 그로부터 40년 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것을 보면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되어있다. 에베소 교회의 신앙이 무너졌다는 것이 아니다. 에베소 교회는 여전히 칭찬받고 있다.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하지만 그 중 한가지를 책망하신다. 바로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이다.

그런데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저렇게 열심으로 활동하는 에베소 교회인데, 하나님께서는 어째서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하시는 걸까?

우리와 다른 것을 보시는 하나님

우리가 보기에 하나님 일에 열심인 사람은 성령 충만하여 그 가슴에 하나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갖고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도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람은 속일 수 있지만, 하나님까지 속일 수는 없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중심을 보시기 때문이다. 사람은 드러난 것만 보지만, 하나님께서는 생각과 동기까지 다 아신다.

에베소 교회도 처음에는 뜨거운 사랑으로 헌신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하지만 이제 그렇지 않게 되었다. 그럼 어떻게 되는가. 5절에 나온 것처럼 그저 촛대 옮기시는 것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가.

회개와 다짐

처음 믿기로 작정했을 때, 햇살과 구름, 바람, 나뭇잎 하나하나, 온 세상이 열렬히 나를 환영하는 감격을 기억한다. 하지만 십 년, 이십 년 세월이 흐르고 그 가슴 벅찬 감동은 빛바래 그저 희미한 추억의 간증거리중 하나로 전락한다. 가슴 아픈 일이다.

누구나 에베소 교회처럼 처음 사랑을 잃게될 수 있다. 그때 다시는 그 처음 사랑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돌이켜 살아가야 한다. 성령의 불은 우리 안에서 꺼지지 않는다. 내주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 소멸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팠던 우물을 다시 팠던 이삭처럼, 흙으로 메워졌던 가슴의 우물을 다시 깨끗이 하고 새로 시작해야 겠다.

이삭이 그곳을 떠나 그랄 골짜기에 장막을 치고 거기 우거하며 그 아비 아브라함 때에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팠으니 이는 아브라함 죽은 후에 블레셋 사람이 그 우물들을 메웠음이라 이삭이 그 우물들의 이름을 그 아비의 부르던 이름으로 불렀더라 (창세기 26:17~18)


치과 치료, 설 연휴, 이석증, 블로그 호스팅 이전… 글쓰기를 한번 미루게 되니 자꾸만 핑계거리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오히려 늘어났는데, 밀도 있게 보내는 시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 같습니다. 처음 사랑을 잊은 것은 제게도 해당되는 일이었습니다. 새롭게 다짐하고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