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을 맞아
8.15 광복절을 맞아 / 8월 15일은 광복절이다. 광복 光復이라는 말은 빛 광에 다시 복자를 쓴다.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다. 되찾는 것은 그전에 빼앗기고 잃었던 것을 전제로 한다. 주권을 잃기 전, 그 나라가 힘이 있던 것도 아니고, 안정된 나라도 아니었다. 보다 강한 나라에 굴복해 이 나라가 내 나라려니 여기고 순응하며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조상들은 그러지 않았다. 빛을 되찾고자 많은 것을 희생했고, 목숨까지 내놓았다. 어떤 빛을 되찾고자 그렇게 애썼던 것일까.

성경은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취는 빛, 세상을 지었으나 세상은 알지 못하는 빛인 예수 그리스도(요한복음 1:9~10)를 증거한다. 이 빛은 곧 말씀인 동시에 하나님이시며 또한 생명이다(요한복음 1:1, 4). 예수님께서도 스스로 ‘나는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다(요한복음 8:12).
참 빛을 잃은 백성은 암울하다. 그들에게는 인권이나 자유가 없다. 대신 억압과 통제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포로되고 눌린 자를 자유케 하기 위해 오셔서(누가복음 4:18) 죄에 눌려 지내던 우리를 당신의 보혈로 해방시키셨다(요한계시록 1:5).
가장 좋은 것은 참 빛을 빼앗기지 않고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빛을 인정하지 않는 자들에게 빼앗길 위기가 되면, 우리 조상들은 분연히 일어나 저항하고 그 빛을 되찾기 위해 애썼다.
일제 식민 통치의 억압에서 벗어났기에 해방이라는 말도 쓰지만, 공식 명칭은 어디까지나 광복절이다. 참 빛을 되찾아왔기에 광복이다. 해방이나 독립 대신 광복이란 말을 쓰는 것은 참 빛 예수 그리스도를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고, 함께 재판받은 48명 가운데 22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것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비중이다.
우리가 날마다 드리는 주기도문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와 주권과 영광을 오직 주님께 돌린다. 우리는 그 나라를 꿈꾼다. 이 세상에 살 동안 대한민국이 그에 걸맞은 나라가 되길, 이 백성이 그 나라에 어울리는 백성이 되길 바란다. ‘이게 나라냐’며 불평하고 자조하기 전에, 그보다 더한 나라도 없으면 안 되기에 지키고자 피 흘린 이들이 있었음을 잊지 않길, 믿음의 백성들이 거룩한 백성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이 글은 정동 제일교회 주일예배 (2023. 8. 13. 광복 기념 주일예배)를 드리고 정리한 것입니다. 제 생각을 정리했기에 설교내용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설교 본문이 필요한 분들은 맨아래 동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8.15 해방이라고도 하지만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정치 이데올로기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해방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는 특정 집단이 있을뿐더러, 북한은 8.15를 ‘조 국해방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 독립기념일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가 비록 잠시 주권 침탈은 당한 적 있으나, 그전에는 어엿한 독립국이었기 때문이다. 독립기념일이라는 말은 식민지에서 출발했다가 독립한 나라에서 기념하는 날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미국이 그 좋은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