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6장 상속녀가 결혼하면 상속받은 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민수기 36장 상속녀가 결혼하면 상속받은 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님께서는 슬로브핫의 딸들의 사례를 통해 아들 없이 딸만 둔 자들의 상속 규정을 율례로 정해주신 바 있다(민수기 27장). 민수기 36장에서는 그렇게 상속받은 딸들이 결혼하면 그 땅은 어디에 속하게 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민수기 36장 상속녀가 결혼하면 상속받은 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나의 혼인잔치 모습 public doamain Mark 1.0

1. 길르앗 자손의 문제 제기

  • 요셉 자손의 가족 중 므낫세의 손자 마길의 아들 길르앗 자손 가족의 두령들이 나아와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의 두령 된 족장들 앞에 말하여
  • 가로되 여호와께서 우리 주에게 명하사 이스라엘 자손에게 그 기업의 땅을 제비 뽑아 주게 하셨고 여호와께서 또 우리 주에게 명하사 우리 형제 슬로브핫의 기업으로 그 딸들에게 주게 하셨은즉
  • 그들이 만일 이스라엘 자손의 다른 지파 남자들에게 시집가면 그들의 기업은 우리 조상의 기업에서 감삭되고 그들의 속할 그 지파의 기업에 첨가되리니 그러면 우리 제비 뽑은 기업에서 감삭될 것이요
  • 이스라엘 자손의 희년을 당하여 그 기업이 그가 속한 지파에 첨가될 것이라 그런즉 그들의 기업은 우리 조상 지파의 기업에서 아주 감삭되리이다 (민수기 36장 1~4절)

요셉의 아들 므낫세의 자손 중에 마길이 있었다. 그의 아들 길르앗도 하나의 씨족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씨족의 우두머리들이 모세를 찾아와 문제를 제기했다. 바로 상속받은 딸이 결혼하면, 그 땅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였다.

길르앗 자손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중에 딸만 두고 죽은 슬로브핫의 땅 때문이었다. 민수기 27장에 나온 것처럼, 하나님께선 그 딸들의 상속권을 인정하시고, 앞으로도 예로 삼아 일을 처리하라고 정해주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분배받을 때, 지파별로 땅을 받았다. 그런데 만약 슬로브핫의 딸들이 다른 지파 사람과 결혼하면, 나중에 그 땅이 시집간 지파의 땅이 되어버리지 않겠느냐, 그럼 자기 지파의 땅이 그만큼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2절, ‘여호와께서 우리 주에게 명하사’에서 ‘주’는 모세를 가리킨다. 이것은 백성들이 모세가 하나님께 받은 권위를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그들은 이 문제를 그저 지도자의 견해를 물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가져가 하나님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3절, ‘감삭(減削)’은 깎아서 줄인다는 뜻으로, 삭감과 같은 말이다. 그만큼 남편의 지파로 땅이 빠져나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뜻이다. 분배받은 땅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선물로, 하나님과 그 지파의 언약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이었다.

4절, 7년마다 안식년이 한 번씩 온다. 이 안식년이 7번 지나면 그다음 해는 희년(禧年, Jubilee)이다. 희년에는 종이 되었던 사람은 자유의 몸이 되고, 팔렸던 땅은 다시 팔리기 전 주인의 소유로 돌아온다. 문제는 여기에 기인한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시집가면, 그 땅을 슬로브핫의 가까운 친족 고엘이 기업 무르는 절차를 통해 되돌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희년이 되면 그렇게 무른 땅도 다시 남편 지파의 소속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언뜻 이해되지 않지만, 지금은 없어진 우리나라 호적 제도를 생각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여자가 시집가면 아버지 호적에서 빠져 남편의 호적으로 입적 되었다. 여자의 소속이 바뀌는 것이다. 슬로브핫의 딸도 시집을 가면 므낫세 지파에서 남편 지파로 소속이 바뀌니, 그 땅의 소속 역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럼 아무리 기업 무르기를 해도 희년이 되면 다시 남편 지파의 땅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상속 문제는 슬로브핫 개인이나 그의 고엘 길르앗 집안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므낫세 지파 전체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므낫세 지파 사람들은 슬로브핫의 고엘인 각 집안 우두머리를 뽑아 모세에게 보냈던 것이다.

2. 하나님의 처리 방법

  •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이스라엘에게 명하여 가로되 요셉 자손 지파의 말이 옳도다
  •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대한 여호와의 명이 이러하니라 이르시되 슬로브핫의 딸들은 마음대로 시집가려니와 오직 그 조상 지파의 가족에게로만 시집갈찌니
  • 그리하면 이스라엘 자손의 기업이 이 지파에서 저 지파로 옮기지 않고 이스라엘 자손이 다 각기 조상 지파의 기업을 지킬 것이니라 하셨나니
  • 이스라엘 자손의 지파 중 무릇 그 기업을 이은 딸들은 자기 조상 지파 가족 되는 사람에게로 시집갈 것이라 그리하면 이스라엘 자손이 각기 조상의 기업을 보존하게 되어서
  • 그 기업으로 이 지파에서 저 지파로 옮기게 하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 지파가 각각 자기 기업을 지키리라
  • 슬로브핫의 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대로 행하니라
  • 슬로브핫의 딸 말라와 디르사와 호글라와 밀가와 노아가 다 그 아비 형제의 아들들에게로 시집가되
  • 그들이 요셉의 아들 므낫세 자손의 가족에게로 시집 간고로 그 기업이 그 아비 가족의 지파에 여전히 있었더라
  • 이는 여리고 맞은편 요단 가 모압 평지에서 여호와께서 모세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신 명령과 규례니라 (민수기 36장 5~13절)

5절, ‘여호와의 말씀으로’는 모세가 이 문제를 인간적인 방법으로, 즉 자기나 측근의 생각과 판단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과 방식에 따라 처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문제 제기를 옳게 받아들이셨다. 그리고 해결 방법을 알려주셨다. 자유롭게 결혼하되, 같은 지파 남자와 결혼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땅이 다른 지파로 갈 일도 없고, 딸들도 상속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결혼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것 역시 다른 모든 백성에게로 확대 적용되었다.

이건 사견이나,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다른 지파로 땅이 갈 것을 우려해 집안 사람들이 그들의 결혼을 막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는 지파에서는 결혼을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릇된 소유욕으로 인해 지파 간에 불화와 싸움이 벌어졌을 것이다.

슬로브핫의 딸들(말라, 디르사, 호글라, 밀가, 노아)은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므낫세 자손과 결혼해 땅을 지켰다.

12절, ‘여전히 있었다’. 여기까지 읽다 보면 이미 가나안 땅이 분배되고 슬로브핫의 딸에게 그 땅이 상속된 것만 같다. 하지만 아직 땅은 분배되지 않았고, 상속도 되지 않았다. 권리만 인정받은 것이다. 사실 지금은 아직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다.

13절, ‘이는 ~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신 명령과 규례니라’. 이는 이란 말은 36장에 나온 ”상속녀가 결혼하면 상속받은 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34장부터 시작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린 모든 명령과 규정을 포괄하는 마무리에 해당한다.

맺는말

하나님께서는 민수기 36장에서 슬로브핫의 딸들의 사례를 통해 여성 상속법을 보완해 주셨다. 이로 말미암아 여성의 재산권을 보장해 주셨을 뿐 아니라, 지파 간 분쟁의 소지도 없애 주셨다. 하나님께선 지혜롭고 긍휼하시며 정의로우시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자기 백성들이 하나님께 받은 것들을 소중하게 지키기를 원하신다. 또 하나님께서는 지킬 방도도 마련해 주신다.

모세는 자기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일을 처리했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함으로 땅을 지켰다. 우리도 결혼할 때, 믿음을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한다. 결혼으로 믿음을 잃게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판단기준과 행동 기준 역시 하나님의 뜻과 영광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