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람나무는 두 종류? 성경의 감람나무와 중국 감람나무의 차이

감람나무는 두 종류? 성경의 감람나무와 중국 감람나무의 차이

예루살렘 동쪽에는 감람산이라는 산이 있다. 높이 800m 정도 되는 산인데, 예로부터 감람나무가 많이 자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감람나무는 두 종류? 성경의 감람나무와 중국 감람나무의 차이
예루살렘 동쪽에 있는 감람산 @wikimedia

성경에는 감람이라는 말이 무척 많이 나온다. 하나하나 세어보진 않았지만, 성경 사이트에서 ‘감람’을 찾아보니 59회가 검색되었다. 이 ‘감람’은 원래 어떤 나무였을까?

감람 = 올리브?

감람나무가 처음 나오는 것은 창세기 8장이다. 대홍수가 끝나고 노아가 날려 보낸 비둘기가 땅에 물이 줄어든 증거로 감람나무의 새잎을 가져오는 장면이다.

저녁때에 비둘기가 그에게로 돌아왔는데, 그 입에 감람 새 잎사귀가 있는지라. 이에 노아가 땅에 물이 감한 줄 알았으며 (창세기 8:11)

히브리 성경 원문에는 ‘זַ֖יִת(자이트)’ 즉 올리브나무라고 되어있다. 다른 성경은 어떨까?

감람나무는 두 종류? 성경의 감람나무와 중국 감람나무의 차이
‘감람’번역비교

개역한글, 개역개정, 현대인의성경 세 곳에는 감람이라고 나와있는 반면, 공동번역, 새번역에는 올리브라고 번역되어 있다. 영어 성경은 물론이고 일본어 성경에도 역시 올리브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감람나무가 곧 올리브 나무인 것일까? 둘은 같은 나무일까?

감람은 올리브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둘은 전혀 다른 나무다. 올리브 나무의 원산지는 지중해 지역이다.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수로 키가 3~4m이며, 열매는 우리가 알다시피 올리브기름이나 피클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잎은 작고 단단해 건조한 기후에 잘 적응한다. 앞면이 녹색인데 비해 뒷면은 흰빛을 띤다.

그에 비해 감람나무(橄欖樹)는 중국 남부, 인도차이나반도가 원산지로, 키가 20~30m 정도까지 제법 크게 자라는 감람나무과의 상록교목이다.

감람나무와 올리브나무잎 비교

잎의 생김도 다르다. 중국 감람나무잎은 15~30cm로 올리브나뭇잎에 비해 훨씬 더 크다. 짙은 녹색을 띠고 때로는 광택이 나는 느낌을 줄 때도 있다.

이에 비해 올리브나무잎은 6~10cm 정도로, 감람나무잎보다 작고 짧다. 색도 다르다. 앞면은 어두운 녹색데 반해, 뒷면은 밝은 은색 또는 흰빛으로 두 면의 색이 다르다.

항목중국 감람나무 잎올리브나무 잎
크기15~30cm, 크고 길쭉한 형태6~10cm, 작고 길쭉한 형태
모양깃꼴 겹잎, 길고 큰 타원형단일한 긴 타원형, 끝이 뾰족
색상짙은 녹색, 광택 있음윗면 어두운 녹색, 뒷면 은빛 또는 흰색
질감두껍고 단단하며, 광택이 있음얇고 부드럽지만 질감이 촘촘하고 광택 적음
감람나무는 두 종류? 성경의 감람나무와 중국 감람나무의 차이
올리브나무 가지 @rawpixel/cc0

열매

굳이 비슷한 걸 찾자면 열매의 생김새라고 할 수 있다. 둘 다 먹을 수 있고, 기름을 짤 수 있다. 겉으로 보아 둥근 타원형이고 처음엔 녹색이었다가 점점 익어가면서 색이 변하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올리브 열매는 2~3cm로 타원형 또는 아몬드 비슷한 모양이다. 다 익으면 검은색으로 변한다. 외부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쉽게 씹을 수 있다. 씨는 작고 뾰족한 모양이다.

그에 비해 중국 감람나무 열매는 크기부터 다르다. 어떤 종류는 10cm까지 자랄 수 있으며, 씨앗도 크다. 외부 껍질은 상대적으로 두껍고 단단하다. 또 익어가면서 노란색이나 갈색으로 변하는 점도 다르다. 과육은 기름지고 달콤해 말려서 간식으로 먹기도 한다.

중국감람나무 잎과 열매 이미지 보기/useful tropical plants(저작권있는 이미지라 링크로 대신합니다.)

항목중국 감람나무 열매올리브 열매
크기5~7cm, 때로는 10cm까지 자라며 큰 편2~3cm 정도, 작고 길쭉한 형태
모양타원형 또는 구형, 두껍고 단단한 껍질타원형, 얇고 부드러운 껍질
껍질 색상초록색에서 노란색, 갈색으로 변함초록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함
과육달콤하고 기름짐, 씨가 큼기름이 많고, 씨는 작은 편
용도식용, 기름 추출, 간식 및 요리에 사용주로 기름 추출, 염장 및 식용으로 사용

혼동 & 착각의 이유

이제까지 알아본 것처럼, 올리브나무(Olea europaea)와 감람나무(Canarium album)는 이렇게 완전히 다른 나무이다. 하지만 개역성경은 물론이고 구글에서 검색해도 감람나무와 올리브나무는 혼용되어 쓰이고 있는 형편이다.

최초의 우리말 성경은 스코틀랜드 연합장로교회에서 중국에 파송한 존 로스 선교사가 1887년 펴낸 것으로, 그때 사용한 본문은 영어개역성경(ERV)과 중국어 성경이었다. 그런 영향 때문에 올리브가 감람으로, 아몬드가 살구로 번역된 것으로 보인다.

새로 나온 다른 우리말 성경에선 올리브로 번역된 것도 있지만, 개역한글이나 개역개정에선 아직도 그대로 감람이라 표기되어 있다.

구글 번역기에서 올리브를 중국어로 번역해 보면 감람(橄欖, Gǎnlǎn)이라고 나온다. 따라서 감람이나 橄欖을 검색하면 올리브도 나오고 중국 감람나무도 나온다.

결론

  • 개역성경에 나오는 감람나무는 올리브나무다.
  • 중국어로는 올리브를 감람이라고 한다.
  • 최초의 우리말 성경은 영어개역성경과 중국어성경을 번역한 것이었고, 그 영향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 그러나 올리브나무와 감람나무는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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