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문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후 낮아지심은 무엇입니까?
답 :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후 장사되셔서 죽은 자의 상태로 사흘째가 되기까지 사망의 권세에 머물러 계셨습니다. 다른 말로 ‘그리스도께서 지옥에 내려가 계셨다’라고 표현하는 이 상태가 바로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후 자신을 낮추신 은혜입니다.
1. 장사되심(The Burial) – 낮아지심의 극한
우리의 장차 소망이 무엇입니까. 사망을 이기고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구원은 예수님의 부활을 전제로 하며, 이 부활은 예수님께서 죽어 장사되심을 전제로 합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요한복음 12:24)이야 말로 예수님의 죽음과 장사의 의미를 잘 설명한다 하겠습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 영혼은 즉시 천국으로 돌아가셨지만, 동시에 인간이신 그 몸은 남아 무덤에 장사지내야 했습니다. 죄를 모르는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죽으시고 무덤에 묻히기까지 자신을 낮추신 것입니다.
- 고린도전서 15:3~4 내가 받은 것을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 이는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사
2. 사흘 동안 사망 권세 아래 머무르심
무덤에 장사되신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시기까지 사흘 동안 무덤에 머물러 계셔야 했습니다. 무덤은 어떤 곳입니까. 사망의 권세와 죄의 형벌을 상징하는 곳이 아닙니까. 창조주이시며 생명의 근원이신 예수님께서 사망의 권세 아래 잠시나마 계셔야 했던 것은 정말 비할 데 없는 수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극한의 수치까지 감당하시며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모두 우리의 죗값을 대신 치르고 우리를 사망에서 자유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 시편 16:10 이는 주께서 내 영혼을 스올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를 멸망시키지 않으실 것임이니이다
- 사도행전 2:23~24 그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려 못 박아 죽였으나 하나님께서 그를 사망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으니 이는 그가 사망에 매여 있을 수 없었음이라
- 마태복음 12:40 요나가 밤낮 사흘 동안 큰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 같이 인자도 밤낮 사흘 동안 땅 속에 있으리라
💡 그리스도께서 지옥에 내려가셨다(He Descended into Hell)? :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50문의 답을 보면 ‘죽으시고 사흘째가 되기까지 무덤에서 사망 권세 아래 머물러 계셨던 것을 지옥에 내려가 계셨다는 말로 표현’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구절의 원천은 영어권 사도신경에 나오는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지옥에 내려가셨다가…” 라는 고백 때문입니다. 여기서 ‘지옥(Hell)’으로 번역된 라틴어 Inferna는 원래 ‘아래에 있는 곳’ 또는 ‘무덤’을 뜻하는 히브리어 ‘스올(Sheol)’을 번역한 것입니다.성따라서 성경적인 해석을 따르는 개혁신학(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전통)에서는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 육체적 죽음: 예수님의 몸이 무덤에 장사됨.
– 영혼의 안식: 예수님의 영혼은 낙원(천국)으로 가심(눅 23:43).
– 사망 권세 아래의 상태: 예수님께서 사흘 동안 죽음과 무덤의 권세 아래 있었다는 것, 즉 죄의 궁극적인 형벌(하나님과의 단절된 상태)을 완전히 담당하셨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봅니다.
📌 우리말 사도신경에 ‘지옥에 내려가심’ 구절이 없는 이유 : 우리나라에서는 성경 해석상 예수님이 지옥(Hell, 영원한 저주)에 가지 않으시고 단지 사망의 권세 아래(무덤, 스올) 머무르셨다고 보기 때문에, 신앙고백문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우리말 사도신경 표준 번역에는 이 구절이 빠져 있습니다.
📌 정리
– 로마 가톨릭, 루터교, 성공회 : 이 구절 유지, 림보1로 해석
– 영어권 교회 표준 번역 : 유지. 스올2로 해석
– 한국 교회 : 포함 안 됨. 사망 권세 아래 머무름으로 해석
성경에는 그 어디에도 사흘동안 예수님께서 지옥(또는 림보)에 계셨다는 말씀은 나오지 않습니다. 성경을 읽고 해석할 때, 성경에 없는 자기 의견을 더하거나 빼는 일이 없도록 항상 주의해야겠습니다.
맺는말 : 낮아지심을 통한 승리
성자 하나님께서 인간으로 오신 것 자체가 낮아지심이기에, 예수님께서 잉태되신 것도, 태어나신 것도, 그리고 그의 삶과 죽음, 장사되심까지 모두 낮아지심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 10:45)’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낮고 낮은 땅위에 섬기기 위해 오셨습니다. 거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무덤에 사흘 동안 사망 권세 아래 머물러 계시기까지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이로써 예수님의 고난이 우리의 고난이 되고, 예수님의 부활이 내 부활이 되며, 예수님의 승리가 내 승리가 되는 구원의 은혜를 받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