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6장 우리의 씨름 상대와 하나님의 전신갑주

에베소서 6장 우리의 씨름 상대와 하나님의 전신갑주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권세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

그런즉 서서 진리로 너희 허리 띠를 띠고 의의 흉배를 붙이고

평안의 복음의 예비한 것으로 신을 신고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화전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 (에베소서 6:12~17)

1. 씨름 상대

에베소서 6장 10절 이하는 마귀와 싸우는 싸움에 대한 말씀이다. 여기서 ‘씨름(wrestle, struggle)’은 싸움이나 전투를 가리킨다. 우리가 흔히 말하곤 하는 ‘승리하세요~’하는 인사는 이 싸움에서 이기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싸움의 상대는 누구인가. 여기서는 ‘혈과 육’, 즉 유한하고 연약한 인간이나 그 본성이 아니라 악한 영적 세력이라고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가. 정사와 권세

정사(政事)와 권세(權勢)를 자칫 정치가들이나 정치세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앞에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라고 했으니, 사람이 우리 싸움의 상대는 될 수 없다. 그럼 무엇일까?

만물이 그에게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보좌들이나 주관들이나 정사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골로새서 1:16)

일반적으로 성경에서 말하는 정사와 권세는 골로새서 1장 16절에서 보듯, 천사를 가리킨다. 따라서 우리의 씨름 대상은 그중에서도 악한 천사가 될 것이다.

📌 정사와 권세가 악한 천사로 사용된 예

  • 정사와 권세를 벗어버려 밝히 드러내시고 십자가로 승리하셨느니라 (골로새서 2:15)
  • 그 후에는 나중이니 저가 모든 정사와 모든 권세와 능력을 멸하시고 나라를 아버지 하나님께 바칠 때라 (고린도전서 15:24)

📌 반대로, 정사와 권세가 선한 천사를 가리키는 예

  • 이는 이제 교회로 말미암아 하늘에서 정사와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알게 하려 하심이니 (에베소서 3:10)

나.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

여기서 세상 주관자들은 본래 인간의 운명과 세상의 문제를 결정짓는 유성(流星)과 연결된 것으로, 이방신이나 로마 황제 혹은 영적 세력에게 적용되기도 하였다(호크마 주석). 영어 성경에서 the rulers of the darkness of this world(KJV), the powers of this dark world(NIV)로 번역되었다.

그런데 이들의 특성은 ‘어두움’이라는 점이다. 이는 사탄의 속성으로 빛이신 주님과 대조를 이룬다. 사탄마귀는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악인의 배후에서 그들을 조종해 세상에 어두움을 뿌리고 다닌다.

다.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

그 때에 너희가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에베소서 2:2)

하늘에 있는 악의 영은 공중권세를 잡은 자, 곧 사단을 가리킨다. 세상 풍속을 좇고,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이들은 이런 악한 영들과의 싸움에서 져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다.

이로 미루어, 정사와 권세,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은 모두 타락한 천사인 사단과 마귀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바로 영원한 멸망, 둘째 사망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여 자기와 함께 멸망시키고자 애쓴다.

2.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

거룩한 백성들의 싸움은 이렇게 하늘의 영적 존재들과의 싸움이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지 않고서는 싸워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전신갑주란 무엇인가. 바울은 성도들이 갖춰야 할 영적 무장을 당시 로마 병사들의 무장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는 구원의 투구, 믿음의 방패, 의의 호십경, 성령의 검, 진리의 허리띠, 평안의 복음의 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
직접 그려본 전신갑주입니다

가. 전신갑주

전신갑주(whole armor)란 투구와 갑옷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입어 악에 맞서도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 진리의 허리띠 (Belt of Truth)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진리의 허리띠다. 당시 로마 군인의 허리띠는 옷을 고정하는 기능 외에도 여러 기능을 갖춘 필수품이었다. 우선 허리를 탄탄하게 받쳐주어 힘을 잘 쓰게 했고, 배를 보호했다. 또 칼을 비롯해 단검, 투창 등 다양한 무기를 부착하기도 했다.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이 허리띠가 없으면 그 무기들을 몸에 지닐 수 없다.

성도들에게는 진리가 이 허리띠다. 진리란 무엇인가. 길이요 진리이신 예수님(요한복음 14:6), 말씀이 육신되어 오신 예수님(요한복음 1:14)이 바로 진리다. 예수님이 빠진 전신갑주는 무용지물이다.

다. 의의 흉배 (Breastplate of Reighteousness)

흉배(호심경)은 가슴받이, 즉 흉패를 말한다. 치명적인 공격으로 부터 가슴, 특히 심장을 보호하는 판이다. 의의 흉배는 마귀의 공격으로부터 마음과 생각을 보호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았다(로마서 5:1). 나는 하나님 앞에 의로운 존재라는 의로움으로 무장하여 악한 공격이나 비난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라. 평안의 복음의 신 (Feet of Peace)

에베소서 6장 우리의 씨름 상대와 전신갑주 - 칼리가
청동으로 만든 칼리가 모형@플리커(Carole Raddato)/CC BY-SA 2.0

신발은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발을 보호해 준다. 칼리가(Caliga)라고 불렸던 로마 병사의 신발은 장거리 행군을 견딜 수 있도록 여러겹의 가죽을 겹쳐 끈으로 튼튼히 고정하고, 바닥에는 징을 박아 내구성을 높였다. 또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발가락 쪽은 막고 발목까지 덮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로마 군인들의 기동성과 전투력은 이 칼리가로 뒷받침 될 수 있었다.

성도는 하나님의 믿음의 군사들이다. 복음의 신발을 신고 가는 곳마다 내 말과 생활이 증거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난다고 했다. 어디서나 말씀을 들어 믿음을 든든히 하면 그 믿음은 다시 허리띠가 되어 나를 든든히 한다.

마. 믿음의 방패 (Shield of Faith)

에베소서 6장 우리의 씨름 상대와 전신갑주 - 방패
Scutum이라 불리던 로마군의 방패, 아테네 전쟁박물관 @위키미디어

방패는 상대방의 검과 화살 공격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준다. 고대의 방패는 거의 전신을 가리는 크기다. 영적 싸움에서는 믿음이 방패가 된다. 그리스도의 능력을 의지하는 온전한 믿음은 방패가 되어 나를 보호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믿어 나의 것이 되게 할 때 믿음은 방패가 된다.

성도는 이 믿음의 방패로 악한 자의 모든 화전(불화살)을 능히 소멸한다고 했다. 여기서 화전은 마귀에 의한 모든 공격 즉 핍박, 의심, 절망 등을 의미한다. 믿음은 이런 공격을 막아낸다.

바. 구원의 투구 (Helmet of Salvation)

투구는 머리를 보호한다.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구원인 만큼 신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머리를 보호하는 투구에 비교하여 놓칠 수 없음을 표시한다.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우리의 사고는 세상 것들에 흔들리고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구원받은 존재라는 걸 의심하지 말자.

사. 성령의 검 (Sword of the Spirit)

고대 로마 군인들은 길이 약 60cm, 무게는 약 1kg 정도 되는 글라디우스(Gladius)라는 검을 오른손에, 방패는 왼손에 들고 싸웠다. 적군들은 짧은 로마군의 검을 비웃었지만, 이런 점이 좁은 공간에서는 훨씬 효율적이었다. 더구나 강철로 만들었기에 청동검을 사용했던 그리스 등 주변국보다 훨씬 강했고, 이는 지중해 패권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에베소서 6장 우리의 씨름 상대와 전신갑주- 글라디우스
Gladius @위키미디어

장수의 은 적을 공격하고 무찌르는 무기이다. 성령의 검은 본문에서 나오는 유일한 공격무기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우리를 방어하고 보호하는데 쓰이지만, 말씀을 바탕으로한 성령충만함은 검과 같이 악한 세력을 무찌르는 최상의 무기가 된다.

3.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의 전신갑주

하나님의 전신갑주는 신약에만 나오지 않는다. 이사야서에도 의의 호심경, 구원의 투구, 보수의 속옷, 열심의 겉옷이라는 전신갑주가 나온다.

의로 호심경을 삼으시며 구원을 그 머리에 써서 투구를 삼으시며 보수로 속옷을 삼으시며 열심을 입어 겉옷을 삼으시고

그들의 행위대로 갚으시되 그 대적에게 분노하시며 그 원수에게 보응하시며 섬들에게 보복하실 것이라 (이사야 59:17~18)

하지만 이사야가 말하는 전신갑주는 성도들이 입는 갑주가 아니다. 이스라엘의 상황이 너무 심각해 하나님께서 무장한 전사처럼 하고 직접 개입하시는 내용이다. 하나님께선 당신의 의로 흉패와 투구를 삼고 의에 근거해 백성의 원수를 갚고 구원하신다. 여기 나오는 각종 무장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 진노와 사랑을 표현한다.

맺는말

의식하던 못하든 간에 우리는 늘 영적 싸움을 하며 살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 아니라 인간관계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배후에는 영적인 세력이 역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약한 우리는 우리의 의와 능력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하고 기도와 순종으로 매일을 살아가야 한다. 날마다 거룩한 싸움에서 승리하고 풍성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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