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0편 우리 손의 행사를 우리에게 견고케 하소서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임하게 하사 우리 손의 행사를 우리에게 견고케 하소서 우리 손의 행사를 견고케 하소서 (시편 90:17)

시편 90편은 모세의 기도다. 가나안 땅 입성을 앞두고 그는 하나님께서 개입해 주시기를 간절히 원했던 것 같다. ‘우리 손의 행사를 우리에게 견고케 하소서’란 ‘우리 손의 일들을 이루소서’라는 뜻으로,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가나안 땅에 입성하는 것을 이뤄지게 해달라는 간구일 것이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으로 미루어 얼마나 간절한 소망이었는지 알 수 있다.
비단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만일까. 들어가고 나서도 손대는 일마다 하나님의 축복과 기적이 나타나게 해달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손대는 것마다 잘 된다니, 언뜻 미다스의 손이 생각난다. 소아시아 프리기아의 왕이었던 그는 손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이뤘지만, 그의 탐욕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
하나님을 믿는 백성의 손은 살려내는 손이다.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손이 닿는 곳마다 은혜와 자유, 생명이 흘러간다. 자기들이 받은 축복을 그대로 전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내가 먼저 채워져야 한다. 성령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충만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선지자들 역시 그렇게 된 다음에야 주의 사역을 감당했고, 제자들 역시 성령을 받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 이사야 6:7 그것(숯불)을 내 입에 대며 가로되 보라 이것이 네 입에 닿았으니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 하더라
- 예레미야 1:7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아이라 하지 말고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네게 무엇을 명하든지 너는 말할찌니라
- 사도행전 1:4~5 사도와 같이 모이사 저희에게 분부하여 가라사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하나님의 충만함은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물이 흘러 웅덩이에 닿으면, 그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흘러간다. 스폰지가 물을 충분히 머금으면 힘들여 짜지 않아도 물이 뚝뚝 떨어지게 된다.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염병이라 천하에 퍼진 유대인을 다 소요케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괴수라 (사도행전 24:5)
대제사장 아나니아는 예루살렘 총독 벨릭스에게 바울을 고소했을 때, 그들 편에 섰던 변호사 더둘로는 벨릭스에게 바울을 염병, 즉 전염병이라고 했다. 그렇다. 바울을 비롯한 무리가 가는 곳이면 말씀과 생명이 전파되었으니, 그들이 보기에는 전염병같이 느껴졌을 것이다.
기록된바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 함과 같이 마지막 아담은 살려 주는 영이 되었나니 (고린도전서 15:45)
아담은 산 영이나 예수 그리스도는 살리는 영이시라고 했다. 자유를 가진 자만이 자유를 줄 수 있다.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구원을 주실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요한복음 8:36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케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하리라). 우리는 이렇게 구원을 받았다. 그러니 이렇게 살아야 한다. 우리 영혼을 먼저 가득 채워지게 하자. 그리고 흘러넘치는 은혜가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자.
이 글은 2025. 3. 30. 내수동교회 주일예배 ‘나를 채우사 넘치게 하소서’를 듣고 나름대로 적은 글입니다. 설교본문과 일치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