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말씀 그리고 국어 학습능력

신앙과 말씀 그리고 국어 학습능력

오늘 아침, ‘사생대회가 죽기살기 대회? – 이게 고2 실력’ 이라는 뉴스를 읽었다. 학생들의 국어학습 능력이 날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신앙과 말씀 그리고 국어 학습능력
@flickr

1. 국어 학습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국어 학습능력이 보통 수준도 안 되거나 기초 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7년과 2023년을 비교한 자료다.

  • 기초학력 미달 비율
    • 중 3 : 2.6% >> 9.1%
    • 고 2 : 5% >> 8.6%
  • 보통 학력 이상을 받은 비율
    • 중 3 : 84.9% >> 61.2%
    • 고2 : 75.1% >> 52.1%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 둘이 있으면 그중 하나는 국어 학습능력이 보통도 안 된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반등하는 추세며, 국어보다 영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 점수를 받은 학생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 영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을 받은 비율
    • 중 3 : 55.9%(2022년) >> 62.9%(2023년)
    • 고2 : 66.3%(2022년) >> 70.4%(2023년)

국어 학습 능력은 국어 한 과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과목에 영향을 준다. 국어 실력이 보통 이하면 수업 내용이나 교과서, 문제가 뭘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과 탐구 영역은 문해력이 중요하다.

언뜻 생각하면 언어영역을 잘 하는 학생은 문과를,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은 이과를 지원할 것 같다. 그렇다면 문과학생의 국어성적이 이과학생보다 높고, 수학성적은 그 반대로 나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과 학생들의 국어성적이 문과학생들의 수학성적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국어 학습능력이 좋으면 수학을 비롯한 다른 과목의 성적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차지원이 가능하게 되면서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대거 이과로 몰리고 있다. 수학에 이어 국어에서조차 이과생이 유리한 구도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에서 가장 변별력이 큰 과목이 유아때부터 힘쓴 영어가 아닌 수학이고, 수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과목이 국어라는 현실이 참 재미있다.

2. 어휘력 문제

기사에서 언급한 실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이해관계는 친한사이?
  2. 물이 차오르다? 물을 어떻게 발로 차지?
  3. 조짐이 보인다니, 욕 아닌가?
  4. 사생대회? 죽기살기 대회인가?
  5. 지향하다, 식별하다의 뜻은?

언젠가는 사흘을 4일로 알고, 심심한 사과는 성의 없는 태도로 생각한다는 기사도 읽은 적 있다.

국어 능력은 학업성취뿐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각종 매체를 통한 정보습득이 어렵다. 전자기기 사용설명서나 약국에서 산 약의 주의사항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 문맹률은 낮지만, 글을 읽고 그게 무슨 말인지 해석을 잘 못하는 문해맹률이 높다는 것은 정말 문제다.

어린 학생들만 문제가 아니다. 늘 듣는 이야기지만, 문제 아이들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이라고 쓰인 걸 보고 ‘우리 아이는 아토피라 중국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항의를 받은 교사의 이야기도 있다.

3. 신앙과 국어능력

국어능력은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로마서 10장 17절). 말씀을 기록한 것이 성경이다. 성경을 읽고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으면 남이 전하는 말로만 하나님을 알게 되니 손해가 막심이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나라 대다수 신앙인이 읽는 개역성경은 익숙해지지 않으면 읽기 어렵다. 독특한 문체나 오늘날은 잘 쓰지 않는 말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새번역이나 현대어성경처럼 읽기 쉽게 요즘 쓰는 말로 번역된 성경을 읽어도 된다. 하지만 어떤 성경을 읽던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안경을 쓰고 글을 읽으면 훨씬 잘 보이는 것처럼, 국어 능력이 좋다면 성경 말씀도 훨씬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창시절 국어를 잘 하지 못했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하나님께서는 깨닫는 마음과 보는 눈, 듣는 귀를 우리에게 주셨기에(신명기 29장 4절) 누구나 성령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성경 말씀을 찬찬히 읽으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다.

프로 게이머 김혁규 선수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다. 심지어 어떤이는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도 했다. 당장 성경 말씀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굴하지 말고 깨닫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며 꾸준히 읽자. 두드리면 열리고 구하면 주시는 하나님이시다.

앞에서 살펴 보았듯, 어른보다 문제가 되는 건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유아시절부터 국어보다 외국어 교육에 힘쓰고, 책읽는 재미와 독서 습관을 들여 주지 않는 어른들이 문제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어디에 먼저 투자해야할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이고, 그 믿음은 말씀에서 난다. 그리고 그 말씀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선 국어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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