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사실일까?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사실일까?

과연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사실일까? 하는 의문이 종종 제기된다. 어떤 사람들은 그저 가사 상태였을 거라 하기도 하고, 아예 허구, 또는 사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른 시체를 바꿔치기하고 사기를 쳤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사기를 치려고 자기 일생을, 그리고 목숨을 거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돈 한 푼 생기지 않는 일을 위해 누가 목숨을 걸겠는가. 당시 이스라엘과 로마에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어떤 취급을 당했는지 생각해 보면 그런 주장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을 의심하는 주장 가운데 그나마 관심을 줄 만한 것은 가사 상태였을 거라는 주장이다.

잔인한 형벌 십자가

우선 십자가 처형을 살펴보자. 십자가 처형은 정말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형벌이었다.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린 사람은 일단 그것만으로도 고통스럽다. 그런데 숨도 쉴 수 없다. 숨 쉴 땐 횡격막이 움직여야 하는데, 팔을 좌우로 잡아당긴 채 위아래로 고정된 자세에선 횡경막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숨을 쉬려고 몸부림을 치면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이렇게 몸부림치다 탈진하고 숨이 막혀 죽는 것이 십자가형인데, 죽음에 이르기까지 2~3일은 걸린다니 그야말로 말려 죽이는 셈이다.

빨리 끝나버린 이유는?

그런데 예수님은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달리셔서 오후 3시까지 6시간 만에 끝났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끝난 것일까. 그것은 유대 제사장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유월절 만찬이 끝나고 잡히신 것이 목요일 밤이었고, 재판을 받고 십자가에 달리신 것이 금요일 아침이었다. 그런데 안식일은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니, 안식일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

몸이 단 유대 제사장들은 안식일이 되기 전에 모든 일을 마치기 위해 시간 오래 끌지 말고, 다리를 꺾어 빨리 죽여달라고 요청했다. 나무에 달린 시체는 밤새도록 두지 말고, 그날 바로 장사하여 땅을 더럽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신명기 21:22~23). 다리가 성하면 몸을 자꾸 추슬러 숨을 쉴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죽기까지 오래 걸리니 다리뼈를 부러뜨려 숨 못 쉬게 만들어 버리기 위해서였다. 로마 병사들은 그 요구를 받아들여 죄수들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미 죽으신 뒤였기 때문에 다리를 부러뜨릴 필요도 없었다. 병사들은 대신 옆구리를 찔러 피와 물이 쏟아지는 걸 보고 사망을 확인했다.

예수님께선 목요일 밤에 잡히고 십자가에 달리시기까지 온갖 고초를 당했다. 일단 물이나 음식물 섭취가 없었다. 목요일 저녁 유월절 만찬을 끝으로 아무것도 잡수신 게 없었다. 골고다 언덕에 이르러 십자가에 못박기 전, 몰약을 탄 포도주를 드렸으나 예수님은 받지 않으셨다(마가복음 15:23). 임종 직전 스폰지에 신 포도주(식초, vinegar)를 마시게 하려고는 했으나 드셨다는 기록은 없다.

전날 밤부터 계속 구타와 폭행을 당하셨다. 대제사장 앞에서 사람들은 얼굴을 가려 보지 못하게 한 다음 침을 뱉고 주먹과 손바닥으로 쳤다. 빌라도 앞으로 묶여 끌려간 다음에는 채찍질한 다음 가시 면류관을 씌우고 십자가에 못박아 매달았다.

예수님께선 십자가에 달리기 전 이미 채찍질을 당하고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십자가를 끌고 골고다 언덕까지 올랐으니, 몸이 상한 것은 물론이고 출혈량도 상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로 인해 십자가에 달리고 6시간만에 운명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플라그룸(Flagrum)

고대 로마에서는 죄수나 노예, 반역자에게 채찍질을 했는데, 형벌 전 단계로 사용되기도 했고, 경우에 따라선 그 자체가 처벌이 되기도 했다. 예수님께는 십자가형을 받기 전, 육체를 약화시키고 굴욕을 주기 위해 채찍질 했는데, 그때 사용된 채찍은 플라그룸(Flagrum)이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로마의 채찍질은 매우 잔인하고 체계적이었던 것으로 유명한데, 짧은 손잡이에 여러 가죽끈이 달려있고, 그 끝에는 금속이나 뼛조각, 납덩이 등을 달아 살가죽만 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근유과 뼈가 드러나는 깊은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 심한 경우 내부 장기까지 손상시키기도 했다고 하니 그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는 짐작도 되지 않을 정도다.

로마의 태형에 대해 검색해 보니, 죄수의 옷을 벗기고 기둥이나 낮은 말뚝에 묶은 다음 병사 둘이 양쪽에서 등, 어깨, 다리, 엉덩이를 중심으로 번갈아 채찍질 했는데, 횟수 제한 없이 때론 죽을 때까지 때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채찍질을 당하고 나면 심한 출혈과 쇼크, 고통으로 기력을 상실하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다는데, 예수님의 경우는 이렇게 태형을 당하고 나서 스스로 십자가를 질 힘도 없어 구레네 시몬이 대신 짊어졌다(마태복음 27:32).

저작권 없는 로마 시대 채찍 이미지를 찾을 수 없어 챗gpt가 그려준 이미지를 가져와 봤다. 검색결과보다 훨씬 순화된 이미지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사실일까?
챗GPT가 만든이미지 – 채찍을 든 로마 병

진짜 죽음 맞나? 증거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 다리는 꺾지 않았으니 그때 죽은 것이 아니라 가사 상태였던 것이 아니냐고 한다. 다시 말해 죽었다가 부활한 것이 아니라며 부활까지 부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은 사망을 촉진하는 것일 뿐 죽음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사망 확인은 예나 지금이나 심정지가 기준이 된다.

심장이 박동을 멈추고 정지하면 심장 주위 막 조직에 액체가 고이는 심낭 삼출이 일어난다. 또 폐 주변에도 액체가 고이는 늑막삼출도 발생한다. 옆구리를 창으로 찔러 피와 물이 쏟아졌다는 기록은 이미 심정지가 일어나 사망한 뒤라는 증거다.

게다가 십자가 아래에서 위로 옆구리를 찌른다는 것은 단지 사망 확인으로 끝나지 않는다. 만약 아직 죽지 않았다면 일격에 죽음에 이르도록 심장 관통을 노리고 찌르는 행위다.

구약의 예언을 이루심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은 그냥 올곧게 살았던 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이 아니다. 성자 하나님의 거룩한 죽음이며, 오실 예수님에 대한 기록인 구약의 예언을 이루심이다. 관련된 성경 구절을 찾아 옮기면 다음과 같다.

  • 출애굽기 12:46 한 집에서 먹되 그 고기를 조금도 집밖으로 내지 말고 뼈도 꺾지 말찌며
  • 민수기 9:12 아침까지 그것을 조금도 남겨 두지 말며 그 뼈를 하나도 꺾지 말아서 유월절 모든 율례대로 지킬 것이니라
  • 스가랴 12:10 내가 다윗의 집과 예루살렘 거민에게 은총과 간구하는 심령을 부어 주리니 그들이 그 찌른바 그를 바라보고 그를 위하여 애통하기를 독자를 위하여 애통하듯 하며 그를 위하여 통곡하기를 장자를 위하여 통곡하듯 하리로다
  • 시편 69:21 저희가. 쓸개를 나의 식물로 주며 갈할 때에 초로 마시웠사오니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는 분명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그 과정을 통해 구약에 예언된 것을 이루셨다. 장차 곧 다시 오셔서 남은 것들을 이루실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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