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3장 정의와 공정함에 관한 법 / 출애굽기 22장에서는 약자, 더 나아가 동물의 복지를 위한 율례를 주셨다. 23장에서는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을 말씀하고 계신다.부자를 지지하고 가난한 자를 무시하면 안 되는 것과 똑같이 부자라고 무조건 반대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정의의 출발은 존중과 공정함에 있다.
출애굽기 23장 공정한 재판에 관한 법
- 너는 허망한 풍설을 전파하지 말며 악인과 연합하여 무함하는 증인이 되지 말며
-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며 송사에 다수를 따라 부정당한 증거를 하지 말며
- 가난한 자의 송사라고 편벽되이 두호하지 말찌니라
- 네가 만일 네 원수의 길 잃은 소나 나귀를 만나거든 반드시 그 사람에게로 돌릴찌며
- 네가 만일 너를 미워하는 자의 나귀가 짐을 싣고 엎드러짐을 보거든 삼가 버려두지 말고 그를 도와 그 짐을 부리울찌니라
- 너는 가난한 자의 송사라고 공평치 않게 하지 말며
- 거짓 일을 멀리하며 무죄한 자와 의로운 자를 죽이지 말라 나는 악인을 의롭다 하지 아니하겠노라
- 너는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밝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
-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정경을 아느니라 (출애굽기 23:1~13)
1. 허망한 풍설
허망한 풍설, 즉 거짓 소문(a false reports)을 퍼뜨리지 말라고 하신다. 악인과 손잡고 무함(誣陷)하는 증인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무함은 없는 사실을 꾸며 남을 함정에 빠뜨리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위증죄에 해당한다. 신명기 19장에도 위증한 사람은 제사장과 재판장의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나온다. 특이한 것은 ‘그 론쟁하는 양방이 같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당시 제사장과 재판장 앞에’서라고 하는 점이다. 증언은 눈앞에 보이는 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다 듣고 계신다.
2. 올바르지 않은 다수에 따르지 말 것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른다. 하지만 다수가 꼭 선(善)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나님께서는 숫자 많은 쪽을 따라간다고 올바르지 못한 의견을 따라 악을 행하지 말라고 하신다. 대중의 여론을 좇아 비뚤어진 증언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편벽되어 두호하지 말라고 하신다. 편벽(偏僻)이란 남의 비위를 맞춰 아첨하는 것을, 두호(斗護)란 두둔하여 감싸는 것을 말한다. 약자의 편에 선다는 것은 공정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지 무조건 약자에 유리하게 하라는 뜻은 아니다.
3. 긍휼함도 공정하게
하나님께서는 심지어 긍휼에 있어서도 공정함을 요구하신다. 원수의 소나 나귀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으면 데려다주고, 짐을 지고 가다 쓰러져 있으면 일으켜 세우는 것을 도우라고 하신다.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말씀(마태복음 5:44)과 일맥상통한다. 하나님께서는 착한 사람뿐 아니라 악한 사람에게도 햇빛과 비를 내려주신다(마태복음 5:45).
4. 거짓을 멀리하고 진실을 가까이하라
거짓 일을 멀리해 허위 고발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하신다.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 이것은 악한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악인을 의롭다 하지 않겠다고 하신다.
뇌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 뇌물은 현명한 사람의 눈도 어둡게 하고, 옳은 말(증언)도 굽게 하기 때문이다. 굽게 한다는 것은 꼬아서 듣고(twist), 곡해한다(pervert)는 뜻이다.
5.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같은 민족, 같은 나라 사람이라도 공정하게 재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머무는 나그네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외국에 나가 있다 재판에 휘말렸다고 상상해 보자. 마음 놓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을까.
더우기 유대인들은 애굽 땅에서 수백 년을 나그네로 살았다. 나그네로 사는 설움과 정경(情境), 즉 처한 형편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그들을 어떻게 대접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우리도 지금 이 세상을 나그네로 살기는 마찬가지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5:7)고 하신 주님 말씀을 생각하자.
‘출애굽기 23장 공정한 재판에 관한 법’에 관해 살펴보았다. 거짓과 악을 멀리하고 헛된 소문을 퍼뜨리지 말자. 거짓말장이요 거짓의 아비인 마귀를 따라가지 말자. 재산이 많고 적음, 원수와 형제를 가리지 말고 공정해야 한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나그네와 남을 대접하자. 새로 이사 온 이웃, 전학온 친구, 교회에 처음 나온 사람, 타국에서 일하러 온 사람… 생각해 보면 나그네로 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도 나그네임을 깨닫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