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에게 유월절 의미는?

기독교인들에게 유월절 의미는?

기독교인들에게 유월절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단지 이제는 우리와 거리가 먼 유대 절기 중 하나일 뿐일까? 부활절 날짜와 유월절이 자주 겹치는 이유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날일 뿐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유대 사람들처럼 무교병을 먹거나 6가지 특별 음식으로 차린 유월절 만찬으로 기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의미는 알 필요가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핵심이 상징적으로 들어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유월절 의미는?
Josefa de Ayala – The Sacrificial Lamb PDM 1.0

하나님의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요한복음 1:29)

세례 요한은 세례받기 위해 자기에게 나아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라고 했다. 이 어린 양이란 뭘 말하는가. 바로 출애굽기 12장에 나오는 유월절의 어린 양을 가리킨다.

흠 없는 어린 숫양을 잡아 고기는 구워 먹고, 피는 문설주와 인방에 발랐다. 그 표시가 있는 집은 죽음이 그냥 넘어갔다(passover). 장자(초태생, 맏배)가 죽지 않고 구원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 유월절 어린양은 십자가에 달려 우리 죄를 대신 지고 죽으신 그리스도를 예표한다.

한 집에서 먹되 그 고기를 조금도 집 밖으로 내지 말고 뼈도 꺾지 말지며 (출애굽기 12:46)

하나님께서는 유월절 어린 양을 잡을 때 뼈를 꺾지 말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그대로 성취된다. 예수님과 함께 달린 사람들은 다리를 꺾어 빨리 죽게 했는데, 예수님만은 이미 죽은 것을 보고 다리를 꺾는 대신 창으로 옆구리를 찔러 죽음을 확인했다(요한복음 19장 31절~36절).

유월절 최후의 만찬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 그날 저녁 제자들과 함께하셨던 최후의 만찬은 유명하다. 수많은 화가들이 그 식사를 그림으로 남겼다. 그 만찬(저녁 식사)은 유월절 식사(세데르 만찬)였다.

예수님은 이 자리에서 떡을 떼고 잔을 나누시며 당신의 살과 피라고 하셨다(마가복음 14:22~25). 이것은 성찬식의 기원이 되었다.

가라사대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가복음 14:25)

자유와 해방

유월절은 애굽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자유민이 된 물리적 구원의 기원이 된 날이었다. 또 시내 산에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출애굽기 24:8)을 통해 유대 민족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의 민족을 이루게 되었다.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우리를 죄의 종노릇하던 우리를 자유롭게 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구원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우리는 교회라 한다.

출애굽 때 맺은 언약이 여호와 하나님의 백성 유대 민족을 이뤘다면, 십자가와 부활은 교회를 이뤘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하나님 백성이 받은 구원을 영적인 구원에 국한해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가 받은 구원은 전인구원(全人救援)이다.

단번에 온전히

유월절과 십자가-부활 사건은 이렇게 죄의 종노릇 하던 데서 해방되어 구원받았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심을 유월절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대 속죄일(욤키푸르)의 개념이 합해져야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바로 히브리서 9~10장이다.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히브리서 9:12)

다시 말해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셨다는 사건을 기억하고, 대 속죄일을 통해 내 죄가 용서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동물의 피로서는 온전하지 못해 해마다 이를 되풀이해야 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자신을 온전히 드림으로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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